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의 법칙 - 장벽을 허물고 관계를 변화시키는 마인드셋
데이비드 롭슨 지음, 김수진 옮김 / 까치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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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21세기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역설적인 상황에 직면해 있다. 전 세계와 즉시 연결될 수 있는 기술을 손에 쥐고 있으면서도, 진정한 인간적 연결에 대한 갈증은 오히려 깊어져만 간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된 지금, 인간관계의 중요성은 더욱 절실하게 다가온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이번에 읽을 기회가 있었던 데이비드 롭슨(David Robson)의 <연결의 법칙: The Laws of Connection>은 시의적절하고 실질적인 해답을 제시한다. 저명한 과학 저술가인 롭슨은 이전 저서 『지능의 함정(The Intelligence Trap)』과 『기대의 효과(The Expectation Effect)』를 통해 인간의 인지적 편향과 믿음의 힘을 탐구한 바 있다. 이번에 그의 연구 영역을 사회심리학으로 확장하여, 300편이 넘는 학술논문을 바탕으로 인간관계의 과학적 원리를 체계화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저자 자신이 극복한 수줍음의 경험을 솔직하게 공유함으로써, 실천적 안내서로서의 진정성을 더한다는 것이다.

롭슨이 제시하는 연결의 법칙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된다. 1부 '연결을 만드는 법칙'에서는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방법을, 2부 '연결을 유지하는 법칙기'에서는 기존 관계를 깊이 있게 발전시키고 지속하는 방법을 다룬다. 1부에서 가장 인상적인 개념 중 하나는 Lliking gap이다. 우리는 타인이 우리를 좋아하는 정도를 체계적으로 과소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사회적 불안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실제로는 상대방이 우리와의 대화를 즐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부정적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롭슨은 이러한 '잘못 조정된 직관'을 과학적 증거로 반박하며, 사회적 상호작용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공한다. '성격의 신화(personality myth)' 개념 역시 주목할 만하다. 많은 사람들이 내향적 성격을 타고났다며 사회적 기술 향상을 포기하지만, 롯슨은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에 등장하는 다아시의 변화를 예로 들며 사회적 기술이 학습 가능한 능력임을 강조한다. 이는 성장 마인드셋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사회적 불안을 느끼는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대화의 기술에 관한 장에서는 '헤즐릿의 법칙'을 소개한다. 듣는 것과 말하는 것의 균형이 중요하다는 이 원리는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간과하는 부분이다. 특히 후속 질문의 중요성과 '빠른 친구 절차(fast friends procedure)'를 통한 친밀감 형성 방법은 실용적 가치가 높다.

2부에서는 더욱 복잡하고 민감한 관계의 측면들을 다룬다. 진실과 거짓말, 비밀에 관한 장에서는 '아름다운 허점 효과(beautiful mess effect)'라는 흥미로운 현상을 소개한다. 우리는 자신의 취약성을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하지만, 실제로는 이러한 진정성이 더 깊은 연결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질투와 '함꼐하는기쁨(confelicity)' 관련 내용은 현대 SNS 시대에 특히 시의적절하다. 타인의 성공을 진심으로 축하하는 능력과 자신의 성취를 겸손하면서도 솔직하게 공유하는 방법은, 사회적 비교가 일상화된 디지털 환경에서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는 핵심 기술이다.도움 요청에 관한 장에서 제시하는 '벤자민 프랭클린 효과'는 특히 흥미롭다. 누군가에게 부탁을 하는 것이 오히려 그 사람의 호감도를 증가시킨다는 역설적 현상은, 도움 요청을 기피하는 현대인들에게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일본의 '아마에(甘え)' 개념을 통해 건전한 의존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것도 인상적이다.

​이 책의 가장 큰 강점은 과학적 엄밀성과 실용적 접근법의 절묘한 균형이다. 롭슨은 각 법칙을 뒷받침하는 연구들을 상세히 인용하면서도, 이를 일상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 방법으로 번역해낸다. 예를 들어, 칭찬의 효과를 다룬 장에서는 "칭찬하라"고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개인적인 특성에 주목한 칭찬이 어떻게 더 큰 효과를 발휘하는지 설명한다. 또한 각 장의 끝에 제시되는 실행 가능한 조언들은 독자가 이론을 실천으로 옮길 수 있도록 돕는다. "호감도 격차를 인정하고 대화를 시작하라", "후속 질문을 더 많이 하라", "칭찬할 때는 구체적으로 하라"와 같은 조언들은 과학적 근거가 탄탄하다. 흥미롭게도 롭슨은 서구 중심적 연구의 한계를 인식하고, 다양한 문화적 맥락에서의 사례들을 포함시키려 노력한다. 한국적 맥락에서 보면, 체면 문화나 위계 의식이 강한 사회에서 이 법칙들이 어떻게 적용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상사에게 도움을 요청하거나 동료의 성공을 축하하는 방식은 문화적 뉘앙스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는 책의 근본적 한계라기보다는, 독자가 자신의 문화적 맥락에 맞게 적용해야 할 과제로 보인다.

<연결의 법칙>은 인간관계에 대한 우리의 직관이 얼마나 부정확할 수 있는지를 과학적으로 보여주며, 더 나은 관계를 위한 실증적 방법들을 제시한다. 롭슨의 연구는 인간관계가 운이나 타고난 능력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과 실천을 통해 개선할 수 있는 기술임을 명확히 한다. 현대 사회에서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 사회적 연결의 문제에 대해, 이 책은 감성적 접근이 아닌 과학적 접근을 통한 해답을 제시한다. 특히 팬데믹 이후 사회적 관계의 재구성이 필요한 지금, 이 책의 메시지는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온다. 물론 모든 인간관계의 복잡성을 몇가지 법칙으로 완벽히 설명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롭슨이 제시하는 과학적 틀과 실천 방법들은 더 나은 관계를 향한 확실한 출발점을 제공한다. 궁극적으로 이 책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연결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희망적 메시지를 전달하며, 그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구체적 방법까지 제시한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 인간관계의 과학을 탐구하고 싶은 이들, 사회적 불안을 극복하고 싶은 이들, 그리고 더 깊이 있는 관계를 만들어가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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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가치 - 한 번뿐인 아름다운 삶에서 자신이 가치 있는 사람임을 진정으로 믿는 법
제이미 컨 리마 지음, 허선영 옮김 / 알레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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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존재의 근본적 가치에 대한 깊은 성찰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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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LM 프롬프트 활용 교과서 - 챗GPT, 제미나이, 클로드까지 생성형 AI를 제대로 써먹는 질문 공식
쿠지라 히코즈쿠에 지음, 김성훈 옮김 / 길벗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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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최근 몇 년간, 인공지능(AI) 분야는 상전벽해와 같은 변화를 겪고 있다. 특히 2023년 이후로 ChatGPT, Claude, Gemini과 같은 대규 모언어모델(LLM: Large Language Model) 기반 생성AI의 급격한 진보는 개인과 조직의 업무, 학습, 생활 그 모든 면에서 혁신의 기폭제가 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이를 인간의 질문에 즉각 대답하는 똑똑 도우미 또는 '검색보다 조금 더 똑똑한 도구' 정도로 인식하지만, 조금만 깊이 들어가 보면 이 도구를 어떻게 다루느냐, 즉 어떻게 '질문(프롬프트)'을 던지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천차만별임을 알게 된다. 마치 강력한 스포츠카 엔진을 장착한 채로도 운전자가 제대로 운전하는 법을 모른다면 제 힘을 발휘할 수 없는 것과 같다. 바로 이 지점을 탐구하는 것이 LLM '프롬프트 엔지니어링(prompt engineering)'이다. 이번에 이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에 대해 상세히 알아 볼 수 있는 신간을 읽었다.

LLM을 최소한으로 접해본 경험이 있다면 누구나 질문을 착실히 하면 그에 맞춰 답변이 오더라'고 느꼈을 것이다. 사실, LLM에게 효과적인 질문(프롬프트)을 던져 원하는 정보를 받는 것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검색엔진이 등장한 이래 사람들은 다양한 키워드와 문장으로 정보 찾기를 시도해왔다. 그러나 LLM 시대의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은 이를 훨씬 넘는다. 저자는 처음에는 '질문을 조금 더 정교하게 조립하는 수준 아닌가?', '이게 정말 직업이 될 만한가?'라며 회의적이었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실제 사례와 관련 영상을 접하며, 질문의 문장만을 고민하는 게 아닌, 여러 전략을 포괄함을 깨달았다고 강조한다. 먼저 각 조직의 다양한 업무 목적에 맞는 AI(LLM) 모델을 선정하고, 해당 업무와 데이터, 환경에 따라 어디까지 Al 해결할 것인지(업무와 프로세스의 설계와 분리)를 고려한다. 질문 자체의 구성뿐 아니라, 답변에서 요구되는 정확성, 창의성, 형태(마크다운, json, csV 등), 결과의 안정성 확보 등 총체적으로 고민한다. 일회적 질의응답이 아닌, 지속적으로 업무에 적용 가능한 프로토콜과 프롬프트 템플릿, 결과 평가 절차를 세운다. 즉,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란 거대한 LLM이라는 '블랙박스'를 업무 목적, 조직 구조, 생산성 극대화라는 실제 맥락에 연결시키는 설계자이자 전략가의 역할까지 확장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책에서 깨달은 첫 번째 핵심은 바로 LLM의 동작과 이를 제어하는 파라미터의 이해였다. 그 중 temperature(온도) 파라미터는 단순하면서도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파라미터인 temperatur란 무엇인가? LLM이 문장을 생성할 때 다음에 올 단어나 문장을 고르는 확률적 다양성(창의성, 불확실성)을 조정하는 값이다. 숫자가 0에 가까울수록 예측 가능한, 즉 훈련 데이터에서 가장 '평범한' 답변을 하 게 되고, 1에 가까워질수록 예측 불가능하고 다양한, 창의적인 답변을 쉽게 한다. 0.0~0.3: 극도로 예측 가능한, 사실 위주, 엄격함 (예: 수학 설명, 데이터 요약 등), 0.4~0.7: 일반적인 작업 및 비교적 자연스러운 회화 (일상응답, 넓은 범위의 내용), 0.8~1.0 이상: 창작, 자유로운 상상력, 특징적 문체··• temperature 조절 하나만으로도 동일한 프롬프 트가 완전히 다른 결과물을 낳는다. 업무 목적에 따라서는 일관성과 신뢰성이 중요한지, 창의적 발상이 중요한지 판단하여 세심히 설정 해야 안정적인 업무자동화와 결과 활용이 가능해진다. 이 외에도, 응답의 길이(최대 토큰), 답변 형식 지시, 추가 명령 등의 다양한 옵션 들이 프롬프트 내에 녹아들어야 한다.

실제 업무에 LLM을 적용하려면 구체적인 프롬프트 전략과 테크닉이 요구된다. 먼저 출력 형식 및 시각화 명시해야 한다. 저자는 실제 업무 적용의 첫걸음으로, LLM 답변의 '형식 명시' 및 '표현 방식의 제어'가 필수적임을 강조했다. 예로 마크다운(Markdown) 명시, Mermaid(마메이드) 기법, CSV / JSON 등 LLM 답변이 바로 업무의 다음 단계(문서화, 데이터 분석, 프로그램 코드 연결 등)로 이어 질 수 있도록, 형식과 컨벤션을 명확히 요구하는 습관이 필수다. 이외에 샘플 기반 프롬프트 설계(Zero-shot, Few-shot), 제로샷 (Zero-shot), 퓨샷(Few-shot), 체인드링킹(GhanotThough), 트리 오브 싱킹(Tree-of-Thought), Chain of Thought 연쇄적 사고 프롬프트), Tree of Thought(생각의 나무형 구성), MAGI System, Mock 프롬프트 등 고급 응용 등 이런 전략적 프롬프트 설계없이는 LLM 생성시도 일관된 품질을 기대할 수 없으며, 실제 업무 자동화에서 '묻지마 프롬프트', '우연의 정답'에 기대는 수준을 넘 어서지 못한다.

문맥에 맞게 실제 답변 포맷을 지정하고, 복잡한 정보추출, 요약, 데이터 변환, 창의적 에세이, 문서 자동 작성, 보고서 도식화 등에 LLM을 적극적으로 투입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업무의 반복작업 자동화, 데이터 정리/분석, 아이디어 브레인스토밍, 코드 생성, 문서작성, 시각화 등 그 쓰임은 무한대다. 생산성을 비약시킬 '시드리븐'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프롬프트 실습만이 아니라, 업무 목적에 따라 AI의 특징, 한계, 조정법까지 꿰뚫는 설계력과 전략적 사고력, 그리고 결과 평가 피드백 루프를 쌓아야 한다. 특히, 직장에서 조직적으로 LLM을 도입한다면, 프로토콜화된 프롬프트 템플릿 구축, 역할별 LLM 정책관리(보안/윤리/정확성 등), 활용결 과 모니터링과 개선 전략이 포함된 조직적 접근이 필요하다.

LLM은 사용자의 역량에 의해 그 크기와 한계가 결정된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란, AI라는 블랙박스를 현실의 가치와 문제해결에 연결하는 디자이너이자 조정자의 자리다. 앞으로 프롬프트 설계 기술을 쌓아가며, 자신만의 템플릿, 업무 적용 전략, 평가 및 개선 노하우를 만든다면, Al 시대의 선도자가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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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성장하고 있습니다 - 은퇴와 노화 사이에서 시작하는 자기 돌봄
이병남 지음 / 해냄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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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통해 균형 잡힌 자세를 통해 인생의 마지막 장을 가장 아름답고 의미 있게 써내려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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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성장하고 있습니다 - 은퇴와 노화 사이에서 시작하는 자기 돌봄
이병남 지음 / 해냄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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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세월이 흘러 어느 날 문득 거울 앞에 서면, 낯선 얼굴과 마주한다. 주름진 눈가와 희끗희끗한 머리카락이 시간의 무게를 증명한다. 그리고 마음 한구석에서는 은밀한 두려움이 스며든다. '이제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 이번에 이병남 전 LG인화원 사장의 <오늘도 성장하고 있습니다>를 읽으며, 은퇴 이후의 자기 돌봄이라는 화두는 여가나 건강 관리를 넘어선 실존적 물음임을 깨닫는다. 그것은 사회적 정체성이 박탈된 공허함 속에서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여정이며, 젊음의 직선적 성취에서 노년의 곡선적 지혜로 전환하는 깊은 성찰의 과정이다.

저자가 말하는 '치·치·집(치열하고 치밀하고 집요하게)'에서 '느·조·심(느리고 조용히 심심하게)'으로의 전환은, 단순한 생활 방식의 변화가 아니라 삶을 바라보는 근본적인 관점의 변화다. 수십 년간 목표를 향해 질주해온 삶에서 갑작스럽게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것은 마치 고속도로에서 갑자기 시골길로 접어드는 것과 같은 당혹감을 준다. 하지만 저자의 경험을 통해 우리는 이러한 속도의 변화가 결코 퇴보가 아님을 이해하게 된다. 오히려 그동안 빠른 속도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던 풍경들, 들리지 않았던 소리들, 느껴지지 않았던 감정들과 마주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제주올레길을 걸으며 발견한 진정한 제주의 모습처럼, 느림은 새로운 세계를 여는 열쇠가 될 수 있다. 자기 돌봄의 첫 단계는 바로 이 느림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몸이 예전 같지 않다고 자책하는 대신, 몸이 요구하는 리듬에 귀 기울이는 것. 하루 종일 바쁘게 움직여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고요한 시간을 통해 내면과 대화하는 것. 이것이 진정한 자기 돌봄의 시작점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자아 축소'의 개념은 은퇴 이후 자기 돌봄에서 핵심적인 통찰을 제공한다. 젊은 시절 자아를 확장하며 성공을 추구했다면, 이제는 자아를 축소하며 타인과의 진정한 연결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자기 자신을 포기하거나 가치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깊은 차원에서 자신을 아끼는 방법이다. 물이 작은 틈으로 스며들듯, 자아가 작아질 때 비로소 타인의 마음에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진정한 소통과 이해가 일어난다. 은퇴 이후의 관계는 더 이상 지위나 권력에 의존하지 않는다. 순수한 인간적 매력과 따뜻함만이 남는다. 이때 과거의 영광을 내세우거나 여전히 무언가를 증명하려 애쓰는 것은 오히려 관계를 멀어지게 만든다. 대신 겸손한 마음으로 상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진심어린 관심을 보일 때 비로소 의미 있는 연결이 만들어진다. 이러한 관계의 재정립은 결국 자기 자신을 더 깊이 사랑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타인과의 진정한 연결을 통해 외로움을 달래고, 상호 돌봄의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의 근력 운동에 대한 이야기는 은퇴 이후 자기 돌봄에서 신체적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턱걸이 하나도 할 수 없던 상태에서 시작해 꾸준한 훈련을 통해 체력을 회복해가는 과정은, 단순히 근육을 키우는 것을 넘어 자신감과 성취감을 되찾는 과정이기도 했다. 노화는 피할 수 없는 자연스러운 과정이지만, 그 안에서도 얼마든지 성장과 발전이 가능하다. 몸의 한계를 받아들이되 포기하지 않는 것, 작은 변화라도 꾸준히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케테 콜비츠의 여동생 리제가 말한 "노년이란 청춘이 가졌던 힘의 나머지가 아니라, 온전히 새로운, 그 자체로 존재하는, 커다란 무엇"이라는 통찰과 일맥상통한다. 마음의 돌봄 역시 마찬가지다. 저자가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내면을 정리하고 독자들과 소통한 것처럼, 은퇴 이후에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마음을 표현하고 정화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것이 글일 수도, 그림일 수도, 음악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것을 밖으로 표현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드는 것이다.

은퇴는 사회적 역할의 상실이지만, 동시에 진정한 자아를 발견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Doing'(역할) 중심으로 살아왔다면, 이제는 'Being'(존재) 중심으로 살아가야 한다. 이는 무위도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외적 성취가 아닌 내적 충실함을 추구하는 삶의 방식을 말한다. 저자가 비영리 단체에서 겪은 시련은 이러한 의미 찾기가 결코 순탄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선의로 도우려 했지만 오해받고 상처받는 일들을 통해, 노년의 성장에도 성장통이 있음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시련조차도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고, 진정으로 의미 있는 일이 무엇인지 분별할 수 있게 해주는 소중한 경험이 된다. 은퇴 이후의 자기 돌봄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자신만의 의미와 가치를 찾는 것이다. 사회가 정한 기준이 아닌, 자신의 내면에서 우러나는 진정한 열정을 발견하는 것. 그것이 작고 소소한 것이라 해도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그 일을 통해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끼고,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갖는 것이다.

은퇴 이후의 자기 돌봄은 단순히 건강을 유지하거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인생의 마지막 단계에서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고, 깊은 지혜를 얻어가는 성장의 과정이다. 젊은 시절의 성장이 외적 확장을 통한 것이었다면, 노년의 성장은 내적 깊이를 더해가는 것이다. 사회적 성취나 타인의 인정이 아닌, 존재 자체의 충실함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러한 성장은 때로 고통스럽기도 하지만, 그 과정에서 얻어지는 평안과 지혜는 젊은 시절에는 결코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것이다. 케테 콜비츠가 말한 "영원한 불빛들이 반짝이기 시작한다"는 표현처럼, 노년은 새로운 빛을 발견하는 시기가 될 수 있다. 물질적 성취나 사회적 지위의 빛이 아닌, 존재 자체에서 우러나는 따뜻하고 깊은 빛을 말이다. 은퇴 이후의 자기 돌봄은 결국 자신을 사랑하는 가장 성숙한 방법이다. 과거의 자신을 긍정하되 집착하지 않고, 현재의 자신을 받아들이되 포기하지 않으며, 미래의 자신을 준비하되 불안해하지 않는 것. 이러한 균형 잡힌 자세를 통해 인생의 마지막 장을 가장 아름답고 의미 있게 써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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