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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스식 AI 사용법 - 나는 홈스, AI는 왓슨
우병현 지음 / 휴먼큐브 / 2025년 12월
평점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는 지금 특별한 시대를 살고 있다. 2022년 말, 챗GPT의 등장은 인류가 지식과 문제를 다루는 방식 자체를 바꾸는 전환점이었다. 과거 인터넷 시대가 '어디에 있는가(Know-Where)'의 문제였다면, AI 시대는 '왜 그런가(Know-Why)'를 끊임없이 탐구하는 시대다. 이 변화의 핵심은 기술 자체보다 우리가 그 기술을 어떻게 대하고 활용하느냐에 있다. 많은 직 장인들이 AI를 처음 접하며 실망을 경험한다. 화려한 데모 영상과 달리 자신이 입력한 프롬프트는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 물을 내놓는다. 문제는 AI가 아니라 우리의 접근 방식에 있다. AI를 도구로만 보는 순간, 우리는 그것의 진정한 잠재력을 활용할 수 없게 된다. 저자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홈스-왓슨 모델 '을 제시한다. AI를 명령을 수행하는 기계가 아니라, 대화하고 협력하는 파트너로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이다. 셜록 홈스와 왓슨 박사의 관계를 생각해 보면, 왓슨은 홈 스의 조수만이 아니었다. 그는 홈스의 추리를 경청하고, 질문을 던지며, 때로는 홈스가 놓친 부분을 지적하는 지적 파트너였다. 홈스는 왓슨과의 대화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논리의 허점을 발견하며, 더 나은 결론에 도달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AI와 맺어야 할 관계의 모델이다.
홈스의 천재성은 관찰력이나 지식의 양에만 있지 않았다. 그의 진정한 힘은 올바른 질문을 던지는 능력, 그리고 가설을 설계하고 검증하는 체계적 사고방식에 있었다. "불가능한 것을 모두 제거하고 나면, 남은 것이 아무리 믿기 어려워도 그것이 진실이다"라는 그의 명언은 추리 기법이 아니라 문제 해결의 철학이다.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먼저 문제의 본질을 파악해야 한다. 막연히 "좋은 보고서를 써줘"라고 요청하는 것과, "이 시장 조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경영진이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핵심 인사이트 3가지를 도출하고, 각각에 대한 근거와 리스크를 제시해줘"라고 요청하는 것은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온다. 문제를 정의하는 과정에서 '왜?라는 질문은 핵심적이다. "왜 이 보고서가 필요한가?", "왜 기존 방식으 로는 부족한가?", "왜 이 데이터가 중요한가?" 이런 질문들을 통해 우리는 과제의 본질에 다가간다. 그리고 이 본질을 AI 에게 명확히 전달할 수 있을 때, 비로소 AI는 진정한 파트너로서 기능하기 시작한다. 가설 설계 역시 중요하다. 홈스는 사건 현장에서 여러 가능성을 떠올리고, 각 가설을 뒷받침하거나 반박하는 증거를 찾아냈다. AI 활용도 마찬가지다. "이 문제의 원인은 A일 수도, B일 수도, C일 수도 있다. 먼저 A 가설을 검증해보자"는 식의 접근은 AI가 더 구조화되고 실용적인 답변을 제공하도록 유도한다. AI는 우리의 가설을 검증하는 데이터를 찾아주고, 논리적 허점을 지적하며, 대안적 시나 리오를 제시할 수 있다.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그 생태계를 이해해야 한다. 모든 AI가 동일하지 않으며, 각각은 고유한 강점과 한계를 가진다. 텍스트 생성에 특화된 모델, 이미지 생성에 강점을 가진 모델, 코드 작성에 최적화된 모델이 각기 다르다. 마치 홈스가 사건에 따라 다른 전문가나 정보원을 활용했듯, 우리도 과제의 성격에 따라 적절한 AI 도구를 선택해야 한다. 저자가 강조 하는 개인맞춤형 AI 활용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구글의 노트북LM 같은 서비스는 사용자가 제공한 특정 자료를 기반으로 학습하여 맥락을 이해하는 AI를 만들어낸다. 이는 일반적인 지식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우리 조직의 데이터, 우리 프로젝트의 맥락, 우리 산업의 특수성을 이해하는 파트너를 갖는다는 의미다. 회사의 내부 문서를 학습한 AI는 신입사원 교육 튜터가 될 수 있고, 프로젝트 자료를 학습한 AI는 회의 준비를 돕는 조사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파트너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최종 책임은 여전히 인간에게 있다는 점이다. 저자가 'AI 흔적 지우기'를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AI가 생성한 결과물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왓슨이 쓴 사건 기록을 홈스가 검토 없이 발표하는 것과 같다. 중복된 내용을 제거 하고, 핵심 메시지가 명확히 전달되도록 다듬으며,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맥락을 입히는 작업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AI 는 초안을 제공하고, 아이디어를 촉발하며, 가능성을 확장하지만, 최종 판단과 책임은 우리가 져야 한다.
AI 시대를 살아가는 직장인에게 필요한 것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기술을 대하는 태도와 사고방식이다. 홈스•왓슨 모델은 AI와의 효과적인 협업을 위한 실천적 철학이다. 본질을 파고드는 질문, 가설을 설계하고 검증하는 체계적 사고, 파트너로 서 A를 활용하되 최종 책임은 인간이 지는 태도가 그 핵심이다. 클라우드가 '남의 시간'을 빌릴 수 있게 했다면, AI는 '남의 머리'까지 빌릴 수 있게 만들었다. 하지만 빌린 머리를 어떻게 사용할지는 전적으로 우리에게 달려 있다. 홈스가 런던 전역의 정보망을 활용하면서도 결국 진실을 밝혀낸 것은 그의 추리력이었듯, AI가 제공하는 무한한 정보와 능력을 진정한 가치로 전환하는 것은 우리의 질문하는 능력, 판단하는 능력, 책임지는 능력이다. Know-Why 시대는 끊임없이 '왜?'를 묻는 사람들의 시대다. AI는 그 질문에 답하는 가장 강력한 파트너지만, 여전히 주인공은 질문을 던지는 인간이다. 책이 제시하는 방법론은 결국 우리 자신을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이다. AI를 잘 쓰는 사람이 되는 것은 곧 더 나은 질문을 던지 고, 더 깊이 사고하며, 더 효과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이야말로AI 시대가 우리에게 주는 진정한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