뇌가 지쳤을 뿐이에요
뎁 스몰렌스키 지음, 이상훈 옮김 / 책장속북스 / 202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어제도, 오늘도 나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왜 이렇게 무기력할까. 왜 예전처럼 열정이 솟아오르지 않을까.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이미 지쳐있는 이 몸과 마음을 바라보며, 나는 자꾸만 '나약한 사람'이라는 딱지를 스스로에게 붙였다. 마치 의지력이 부족한 사람, 노력이 모자란 사람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깨달았다. 내가 느끼는 이 무력감은 나의 성격적 결함이 아니었다는 것을. 수십만 년 전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업그레이드되지 않은 뇌가, 급변하는 현대 사회의 무수한 자극들 속에서 필사적으로 버티다가 지쳐버린 것뿐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나는 처음으로 나 자신을 원망하는 마음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동안 내가 스스로를 탓하며 보낸 시간들이 얼마나 헛된 것이었는지. 마치 오래된 컴퓨터에 최신 프로그램을 여러 개 동시에 돌리며 "왜 이렇게 느려?"라고 화내는 것과 같았다는 생각이 든다.


아침에 일어나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스마트폰을 확인하는 것이다. 잠들기 전 마지막으로 보는 것도 스마트폰 화면이고. SNS를 스크롤하며 새로운 자극을 찾고, 유튜브 영상을 연달아 보며 시간을 보내고, 끊임없이 알림이 울리는 메신저에 반응한다. 이 모든 것들이 도파민을 추구하는 뇌의 자연스러운 욕망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나는 동시에 안도감과 경각심을 느꼈다. 안도감은 내가 의지력이 약해서 휴대폰을 못 놓는 것이 아니라는 깨달음에서 왔고, 경각심은 이런 패턴이 결국 나의 뇌를 더욱 지치게 만드는 악순환이라는 사실 때문이었다. 새로운 자극에 중독되어 있으면서도, 정작 깊이 있는 집중이나 진정한 만족감은 느끼지 못하는 역설적인 상황. 이것이 바로 현대인인 나의 초상이었다.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특성을 이해하고 나니, 왜 내가 항상 뭔가 부족함을 느끼며 더 많은 자극을 찾아 헤매는지 명확해졌다. 그리고 이제는 의도적으로 도파민을 절약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도 깨달았다.


편도체가 뇌를 납치했을 때의 상태를 '브레인 오프'라고 하는 표현이 인상적이었다. 감정적으로 격해지거나, 스트레스를 받거나, 극도로 피곤할 때 나타나는 그 상태 말이다. 그럴 때면 평소 같으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산더미처럼 느껴지고, 사람들과의 소통도 어려워진다. 마치 내 머릿속에 안개가 낀 것 같은 답답함을 느끼곤 했는데, 그것이 바로 편도체가 활성화되면서 전전두엽 피질이 제 기능을 못하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이를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큰 변화가 시작된다. "아, 지금 내 뇌가 오프 상태구나"라고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면, 그 순간 이미 회복의 첫 단계에 들어서는 셈이다. 마치 열이 날 때 체온계로 온도를 재는 것처럼, 내 뇌의 상태를 점검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브레인 온' 상태로 돌아가는 것은 생각보다 간단한 방법들로 가능하다는 것도 희망적이었다. 깊게 숨을 쉬거나, 잠깐 자연을 바라보거나, 좋아하는 음악을 듣거나, 감사한 것들을 떠올리거나. 특별한 장비나 긴 시간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몇 분만 투자하면 되는 일이었다.

"완벽주의는 뇌를 혹사시키는 지름길"이라는 말이 가슴을 찔렀다. 나는 늘 완벽하지 않은 나 자신에게 실망하고, 더 나은 모습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려왔다. 하지만 이런 태도가 오히려 내 뇌를 지치게 만드는 주범이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마음 한편이 편해졌다. 실수해도 괜찮다는 것, 완벽하지 않아도 충분하다는 것,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이런 허락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느꼈다. 우리는 성과와 효율성에만 매몰되어 살아가면서, 정작 가장 중요한 것인 내 마음과 뇌의 건강은 돌보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의도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갖는 것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 멍 때리기, 즉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을 보내는 것을 게으름이라고 여겨왔던 나에게는 혁신적인 발상이었다. 하지만 뇌과학적으로 보면 이런 시간이야말로 뇌가 자연스럽게 회복하고 재충전하는 소중한 순간이라는 것이다.


카페에서 창밖을 바라보며 보내는 시간, 산책하며 아무 생각 없이 걷는 시간, 따뜻한 차를 마시며 가만히 앉아있는 시간. 이 모든 것들이 뇌에게는 선물 같은 휴식이라는 걸 알고 나니, 이런 시간들을 더 이상 비생산적이라고 생각하지 않게 되었다. 오히려 이런 시간들이 있어야 다시 집중할 수 있는 에너지가 생기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도 떠오르고, 감정적인 안정감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체험으로 알게 되었다. 햇볕을 쬐고, 가벼운 운동을 하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좋아하는 일에 시간을 보내는 것. 이런 기본적인 것들이 얼마나 강력한 뇌 회복 도구인지 깨달았다. 거창한 변화를 추구하기보다는 이런 작은 습관들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더 지속 가능하고 효과적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매일 아침 10분간 산책하기, 점심시간에 잠깐 밖에 나가 하늘 바라보기, 잠들기 전 스마트폰 대신 책 읽기, 감사 일기 쓰기. 이런 소소한 실천들이 누적되어 내 뇌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바꿔놓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이 책이 나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은 나 자신을 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지치고 힘들어하는 나를 나약한 사람이라고 몰아세우는 대신, "참 많이 애썼구나, 이제 좀 쉬어도 괜찮아"라고 말해줄 수 있게 되었다. 우리는 모두 완벽하지 않은 뇌를 가지고 불완전한 세상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다. 때로는 브레인 오프 상태가 되기도 하고, 무기력해지기도 하고, 실수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은 인간이라면 당연한 일이고, 그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에서 진정한 회복이 시작되는 것 같다. 이제 나는 내 뇌의 상태를 더 세심히 관찰하고, 필요할 때 적절한 휴식을 주고, 작은 기쁨들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 자신에게 더 친절해지려고 한다. 뇌가 지쳤을 뿐이라는 이 간단한 진실이, 내게는 세상에서 가장 위로가 되는 말이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코어를 바꾸는 골프 심리학 - 세계 최고 스포츠 심리학자의 골프 멘탈 관리법
밥 로텔라 지음, 스포츠심리학연구소 옮김 / 현익출판 / 202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는 골프를 시작한 이후로 수없이 많은 밤을 연습장에서 보냈다. 형광등 불빛 아래서 완벽한 스윙을 위해 몸부림쳤고, 때로는 마법 같은 순간들을 경험했다. 드라이버가 공을 정확히 포착하며 멀리 날아가는 그 순간의 쾌감, 아이언 샷이 핀을 향해 일직선으로 그려내는 포물선의 아름다움. 그런 순간들이 쌓이면서 나는 점점 더 자신감에 차게 되었다. 하지만 실제 필드는 달랐다. 같은 클럽, 같은 자세, 심지어 같은 마음가짐으로 임했는데도 결과는 참혹했다. 연습장에서의 그 확신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바람이 문제일까, 잔디가 문제일까, 아니면 내 기술이 아직 부족한 걸까? 나는 한동안 더 많은 연습으로, 더 정교한 기술 습득으로 이 간극을 메울 수 있다고 믿었다. 밥 로텔라의 통찰은 내가 가진 모든 추측을 뒤엎었다. 문제는 스윙이 아니었다. 문제는 스윙하는 순간 내가 선택한 생각이었다. 연습장에서는 결과에 대한 부담이 없었기에 자유로웠지만, 필드에서는 스코어, 동반자의 시선, 그리고 완벽에 대한 강박이 내 마음을 점령했던 것이다.

로텔라가 강조하는 또 다른 중요한 개념은 자신의 현재 상태를 인정하는 것이다. 슬라이스가 나는 골퍼에게 무리하게 드로우를 요구하는 것보다, 그 슬라이스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는 그의 조언은 깊은 울림을 준다. 우리는 완벽을 추구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완벽에 대한 강박이 오히려 현재의 가능성을 차단하는 경우가 많다. 골프에서도 마찬가지다. 완벽한 스윙을 만들려다가 자신의 자연스러운 리듬을 잃어버리고, 결국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불완전함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포기를 의미하지 않는다. 현재의 자신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 조건 하에서 최선의 전략을 세우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자기 신뢰의 출발점이 아닐까.


필드에서 가장 위험한 순간은 언제일까? 나는 그것이 미래를 계산하기 시작하는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이 홀만 잘 넘기면", "남은 세 홀에서", "다음 샷에서"라는 생각이 시작되는 순간, 우리의 의식은 현재를 벗어난다. 미래에 대한 기대나 과거의 실수에 대한 후회는 모두 현재 순간의 집중력을 분산시킨다. 골프공은 지금 여기에 있고, 내가 해야 할 일도 지금 여기에서 일어난다. 과거의 실수는 이미 끝났고, 미래의 결과는 아직 오지 않았다. 오직 현재의 이 한 샷만이 내 통제 하에 있을 뿐이다. 닉 프라이스의 경험담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시선은 공을 향하되 마음은 목표에 머무는" 상태에 대한 묘사였다. 이것은 단순히 골프 기술을 넘어서는 깊은 철학적 통찰이다. 현재에 머물면서도 방향성을 잃지 않는 것, 즉 집중과 의도의 조화를 말하는 것이다.

골프는 실수의 연속이다. 프로골퍼조차 완벽한 라운드를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중요한 것은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실수를 했을 때 얼마나 빨리 회복하느냐이다. 나는 종종 한 번의 나쁜 샷이 전체 라운드를 망치는 경험을 했다. OB가 나거나 벙커에 빠지는 순간, 마음속에는 분노와 좌절이 일어났고, 그 감정이 다음 샷, 그 다음 샷으로 이어지면서 악순환을 만들어냈다. 로텔라의 조언처럼 각 샷을 독립된 사건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이것이야말로 골프에서 가장 중요한 정신적 기술이다. 실수를 했다면 그 순간 인정하고, 다음 샷에서는 완전히 새로운 마음으로 임하는 것. 이는 골프를 넘어 인생 전반에 적용할 수 있는 귀중한 지혜다.

로텔라가 언급한 또 다른 중요한 요소는 명확한 꿈과 목표의 중요성이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꿈은 막연한 환상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달성 가능한 비전이다. 많은 골퍼들이 "프로가 되고 싶다"거나 "싱글 플레이어가 되고 싶다"는 큰 꿈을 갖는다. 하지만 그 꿈을 현실로 만들어가는 과정에서는 매일매일의 작은 목표와 실천이 중요하다. 오늘의 연습에서 무엇을 얻을 것인지, 다음 라운드에서 어떤 부분을 개선할 것인지 같은 구체적인 목표들이 큰 꿈을 현실로 만들어간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깊이 생각하게 된 개념은 '자기 신뢰'였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 신뢰를 '나는 할 수 있다'는 맹목적인 믿음으로 이해한다. 하지만 진정한 자기 신뢰는 자신의 한계를 정확히 알면서도,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다는 확신이다. 골프에서 자기 신뢰는 모든 샷을 완벽하게 칠 수 있다는 착각이 아니다. 좋은 샷도 나쁜 샷도 모두 자신의 일부임을 받아들이면서도, 매 순간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실수를 했을 때 자신을 책망하지 않고, 성공했을 때 교만하지 않는 균형잡힌 마음가짐이다.


결국 골프는 마음의 스포츠다. 클럽을 휘두르는 것은 손과 몸이지만, 그 스윙의 방향과 리듬을 결정하는 것은 마음이다. 그리고 마음도 연습을 통해 단련할 수 있다는 것이 로텔라가 전하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다. 매일 아침 일어나서 오늘 어떤 마음가짐으로 하루를 시작할지 선택하는 것,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어떤 생각을 할지 결정하는 것, 실패를 경험했을 때 어떻게 반응할지 정하는 것. 이 모든 것들이 마음의 스윙이다. 골프공을 치기 전에 잠시 멈춰서 심호흡을 하고, 목표를 명확히 하며,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루틴을 만드는 것처럼, 일상생활에서도 중요한 순간마다 마음을 정리하고 올바른 생각을 선택하는 습관을 기를 수 있다. 그렇게 하루하루 마음의 스윙을 연습해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 삶 전체의 리듬이 달라져 있을 것이다. 더 이상 외부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의 템포로 살아갈 수 있는 내적 힘이 생겨날 것이다. 골프가 내게 가르쳐준 가장 소중한 것은 바로 이것이다. 완벽한 스윙을 만드는 방법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기르는 방법. 그리고 그 마음으로 매 순간 최선의 선택을 해나가는 삶의 자세.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골프 정신'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요하고 단단하게, 채근담 - 무너지지 않는 마음 공부
홍자성 지음, 최영환 엮음 / 리텍콘텐츠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복잡하고 빠르게 흘러가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매 순간 스트레스와 불안감 속을 살아갑니다. 도시는 끝없이 소음을 뿜어내고, 우리 마음은 그 속에서 갈피를 잡기 어렵게 흔들리지요. 그러던 중 다시금 만난 <채근담>은 마치 고요한 호수에 번지는 잔물결처 럼 마음속 깊은 곳에 평온을 가져다 줍니다. 동양의 오랜 지혜가 현대인의 복잡한 삶에 던지는 질문과 그 해답들이 더욱 선명하게 다가오는 순간입니다. 특히 '무너지지 않는 마음공부'라는 표제가 마음에 깊이 와닿는 것 같습니다. 인생의 어느 길목에서든 우리는 크고 작은 풍파를 겪게 됩니다. 스쳐 지나온 마흔이라는 숫자, 그 이후의 삶 속에서 때로는 놓치고 지나쳤던 '나 ' 라는 존재를 <채근담>의 간결하면서도 깊이 있는 문장들 속에서 다시금 발견하고 정립해 나가는 과정은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자신을 되돌아보고 내면을 더욱 단단하게 다지는 귀한 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채근담>이 던지는 통찰력 중에서도 가장 현실적으로 와닿는 부분은 단연 인간관계에 대한 지혜일 것입니다. "가장 아픈 상처는 가장 가까운 데서 온다"는 구절은 씁쓸한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부와 권력을 가진 이들 사이에서 드러나는 미묘한 감정의 냉정함, 그리고 외부인보다 오히려 혈육 간에 더 깊게 파고드는 질투와 경쟁심은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만연한 모습이지요. 이런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는 잠시 한 발 물러서서 냉철하고 평온한 마음으로 상황을 바라보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가르침은, 인간관계의 번뇌에 지쳐가는 우리에게 큰 위안과 지침이 됩니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중심을 지키는 힘, 그것이야 말로 진정한 지혜가 아닐까 싶습니다.

또한 "나를 낮추지도, 높이지도 말고 중심에 머물라"는 가르침은 겸손과 자기 존중 사이의 절묘한 균형점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때로 외부의 시선이나 인정에 갇혀 자신의 무한한 잠재력을 망각하기도 하고, 반대로 작은 성공에 도취되어 교만해지기도 합니다. <채근담>은 자신을 과소평가하지도, 과대평가하지도 않으며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태도가 참된 지혜의 시작임을 일깨워줍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스스로를 판단하려 드는 우리에게, 이 가르침은 '나답게' 살아가는 용기와 지혜를 선사합니다.

총 356편에 달하는 <채근담>의 지혜를 매일 커피 한 잔의 온기처럼 음미하며 하루를 시작하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따뜻한 여유를 느끼게 합니다. 급하게 모든 것을 얻으려 하기보다, 지혜의 조각들을 천천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가 이미 <채근담>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모습이겠지요. 간결한 문장 속에 담긴 핵심을 꿰뚫는 통찰력은 마치 선문답처럼 깊은 울림을 주며, 읽을 때마다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게 할 것입니다. 불교, 유교, 도교의 다양한 사상을 아우르며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 대한 균형 잡힌 통찰을 제공한다는 점 또한 <채근담>의 매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서로 다른 악기들이 모여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루듯, 동양 철학의 정수들이 조화롭게 녹아들어 더욱 풍성한 인생관을 제시합니다.

특히 '전집'이 세상을 살아가는 '입세의 철학'을, '후집'이 자신을 관조하는 '출세의 철학'을 담고 있다는 설명은 참으로 흥미롭습 니다. 인생의 전반부와 후반부를 아우르는 지혜를 모두 담고 있다는 사실은 <채근담>이 시대를 초월한 삶의 나침반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인생의 어느 시기에 있든, 각자의 단계에 필요한 지혜를 찾을 수 있다는 점은 큰 축복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우리의 일상 속으로 스며들어 삶의 모든 순간들을 변화시킬 실용적인 지혜들을 담고 있는 <채근담>을 읽으면서, 물질적 풍요보다는 내 면의 평화를 추구하고, 즉각적인 만족보다는 인내와 자기 수양을 통해 자신을 단련하는 법을 배우는 과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356편의 작은 지혜들이 마음속에 단단한 뿌리를 내리고, 그 뿌리에서 자라날 지혜의 열매들이 삶을 더욱 풍요롭게 가꾸어 주기를 기대해 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누구든 글쓰기 - 고도원의 인생작법
고도원 지음 / 해냄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도원 작가의 글쓰기론은 삶에 대한 태도와 맞닿아 있다. 글쓰기를 잘하려면 먼저 삶을 잘 살라는 그의 조언은 매우 근본적이면서도 실용적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누구든 글쓰기 - 고도원의 인생작법
고도원 지음 / 해냄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고도원 작가가 제시하는 글쓰기의 본질은 결국 '삶의 진정성'에 있다. 그의 핵심 메시지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모든 순간들, 그 크고 작은 경험들이 바로 글의 원재료라는 것이다. 그가 말하는 '점과 선'의 비유는 매우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일상에서 겪는 다양한 경험들이 점이라면, 그것들을 연결하여 의미 있는 서사로 만들어내는 과정이 바로 선인 셈이다. 이러한 관점은 글쓰기를 특별한 재능이나 기술의 영역에서 끌어내려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일상의 행위로 전환시킨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고, 그 삶 속에는 누구와도 다른 고유한 경험들이 쌓여있다. 문제는 그 경험들을 어떻게 의미 있는 이야기로 엮어내느냐 하는 것이다.

작가가 자신의 어린 시절 트라우마를 솔직하게 드러내는 부분은 특히 인상적이다. 비 오는 날 형에게 당한 굴욕적인 경험, 그로 인한 대인기피증과 실어증, 그리고 긴급조치 9호로 인한 제적까지. 이러한 아픈 기억들이 오히려 그를 글쓰기로 이끌었다는 역설적 상황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고통스러운 경험을 회피하거나 감추려 하는 것이 인간의 자연스러운 반응이지만, 작가는 오히려 그 상처의 뿌리로 들어가서 쓰라고 조언한다. 이는 단순히 치유의 관점을 넘어서는 이야기다. 진정성 있는 글은 표면적인 아름다움이나 기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가장 솔직하고 날것 그대로의 감정과 경험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우리는 종종 글을 쓸 때 좋은 이야기만, 성공한 이야기만, 보기 좋은 이야기만 하려고 한다. 하지만 작가가 강조하는 것처럼 고통과 기쁨, 어둠과 빛이 함께 어우러져야 비로소 울림을 주는 글이 된다. 이는 인간의 삶 자체가 그러하기 때문이다.

고도원 작가의 글쓰기론에서 또 다른 주목할 점은 글쓰기를 특별한 순간의 영감이 아닌 일상적 실천으로 접근한다는 것이다. 매일 아침편지를 쓰며 400만 명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그의 모습은 글쓰기가 어떻게 삶의 루틴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습관처럼 매일 글을 써야 한다'는 그의 조언은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매우 도전적이다. 우리는 보통 특별한 영감이나 완벽한 조건을 기다리며 글쓰기를 미루곤 한다. 하지만 작가는 주제나 소재가 무엇이든 상관없이 일단 쓰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말한다. 퇴짜를 맞아도 괜찮고,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이다. 이러한 접근법은 글쓰기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면서도, 동시에 글쓰기를 통한 성장의 가능성을 열어준다. 매일 조금씩이라도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글로 정리하다 보면, 어느새 자신만의 목소리와 문체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작가가 제시하는 글쓰기의 또 다른 중요한 기능은 바로 치유와 성장이다. 그는 글쓰기를 명상에 비유하면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정화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이는 단순히 감정을 표출하는 것을 넘어서, 자신을 객관적으로 성찰하고 이해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아픈 부분부터 써보라'는 조언은 매우 구체적이면서도 실용적이다. 우리는 대부분 상처받은 경험을 피하거나 잊으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작가는 오히려 그 아픔의 한가운데로 들어가서 글로써 대면하라고 말한다. 그 과정에서 눈물이 나고 고통스러울 수 있지만, 결국에는 변곡점이 올 것이라고 희망을 준다. 이러한 접근법은 글쓰기를 자기 치유와 성장의 도구로 활용할 수 있게 해준다. 특히 현대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스트레스와 심리적 문제로 고통받고 있는 상황에서, 글쓰기를 통한 자기 돌봄의 가능성은 매우 의미가 크다.

흥미롭게도 고도원 작가는 글쓰기에서 기술적 완벽함보다 진정성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문법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도 맛있는 글을 쓸 수 있다'는 그의 말은 많은 글쓰기 초보자들에게 용기를 줄 것이다. 물론 기본적인 글쓰기 기술들 - 6하원칙, 단문 쓰기, 고쳐 쓰기 등 - 을 소홀히 하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러한 기술들이 글의 본질을 가리는 장애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가 제시하는 다양한 글쓰기 기법들 - 첫 줄의 중요성, 감각적 표현, 단문의 힘 등 - 은 모두 독자와의 소통을 위한 것들이다. 결국 좋은 글이란 기교가 뛰어난 글이 아니라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글이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딱 한 사람에게 목숨을 걸어라'는 그의 조언처럼, 구체적인 독자를 염두에 두고 진심을 담아 써야 한다.

고도원 작가의 글쓰기론을 통해 나 자신의 글쓰기에 대한 생각을 되돌아보게 된다. 그동안 나는 글쓰기를 너무 어렵게 생각해왔던 것은 아닐까. 완벽한 문장, 논리적 구성, 세련된 표현에만 집중하면서 정작 가장 중요한 것 - 진정성과 솔직함 - 을 놓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작가가 강조하는 '삶이 곧 글'이라는 관점은 글쓰기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전환을 요구한다. 글쓰기는 특별한 사람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권리이자 도구라는 것이다. 우리 각자의 삶에는 누구와도 다른 고유한 이야기들이 있고, 그 이야기들은 글로 써질 가치가 있다. 특히 '상처의 뿌리로 들어가서 쓰기'라는 조언은 개인적으로 큰 울림을 준다. 그동안 나는 아픈 기억들을 피하거나 미화하려고 했지만, 작가의 말처럼 그 상처 속으로 정면으로 들어가서 글로 써본다면 어떨까. 그 과정에서 진짜 나와 마주할 수 있을 것이고, 동시에 비슷한 경험을 한 다른 사람들에게도 위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AI와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누구나 쉽게 글을 쓸 수 있는 환경이 되었지만, 역설적으로 그렇기 때문에 더욱 진정성 있는 글쓰기가 중요해졌다. 기계가 만들어내는 완벽한 문장들 사이에서, 인간의 경험과 감정이 담긴 날것의 글들이 오히려 더 빛을 발할 수 있다. SNS와 각종 플랫폼을 통해 우리는 매일 수많은 글들을 쓰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순간적이고 피상적인 것들이다. 고도원 작가의 조언을 따라 좀 더 깊이 있게, 좀 더 진정성 있게 자신의 이야기를 써본다면 어떨까. 그것이 비록 짧은 글이라 하더라도, 진심이 담겨 있다면 누군가에게는 의미 있는 메시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