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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하고 단단하게, 채근담 - 무너지지 않는 마음 공부
홍자성 지음, 최영환 엮음 / 리텍콘텐츠 / 2025년 8월
평점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복잡하고 빠르게 흘러가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매 순간 스트레스와 불안감 속을 살아갑니다. 도시는 끝없이 소음을 뿜어내고, 우리 마음은 그 속에서 갈피를 잡기 어렵게 흔들리지요. 그러던 중 다시금 만난 <채근담>은 마치 고요한 호수에 번지는 잔물결처 럼 마음속 깊은 곳에 평온을 가져다 줍니다. 동양의 오랜 지혜가 현대인의 복잡한 삶에 던지는 질문과 그 해답들이 더욱 선명하게 다가오는 순간입니다. 특히 '무너지지 않는 마음공부'라는 표제가 마음에 깊이 와닿는 것 같습니다. 인생의 어느 길목에서든 우리는 크고 작은 풍파를 겪게 됩니다. 스쳐 지나온 마흔이라는 숫자, 그 이후의 삶 속에서 때로는 놓치고 지나쳤던 '나 ' 라는 존재를 <채근담>의 간결하면서도 깊이 있는 문장들 속에서 다시금 발견하고 정립해 나가는 과정은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자신을 되돌아보고 내면을 더욱 단단하게 다지는 귀한 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채근담>이 던지는 통찰력 중에서도 가장 현실적으로 와닿는 부분은 단연 인간관계에 대한 지혜일 것입니다. "가장 아픈 상처는 가장 가까운 데서 온다"는 구절은 씁쓸한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부와 권력을 가진 이들 사이에서 드러나는 미묘한 감정의 냉정함, 그리고 외부인보다 오히려 혈육 간에 더 깊게 파고드는 질투와 경쟁심은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만연한 모습이지요. 이런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는 잠시 한 발 물러서서 냉철하고 평온한 마음으로 상황을 바라보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가르침은, 인간관계의 번뇌에 지쳐가는 우리에게 큰 위안과 지침이 됩니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중심을 지키는 힘, 그것이야 말로 진정한 지혜가 아닐까 싶습니다.또한 "나를 낮추지도, 높이지도 말고 중심에 머물라"는 가르침은 겸손과 자기 존중 사이의 절묘한 균형점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때로 외부의 시선이나 인정에 갇혀 자신의 무한한 잠재력을 망각하기도 하고, 반대로 작은 성공에 도취되어 교만해지기도 합니다. <채근담>은 자신을 과소평가하지도, 과대평가하지도 않으며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태도가 참된 지혜의 시작임을 일깨워줍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스스로를 판단하려 드는 우리에게, 이 가르침은 '나답게' 살아가는 용기와 지혜를 선사합니다.총 356편에 달하는 <채근담>의 지혜를 매일 커피 한 잔의 온기처럼 음미하며 하루를 시작하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따뜻한 여유를 느끼게 합니다. 급하게 모든 것을 얻으려 하기보다, 지혜의 조각들을 천천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가 이미 <채근담>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모습이겠지요. 간결한 문장 속에 담긴 핵심을 꿰뚫는 통찰력은 마치 선문답처럼 깊은 울림을 주며, 읽을 때마다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게 할 것입니다. 불교, 유교, 도교의 다양한 사상을 아우르며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 대한 균형 잡힌 통찰을 제공한다는 점 또한 <채근담>의 매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서로 다른 악기들이 모여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루듯, 동양 철학의 정수들이 조화롭게 녹아들어 더욱 풍성한 인생관을 제시합니다.특히 '전집'이 세상을 살아가는 '입세의 철학'을, '후집'이 자신을 관조하는 '출세의 철학'을 담고 있다는 설명은 참으로 흥미롭습 니다. 인생의 전반부와 후반부를 아우르는 지혜를 모두 담고 있다는 사실은 <채근담>이 시대를 초월한 삶의 나침반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인생의 어느 시기에 있든, 각자의 단계에 필요한 지혜를 찾을 수 있다는 점은 큰 축복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우리의 일상 속으로 스며들어 삶의 모든 순간들을 변화시킬 실용적인 지혜들을 담고 있는 <채근담>을 읽으면서, 물질적 풍요보다는 내 면의 평화를 추구하고, 즉각적인 만족보다는 인내와 자기 수양을 통해 자신을 단련하는 법을 배우는 과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356편의 작은 지혜들이 마음속에 단단한 뿌리를 내리고, 그 뿌리에서 자라날 지혜의 열매들이 삶을 더욱 풍요롭게 가꾸어 주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