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2·3분 영어 스피치
박신규 지음 / PUB.365(삼육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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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영어 학원 입구에 서서 한참을 망설였던 스물다섯 살 겨울이 떠오른다. 유리문 너머로 자신 있게 영어를 쏟아내는 사람들을 보며, 나는 결국 발길을 돌렸다. '나는 안 돼'라는 생각이 발목을 잡았다.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나, 나는 여전히 영어 앞에서 움츠러드는 사람이었다. 머릿속엔 문장이 가득한데, 입 밖으로는 단어 하나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마치 목구멍에 투명한 벽이 있는 것 같았다. 그런 내게 누군가 물었다. "하루에 딱 1분만 영어로 말해볼 수 있어?" 1분이라니. 그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번에 읽고 실험해 본 영어 스피치 방법. <하루 1/2/3분 영어 스피치>였다.


한국에서 영어를 배운 사람이라면 누구나 비슷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시험 문제는 잘 풀리는데, 막상 말을 하려면 입이 굳어버린다. 문법은 완벽하게 알고 있는데, 실제 대화에서는 어색한 단어 나열만 반복한다. 왜 그럴까? 우리는 영어를 지식으로만 접근해왔기 때문이다. 마치 수영 이론서만 읽고 물에 뛰어들 것을 기대하는 것과 같다. 영어는 근육 운동에 가깝다. 입 근육이 영어 발음에 익숙해져야 하고, 뇌가 영어 문장 구조를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반복과 훈련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또 다른 문제는 완벽주의다. 우리는 문법적으로 완벽한 문장, 원어민 같은 발음을 구사하기 전까지는 입을 열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언어는 소통의 도구다. 완벽하지 않아도 의미가 전달되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실제로 전 세계에서 영어를 쓰는 사람 중 원어민은 소수에 불과하다. 각국의 억양이 섞인 영어가 지구촌 곳곳에서 당당하게 통용되고 있다. 세 번째는 '나만의 이야기'가 없다는 점이다. 교과서에 나오는 정형화된 대화는 실생활에서 거의 쓰이지 않는다. 정작 필요한 건 내 취미, 내 감정, 내 일상을 표현하는 능력인데, 우리는 그런 연습을 해본 적이 없다. 타인의 이야기를 번역하듯 말하다 보니, 영어가 나와 분리된 채로 남아 있는 것이다.


저자가 설계한 체계적 커리큘럼은 일반 회화책과 다르다. 그저 예문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자가 스스로 문장을 확장하고 자신의 이야기로 만들어갈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영어는 머리로 이해하는 학문이 아니라 입으로 익히고 몸으로 기억하는 기술이라는 철학이 담겨 있다. 이 접근법의 핵심은 '반복과 익숙함'이다. 같은 주제를 다양한 각도에서 반복적으로 연습하면서, 뇌가 영어 문장 패턴을 자동으로 처리하도록 만든다. 마치 자전거 타기를 배울 때 처음엔 모든 동작을 의식하지만, 익숙해지면 생각 없이도 페달을 밟게 되는 것과 같은 원리다. 또한 단계별 학습 구조가 명확하다. 각 주제마다 스피치 가이드로 시작해 기본 틀을 제시하고, 대화 연습으로 실전 감각을 익히고, 스피치 단계에서 자신의 이야기로 확장하고, 마지막으로 복습 퀴즈로 학습을 정착시킨다. 이 네 단계를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표현력이 성장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나의 이야기'로 말하게 만드는 설계다. 단순히 예문을 외우는 게 아니라, 제시된 틀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경험과 생각을 담아내도록 유도한다. 이렇게 하면 기계적인 암기가 아니라 진정한 의미의 표현력이 길러진다.

영어 교재를 펼치면 대부분 일상과 동떨어진 주제들로 가득하다. 하지만 정작 필요한 건 내 취미, 내 직업, 내가 좋아하는 음식에 대해 말하는 능력이다. 총 10개 파트, 50개 주제로 구성된 이 학습법은 실제 생활에서 자주 마주치는 상황들을 다룬다. '내 이야기' 파트에서는 자기소개, 성격, 강점과 약점, 인생의 전환점 같은 주제를 다룬다. 누군가를 처음 만났을 때, 면접을 볼 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때 반드시 필요한 표현들이다. 나는 이 파트를 연습하면서 단순히 이름과 직업을 말하는 수준을 넘어, 나라는 사람을 입체적으로 표현하는 능력을 얻었다. '취미 생활' 파트는 특히 유용했다. 독서, 운동, 요리, 여행처럼 보편적인 취미부터, 사진, 음악 감상, 반려동물 같은 개인적 관심사까지 다양하게 다룬다. 외국인과 대화할 때 가장 자주 나오는 주제가 바로 취미다. 이 부분을 충실히 연습하니 실제 대화에서 할 말이 풍부해졌다. '일상' 파트에서는 아침 루틴, 출퇴근, 식사, 쇼핑 같은 매일 겪는 일들을 다룬다. 가장 평범해 보이는 주제지만, 막상 영어로 표현하려면 막힌다. 하루 일과를 영어로 설명하는 연습을 하면서, 시간 순서대로 사건을 배열하고 연결하는 능력이 자연스럽게 향상됐다. '건강' 파트는 요즘 시대에 특히 중요하다. 운동 습관, 식습관, 스트레스 관리, 수면에 대한 주제를 다룬다. 팬데믹 이후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런 주제로 대화할 일이 많아졌다. 실제로 외국 동료와 줌 미팅 전 스몰토크를 나눌 때 운동 이야기가 자주 나왔는데, 이 파트를 연습한 덕분에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갈 수 있었다.


무료로 제공되는 MP3 파일은 생각보다 훨씬 유용했다. 출퇴근 시간에 이어폰을 끼고 반복해서 들었다. 처음엔 그냥 듣기만 했는데, 며칠 후부터는 따라 말하기를 시작했다. 섀도잉 기법이라고 하던가. 원어민 발음과 억양을 그대로 따라 하다 보니, 자연스러운 영어 리듬이 몸에 배기 시작했다. 특히 대화 파트의 MP3가 좋았다. 두 사람이 주고받는 대화를 들으면서, 실제 대화의 템포와 호흡을 익힐 수 있었다. 혼자 스피치 연습만 하면 자칫 일방적인 말투가 될 수 있는데, 대화 MP3를 들으면서 상호작용하는 영어를 배웠다. 표현 정리 PDF는 복습용으로 최적이었다. 각 파트별로 핵심 표현들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어, 스마트폰에 저장해두고 틈틈이 확인했다. 카페에서 커피를 기다리는 5분,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30초, 이런 자투리 시간에 PDF를 훑어보는 습관이 생겼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이 모든 자료를 무료로 제공한다는 점이다. 별도 비용 없이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어, 추가 투자 없이도 충분한 학습 자료를 확보할 수 있었다. 요즘 대부분의 학습 자료가 구독료를 요구하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양심적이다.

스피치 훈련의 진짜 효과는 일상에서 나타났다. 카페에서 영어로 주문할 때, 예전엔 미리 외운 문장을 로봇처럼 말했다. 이제는 바리스타와 짧은 대화를 나눌 수 있다. 50개 주제를 연습하면서 익힌 다양한 표현들이 자연스럽게 튀어나왔다. 온라인 미팅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외국 동료와의 화상회의에서 예전엔 최소한의 발언만 했다. 이제는 먼저 의견을 제시하고, 농담도 던지고, 때로는 다른 사람의 말을 정리해주는 역할도 한다. 3분 스피치 훈련이 준 구조화 능력이 회의 발언에도 그대로 적용됐다. 여행에서의 경험도 완전히 달라졌다. 작년 동남아 여행에서 현지 가이드, 식당 주인, 같은 숙소에 묵은 여행자들과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다. 취미, 음식, 여행, 문화 같은 주제들을 이미 충분히 연습해뒀기 때문에, 실전에서 자신감 있게 말할 수 있었다.


거창한 학습 계획이 필요 없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점심시간 식당 대기 중에, 잠들기 전 침대에서, 단 3분이면 충분하다. 나는 이 시간을 '영어 호흡'이라고 부른다. 하루에 세 번, 영어로 숨 쉬는 시간. 아침 출근길 1분 스피치는 하루를 여는 의식이 됐다. 어제 있었던 일, 오늘의 계획, 지금 내 기분 같은 간단한 주제로 말하면서 영어 모드로 전환한다. 이렇게 시작하면 하루 종일 영어에 대한 감각이 깨어 있는 느낌이다. 점심시간 2분은 새로운 표현을 익히는 시간으로 활용했다. 표현 정리 PDF에서 오늘의 표현 하나를 골라, 다양한 문장으로 만들어보는 연습을 했다. 같은 표현을 여러 맥락에서 써보니 확실히 내 것이 됐다. 잠들기 전 3분 스피치는 하루를 정리하는 시간이다. 오늘 있었던 일 중 인상적인 것, 배운 것, 느낀 것을 영어로 정리한다. 이렇게 매일 영어 일기를 쓰는 셈이다. 다만 글로 쓰는 게 아니라 말로 한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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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커밍 트레이더 조 - 압도적 매출, 독보적 팬덤, 대체 불가능한 브랜드의 탄생
조 쿨롬.패티 시발레리 지음, 이주영 옮김, 정김경숙(로이스 김) 감수 / 더퀘스트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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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산업을 파괴하고 세상을 바꾸겠다고 약속하는 실리콘밸리 비전가들이 지배하는 시대에, 조 쿨롬의 이야기는 미국 소매 업체에 대한 또다른 경영학적 철학을 소개해 주었다. 책은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식료품 체인 중 하나 인 트레이더 죠의 성장, 리더십, 기업 가치에 대한 경영 철학을 상세히 이야기 한다. <비커밍 트레이더 조>다. 미국 출장때 우연히 들렀던 트레이더 조의 신선한 충격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었는데, 트레이더 조의 경영철학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쿨롬의 식료품 소매업 명성으로 가는 길은 영감이 아닌 절박함으로 시작되었다. 1960년대, 그는 지배적인 세븐일레븐의 그늘에 가려진 프론토 마켓이라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편의점 체인을 관리했다. 이 사업은 파산 직전에 있었고, 한 계란 공급업체가 특이한 제안을 들고 찾아왔다. 특대 계란의 과잉 재고로 압도된 그 공급업체는 보통 대란과 같은 가격에 특대란을 제공했다. 할인된 가격에 12퍼센트 더 큰 계란을 판매하는 이 사소해 보이는 기회는 일시적인 수익 증대 이상의 의미를 가졌다. 이것은 쿨롬의 전체 경력을 정의할 원칙을 보여주었다: 다른 사람들이 간과하거나 버린 것에서 가치를 찾는 것이다. 이 계란 이야기는 쿨롬의 비즈니스 접근 방식을 요약한다. 그는 혁명적인 아이디어를 찾거나 식료품 산업을 재발명하려고 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공급망의 평범한 세부 사항에 주의를 기울였고, 비효율성을 발견했으며, 더 전통적인 사업가들이 사소하다고 무시했을 기회를 활용했다. 이 영리한 거래가 제공한 재정적 여유는 결국 그가 트레이더 조를 시작할 수 있게 했고, 프론토 마켓에서 얻은 통찰력을 완전히 새로운 소매 개념으로 변환했다.

쿨롬이 내린 가장 중요한 결정은 가장 단순한 것이기도 했다: 직원들에게 후하게 지불하는 것. 그는 이것을 자신의 경력에서 가장 중요한 비즈니스 선택으로 묘사하지만, 그의 이유는 이타적이라기보다는 전적으로 실용적이었다. 쿨롬은 직원 이직이 그의 가장 큰 비용을 차지한다고 계산했고, 더 높은 임금과 우수한 복리후생에 투자하면 숙련된 직원을 유지함으로써 궁극적으로 비용을 줄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 철학은 여러 구체적인 정책으로 나타났다. 트레이더 조는 평균 이상의 임금을 제공하여 직원들의 노조 가입 관심을 효과적으로 제거했다. 반노조 캠페인을 통해서가 아니라 노조를 불필요하게 만듦으로써 말이다. 회사는 또한 전통적인 직무 분리를 거부했다. 직원들을 계산원, 재고 담당자, 또는 고객 서비스 담당자와 같은 특정 역할에 제한하는 대신, 트레이더 조의 직원들은 부서 간에 순환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많은 소매 환경을 괴롭히는 단조로움과 지위 계층을 방지하여 업계 표준보다 훨씬 낮은 이직률에 기여했다.


쿨롬의 공정한 대우에 대한 헌신은 임금을 넘어 확장되었다. 1970년대에 여성을 정규직으로 고용하기로 결정했을 때, 그는 평등한 대우가 여성이 선적물 하역과 선반 재고 보충과 같은 육체적으로 힘든 작업에 참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을 인식했다. 여성을 위한 별도의 가벼운 임무를 만드는 대신, 그는 전체 재고 시스템을 재설계하여 40파운드 이상 무게가 나가는 케이스를 제거했다. 설탕을 비축하지 않기로 한 결정과 같은 이 사소해 보이는 물류 변경은 운영 선택에 영향을 미친 진정한 직장 평등에 대한 헌신을 반영했다. 이러한 정책들은 쿨롬이 "이기적 이타주의" 또는 "잘못된 이유로 올바른 일을 하는 것"이라고 부른 것을 드러낸다. 그는 도덕적으로 옳기 때문에 주로 근로자들에게 잘 지불한 것이 아니다. 그는 그것이 자신의 수익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그렇게 했다. 그러나 결과는 같았다. 직원들은 공정한 보상과 존중받는 대우를 받았다. 윤리에 대한 이 실용적인 접근 방식은 외양보다 실질을 우선시하는 현대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니셔티브와 흥미로운 대조를 제공한다.

쿨롬의 목표 시장에 대한 통찰력은 그의 전체 접근 방식을 특징짓는 신중한 관찰을 보여준다. 1960년대 중반, 그는 관련이 없어 보이는 두 가지 추세를 발견했다: 증가하는 대학 등록률(1944년 G.I. 권리장전의 지연된 효과)과 1970년에 출시될 보잉 747의 개발. 그는 이러한 발전이 세련된 취향을 가지고 있지만 예산이 제한된 교육받은 중산층 소비자의 큰 인구통계학적 그룹의 출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분석은 트레이더 조의 전체 정체성을 형성했다. 쿨롬은 명시적으로 "과도하게 교육받았지만, 저임금을 받는 전문가들(교사, 간호사, 음악가 및 유사한 직업)"을 목표로 삼았다. 모든 비즈니스 결정은 이 특정 청중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일치했다. 그는 어디서나 구할 수 있는 일반 국가 브랜드를 비축하기를 거부했으며, 이것이 고객의 지능을 모욕한다고 믿었다. 대신, 트레이더 조는 독특한 제품, 특히 뛰어난 가치를 제공하는 와인에 초점을 맞췄고, 건강하고 종종 유기농 식품을 강조했다.


전통적인 슈퍼마켓이 "NBC-CBS-ABC"인 반면 트레이더 조를 "난해한 케이블 채널"에 비유한 그의 은유는 이 전략을 완벽하게 포착한다. 그는 모든 사람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는 특정 틈새 시장을 위한 전문화된 제공물을 만들고 있었다. 쿨롬은 여행이 교육의 한 형태로 기능한다는 것을 관찰했으며, 심지어 인근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한 고객들도 더 모험적인 식습관을 보였다는 점을 주목했다. 그는 경험이 주류 미국 취향을 넘어 입맛을 확장시킨 사람들을 위한 상점을 만들었다. 이 고객 중심 철학은 제품 선택과 순환에까지 확장되었다. 트레이더 조와 코스트코(쿨롬이 존경했던) 모두 계절적이거나 수익성이 없는 품목을 기꺼이 중단했으며, 고객들이 그것을 사랑하더라도 마찬가지였다. 전반적인 비즈니스 건강을 위해 일부 쇼핑객을 실망시키려는 이러한 의지는 소매 관계를 감상적으로 만들기를 거부하는 쿨롬의 태도를 반영한다. 서평자가 애도하는 오렌지 식초는 이러한 접근 방식을 예시한다. 사랑받는 제품이 전략적 고려사항에 희생되었다.

식료품 물류에 대한 철학은 쿨롬 성공의 기초를 드러낸다. 그는 배송 및 보관을 위한 네 가지 다른 온도 영역 관리, 다양한 포장 유형에 걸친 다양한 판매 기한 및 사용 기한 관리, 그리고 당황스러울 정도로 다양한 주, 카운티 및 시 규정 준수 등 이러한 복잡성을 장애물로 보는 대신, 쿨롬은 그것들을 차별화의 기회로 취급했다. 그의 광범위한 제품 연구는 트레이더 조가 아몬드 버터와 같은 시장 공백을 발견할 수 있게 했으며, 이 체인은 수년 동안 그것을 제공하는 몇 안 되는 소매업체 중 하나로 판매했다. 그는 다른 회사의 제품 중단을 활용하여 한 소매업체의 쓰레기를 트레이더 조의 보물로 바꾸었다. 재고에 대한 이러한 수집가적 접근 방식 즉, 간과된 가치를 끊임없이 찾는 것은 경쟁 우위가 되었다. 쿨롬은 또한 전통적인 광고를 거부하고 그의 지적 소매 접근 방식을 반영하는 교육 정기 간행물인 "Fearless Flyer"를 선호했다. 고객들에게 가격 프로모션과 특별 제안을 퍼붓기보다는, 그는 그들의 지능을 존중하는 정보를 제공했다. 이 출판물은 적절한 정보가 주어질 때 사려 깊은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사려 깊은 사람들로 고객을 대하는 그의 광범위한 철학과 일치했다.


기업 리더십과 직원 간의 갈등이 특징인 오늘날의 비즈니스 환경에서, 쿨롬의 철학은 대안적 모델을 제공한다. 근로자에 대한 투자가 자선이 아닌 현명한 비즈니스를 나타낸다는 그의 주장은 노동 비용 최소화에 대한 지배적인 강조와 모순된다. 그의 점진적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 궤적은 빠른 확장을 요구하는 벤처 캐피탈 모델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부채 금융과 복잡한 기업 구조에 대한 그의 거부는 현대 금융 공학에 비해 거의 고풍스럽게 보인다. 트레이더 조는 직원들을 잘 대우하면서 성공을 달성한 회사의 드문 예다. 이 모델이 점점 더 통합되고 기술 중심적인 소매 환경에서 생존할 수 있는지는 미해결 질문으로 남아 있다. AI 인공지능의 시대에 이 비즈니스 모델의 미래는 어떻게 펼쳐질까? 조 쿨롬의 이야기가 중요한 것은 그가 산업을 혁명화하거나 변혁적인 기술을 창조했기 때문이 아니라, 사업 성공이 화려하지 않은 미덕에서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신중한 관찰, 실용적 지혜, 직원 존중, 그리고 고객 이해가 그것이다.

책이 주는 교훈은 복잡하지 않다. 다른 사람들이 무시하는 세부 사항에 주의를 기울여라. 경제적으로 의미가 있기 때문에 근로자들을 잘 대우하라. 고객을 깊이 이해하고 모든 사람에게 어필하려고 하기보다는 구체적으로 그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라. 확장 자체를 추구하기보다는 체계적으로 성장하라. 비전적 추측보다 실용적 지식을 존중하라. 이러한 원칙들은 명백하게 들리지만, 실제로 이에 따라 운영하는 기업은 거의 없다. 아마도 쿨롬의 철학에서 가장 가치 있는 측면은 그 지속가능성이다. 그는 그의 출발 이후 오랫동안 번영을 계속한 회사를 만들었으며, 이는 그의 접근 방식이 그의 개인적 참여에 전적으로 의존하기보다는 진정한 가치를 창출했다는 것을 시사한다. 많은 유명한 기업가들이 그들이 떠나면 어려움을 겪거나 무너지는 회사를 남기는 시대에, 이러한 지속적인 성공은 많은 것을 말해준다. 쿨롬의 회고록을 읽은 후 식료품점에 "존경, 경이, 경외의 감각"을 가지고 들어가는 것을 배웠다. 소매업이라는 평범한 상업 거래 내에 숨겨진 놀라운 복잡성과 그것들을 작동시키는 데 필요한 인간의 창의성을 알게 되었다. AI 시대에 파괴와 변혁에 집착하는 시대에 특히 가치 있게 느껴지는 교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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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스쿨어학연구소 지음 / 시원스쿨LAB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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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토익 시험장에서 가장 흔히 듣는 한숨 소리는 Part 7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지 못한 채 시험이 종료되는 순간 터져 나온다. 충분히 실력을 쌓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실전에서는 시간이 적이 되어버린다. 독해 영역에서 단 10분의 여유가 생긴다면 평균 57문제를 더 풀 수 있고, 이는 곧 2535점의 점수 상승을 의미한다. 이 교재가 주목하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이 책의 가장 혁신적인 접근은 전통적인 '정독' 방식에서 벗어나 '전략적 키워드 추적' 방식을 제시한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Part 7 한 문제당 할애되는 시간은 약 60초인데, 이를 40초 이하로 줄이는 것이 목표다.

구체적인 방법론은 세 단계로 구성된다. 먼저 질문문에서 핵심 키워드를 파악하고, 그 키워드가 지문 내에서 어떻게 변형되어 나타나는지(패러프레이징) 추적한 뒤, 선택지와 연결하는 과정이다. 마치 보물찾기에서 단서를 따라가듯, 불필요한 정보는 건너뛰고 정답으로 직행하는 경로를 학습하는 것이다. 실제 적용 시에는 질문을 먼저 읽으면서 '무엇을 찾아야 하는가'를 명확히 한다. 예를 들어 "What is suggested about the company?"라는 질문이라면, 'company'와 관련된 암시적 표현을 지문에서 찾되, 'suggested'라는 단어가 의미하는 간접적 정보에 집중해야 한다. 지문 전체를 꼼꼼히 읽기보다는, 회사의 특성이나 상황을 드러내는 문장들만 선별적으로 주목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Part 7에서 오답률이 높은 가장 큰 이유는 출제자가 의도적으로 설계한 패러프레이징을 간파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문에 'postpone'이라고 쓰여 있는데, 선택지에는 'delay'로 표현되거나, 'free of charge'가 'complimentary'로 바뀌는 식이다. 더 까다로운 경우는 구조적 패러프레이징인데, "Sales increased by 20%"가 "The company experienced significant growth in revenue"처럼 완전히 다른 문장 구조로 변환되는 경우다. 이 책은 이러한 패러프레이징 패턴을 유형별로 분류하여 체계적으로 학습하도록 돕는다. 동의어 치환, 품사 변환, 능동-수동 전환, 긍정-부정 전환, 인과관계 재구성 등 주요 패턴들을 반복적으로 노출시킴으로써, 시험장에서 처음 보는 문장 구조에도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감각을 기른다. 공부할 때는 왜 그 선택지가 정답인지를 패러프레이징 관점에서 분석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예를 들어 정답 선택지를 찾았다면, 지문의 어떤 표현이 어떤 방식으로 변형되어 선택지에 나타났는지를 문장으로 정리해보는 것이다. 이 과정을 거치면 다음번에 유사한 패턴이 나왔을 때 훨씬 빠르게 인식할 수 있다.

많은 수험생들이 무의식중에 시간을 낭비하는 습관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과도한 검증'이다. 정답이라고 생각되는 선택지를 골랐음에도 불구하고, 불안한 마음에 지문을 다시 읽고 다른 선택지들을 재검토하는 데 시간을 허비한다. 한 문제당 10~15초씩만 낭비해도 Part 7 전체로는 510분의 손실이 발생한다. 이 책은 이러한 비효율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한 번에 정답 결정하기' 훈련을 강조한다. 오답 선택지들이 왜 오답인지를 명확히 식별하는 능력을 기르면, 정답을 찾았을 때 확신을 가질 수 있다. 특히 출제자가 의도적으로 배치한 '매력적인 오답'들의 특징을 학습함으로써, 함정에 빠지는 시간을 줄인다. 구체적인 적용 방법은 문제를 풀 때마다 스톱워치로 시간을 재는 것이다. 처음에는 정확도에 집중하되, 점차 제한 시간 내에 풀기를 시도한다. 만약 한 문제에 60초 이상이 소요된다면, 그 문제를 따로 표시해두고 나중에 어느 단계에서 시간이 지체되었는지 분석한다. 지문을 너무 꼼꼼히 읽었는가, 선택지를 여러 번 재검토했는가, 패러프레이징을 파악하지 못해 헤맸는가 등을 파악하여 약점을 보완한다.

책의 또 다른 강점은 단계적 학습 설계다. 각 스킬은 세 단계로 학습된다. 먼저 '시뮬레이션' 단계에서는 시각적 도식을 통해 키워드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질문-지문-선택지 사이의 관계가 화살표와 색상으로 표시되어, 추상적인 개념이 구체적으로 이해된다. 다음 'PRACTICE' 단계에서는 핵심 정답 단서만 포함된 간결한 문제들로 집중 훈련한다. 실전처럼 긴 지문이 아니라, 해당 스킬을 적용하기에 최적화된 짧은 텍스트를 사용함으로써 학습 효율을 높인다. 마지막 '실전 TEST' 단계에서는 배운 스킬을 실제 시험 형식의 문제에 적용해본다. 공부할 때는 각 단계를 건너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시뮬레이션에서 원리를 완전히 이해한 후 PRACTICE로 넘어가고, 충분히 숙달되었다고 느껴질 때 실전 TEST에 도전한다. 만약 실전 TEST에서 어려움을 느낀다면, 다시 PRACTICE나 시뮬레이션으로 돌아가 약점을 보완한다. 이러한 순환적 학습이 스킬을 완전히 체득하게 만든다.

Part 7에서의 성공은 결국 시간과의 싸움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영어 실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제한된 시간 안에 핵심 정보를 빠르게 캐치하고, 정답을 확신을 가지고 선택하며, 불필요한 재검증 시간을 줄이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이 책은 바로 그러한 전략들을 체계적으로 학습하고 훈련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한 실천이다. 책에서 제시하는 스킬들을 머리로만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문제 풀이에 반복적으로 적용해봐야 한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지만, 충분한 연습을 통해 새로운 습관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으면, 10분이라는 귀중한 시간을 벌 수 있다. 그 10분이 만드는 점수의 차이가, 결국 목표 달성과 좌절의 갈림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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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많은 토익 입문자들이 첫 시험을 앞두고 막막함을 느낀다. 문법 용어는 낯설고, 방대한 학습량 앞에서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한다. 특히 영어 기초가 부족한 학습자들은 토익 준비 과정 자체가 높은 진입장벽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토익은 출제 패턴이 명확한 시험이다. 매번 반복되는 핵심 문법 포인트만 정확히 파악한다면, 단기간에도 충분히 기초를 다질 수 있다. 이번에 리뷰해본 10시간 집중 학습 기초영문법은 이러한 입문자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설계되었다. 방대한 영문법 전체를 다루는 대신, 토익에서 반복적으로 출제되는 핵심 문법 사항만을 엄선하여 집중적으로 학습한다. 이는 마치 시험 전 핵심 요약본을 공부하는 것과 같다. 모든 것을 알 필요는 없다. 시험에 나오는 것만 정확히 알면 된다.

토익 Part 5와 Part 6에서 다루는 문법 문제는 겉보기에는 복잡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약 15가지 핵심 문법 범주 안에서 반복적으로 출제된다. 품사 구분, 동사의 시제와 태, 준동사(to부정사, 동명사, 분사), 접속사와 전치사의 구분, 관계사, 비교 구문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핵심 문법 사항들은 매 시험마다 빠짐없이 등장하며, 이들을 확실히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기초 점수 확보가 가능하다. 문법 학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개념의 정확한 이해다. 많은 학습자들이 문법 용어에 압도당해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복잡한 용어보다 중요한 것은 문장 구조를 파악하는 눈이다. 주어가 무엇인지, 동사가 어디에 있는지, 이 단어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식별할 수 있다면 대부분의 문법 문제는 해결된다. 따라서 효과적인 학습법은 딱딱한 문법 용어를 암기하기보다는, 실제 문장에서 각 요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효과적인 문법 학습은 규칙을 암기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이론 학습 후 즉각적인 문제 적용이 이루어져야 학습 내용이 장기 기억으로 전환된다. 이상적인 학습 구조는 다음과 같은 단계로 이루어진다. 먼저 각 문법 항목의 핵심 개념을 명확히 이해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추상적인 설명보다는 구체적인 예문을 통한 학습이다. 예를 들어 현재완료 시제를 배운다면, 단순히 "have+과거분사"라는 형태를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에 시작된 일이 현재까지 영향을 미치거나 계속되는 경우"라는 개념을 실제 문장을 통해 체감해야 한다. 이론 학습 직후에는 즉시 연습 문제를 풀어본다. 이 과정에서 배운 내용을 직접 적용해 보면서 이해도를 점검한다. 단순히 정답을 맞히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왜 그것이 정답인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틀린 문제의 경우, 어떤 부분에서 오해가 있었는지를 명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전 테스트 단계에서는 시간 제한을 두고 문제를 풀면서 실제 시험 상황을 연습한다. 이 과정을 통해 문법 지식을 빠르게 적용하는 능력을 기른다. 토익은 속도 싸움이기도 하므로, 정확성뿐만 아니라 신속한 판단력도 함께 키워야 한다. 구문 분석 연습은 특히 중요한 단계다. 긴 문장을 주어부, 동사부, 수식어구 등으로 나누어 분석하는 훈련을 통해 복잡한 문장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이는 Part 5의 풀이 속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Part 6와 Part 7의 독해에도 직접적인 도움이 된다.

많은 학습자들이 "몇 회독을 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을 한다. 하지만 효과적으로 설계된 학습 시스템에서는 굳이 전체를 여러 번 반복할 필요가 없다. 각 학습 단계가 자연스럽게 이전 내용을 복습하도록 설계되어 있다면, 한 번의 학습 과정 안에서도 충분한 반복이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동사 시제를 배운 후 연습 문제를 풀고, 이후 실전 테스트에서 다시 만나고, 구문 분석 과정에서 또 다시 적용해 본다. 이렇게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같은 내용을 다른 맥락에서 반복 학습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장기 기억으로 전환된다. 이는 단순히 같은 내용을 여러 번 읽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또한 각 유닛을 학습할 때마다 이전에 배운 문법 사항들이 새로운 예문에서 다시 등장한다. 관계대명사를 배울 때 이전에 학습한 시제와 수일치가 함께 적용된 문장을 만나게 되는 식이다. 이러한 누적식 학습을 통해 개별 문법 사항뿐만 아니라 여러 문법이 복합적으로 적용된 문장도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이 길러진다.

문법을 배우는 궁극적인 목적은 문장을 정확하고 빠르게 이해하는 것이다. 구문 분석 능력은 이를 위한 핵심 기술이다. 복잡해 보이는 긴 문장도 구조를 파악하면 의미가 명확해진다. 구문 분석의 첫 단계는 문장의 뼈대를 찾는 것이다. 주어와 동사를 먼저 식별한 후, 목적어나 보어가 있는지를 확인한다. 이 핵심 구조를 파악하면 문장의 기본 의미가 드러난다. 나머지 부분들은 이 핵심을 꾸며주는 수식어구들이다. 수식어구에는 형용사구, 부사구, 관계절 등 다양한 형태가 있다. 이들을 정확히 구분하고 어떤 단어를 꾸며주는지 파악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접속사와 전치사의 역할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 접속사는 문장과 문장을 연결하고, 전치사는 명사와 함께 수식어구를 만든다. 이 차이를 명확히 알면 복잡한 문장도 여러 개의 작은 의미 단위로 나누어 이해할 수 있다. 구문 분석 능력은 Part 5에서 빠른 문제 풀이를 가능하게 한다. 문장 구조를 한눈에 파악하면 어떤 품사나 형태가 들어가야 할지 즉시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Part 6와 Part 7에서 긴 지문을 읽을 때도 각 문장의 핵심을 빠르게 파악하여 독해 속도를 높일 수 있다.

단기간 집중 학습은 장기간 산발적 학습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 일주일에 한 시간씩 열 번 공부하는 것보다, 하루나 이틀에 걸쳐 10시간을 집중적으로 공부하면 학습 내용 간의 연결성이 높아지고 기억에 더 오래 남는다. 토익 기초문법 학습은 시험 점수를 올리기 위한 것이 아니다. 영어 문장 구조를 이해하는 근본적인 능력을 기르는 과정이다. 이 기초가 탄탄하면 토익 점수 향상은 물론, 실무 영어나 다른 영어 시험 준비에도 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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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멸하지 않는 도시
경신원 지음 / 투래빗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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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지방 소멸이라는 단어가 일상어가 된 지 오래다. 정책 담당자들은 회의실에 모여 출산율 그래프를 들여다보고, 기업 유치 실적을 점검하며, 개발 예산을 배정한다. 하지만 숫자는 냉정하다. 아무리 지원금을 쏟아부어도 아이는 태어나지 않고, 산업단지를 조성해도 청년들은 수도권행 기차에 오른다. 우리는 지금 근본적인 질문 앞에 서 있다. 과연 도시를 살리는 것은 무엇인가? 경신원의 '소멸하지 않는 도시'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매력'이라는 예상 밖의 키워드로 제시한다. 처음에는 다소 추상적으로 들릴 수 있다. 매력이라니, 그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가? 하지만 책장을 넘기며 세계 곳곳의 도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매력이란 결코 모호한 개념이 아니라 도시 생존의 가장 실질적인 조건임을 깨닫게 된다.

우리가 오랫동안 믿어온 도시 발전의 공식은 단순했다. 인구가 늘면 경제가 성장하고, 경제가 성장하면 도시가 발전한다. 따라서 인구를 늘려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며, 일자리를 위해서는 기업을 유치해야 한다. 이 선형적 논리는 고도성장기에는 작동했다. 하지만 인구 감소가 구조화된 지금, 이 공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아니, 애초에 이 공식은 사람을 수단으로만 바라보는 관점에서 출발한 것은 아니었을까? 저자가 지적하듯, 청년을 지역 소멸 문제 해결을 위한 '수단적 존재'로만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청년들은 정책 대상이 아니라 삶의 주체다.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일자리나 지원금이 아니라, 그곳에서 살아갈 이유, 즉 삶의 질과 의미다. 이것이 바로 매력의 핵심이다. 매력있는 도시란 사람들이 머물고 싶어 하는 곳, 떠났다가도 다시 돌아오고 싶은 곳이다.

과거 도시의 매력은 주로 물리적 자산으로 측정되었다. 웅장한 건축물, 아름다운 경관, 잘 정비된 거리. 이런 요소들은 분명 중요하다. 하지만 오늘날 도시 매력의 개념은 훨씬 더 복합적이고 역동적으로 변화했다. OECD나 UN 같은 국제기구, 그리고 도시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것은 사람 중심의 거버넌스, 주민 참여, 다양한 주체 간 협력, 창의성, 포용성, 지속 가능성 같은 가치들이다. 런던의 보로 마켓 사례는 이를 잘 보여준다. 이곳은 오래된 시장만이 아니다. 상인과 주민들이 함께 참여하며 시장의 정체성을 재구성하고, 생활 유산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면서 다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공간이 되었다. 화려한 재개발이나 대규모 투자 없이도, 그곳의 역사와 이야기, 그리고 사람들의 참여가 만들어낸 매력이 시장을 살렸다. 브리즈번의 하워드 스미스 와프 역시 마찬가지다. 버려진 부두와 창고가 지역 크리에이터들의 손을 거쳐 로컬 브루어리와 커뮤니티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그 결과 사람들이 다시 모이고 시간을 보내는 장소가 되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건물의 화려함이 아니라, 그 공간이 품고 있는 이야기와 사람들이 그곳에서 만들어가는 경험이다. 웨일스의 작은 마을 헤이온와이는 더욱 극적이다. 인구 1,500명의 쇠퇴하는 시골 마을이 '책의 마을'이라는 정체성을 발견하면서 세계적인 문화 관광지로 탈바꿈했다. 매년 수십만 명이 방문하는 문학 축제의 중심이 된 것이다. 이 변화는 거대한 자본이나 정부 주도의 개발이 아니라, 지역 주민들의 창의적 기획과 참여에서 시작되었다. 이 사례들이 공통적으로 말해주는 것은, 도시의 매력이란 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재발견'되는 것이라는 점이다. 이미 그곳에 있던 이야기, 공간, 사람들의 관계가 새로운 방식으로 조 명받고 해석될 때, 도시는 다시 빛을 발한다.

그렇다면 한국의 도시들은 어떤가? 서울의 홍대, 성수동, 문래동, 이태원은 모두 예술가와 창작자들의 자발적 노력으로 독특한 문화 지구로 성장했다. 하지만 그 성공은 역설적이게도 해당 지역의 위기로 이어졌다. 젠트리피케이션이 발생하면서 임대료가 급등하고, 정작 그 공간을 만들어낸 예술가와 원주민들은 밀려났다. 매력을 만든 사람들이 떠나면서, 그 공간은 겉모습만 남은 채 상업화되었다. 이는 우리 사회가 도시의 매력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우리는 종종 매력의 결과물만 보고, 그것을 만든 과정과 사람들을 간과한다. 핫플레이스가 되면 외부 자본이 몰려들고, 프랜차이즈가 들어서고, 원래의 정체성은 희석된다. 그리고 사람들은 다시 다른 곳을 찾아 떠난다. 이런 악순환 속에서 도시는 지속 가능한 매력을 축적하지 못한다. 샌프란시스코 사례도 시사적이다. 오랫동안 창조계층이 모이는 대표적인 창조 도시로 여겨 졌지만, 최근에는 높은 물가와 주거비 상승, 사회적 불평등으로 인해 많은 예술가와 창업가들이 도시를 떠나고 있다. 창조 계층을 유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교훈이다. 도시 경쟁력은 특정 계층의 유입이 아니라, 다양한 계층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포용성과 지속 가능성에서 나온다. 우리 도시 정책의 문제는 여기에 있다. 단기적 성과에 집중하면서 장기적 지속 가능성을 놓친다. 물리적 환경 개선이나 관광객 유치에만 초점을 맞추면서, 정작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삶의 질과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은 뒷전으로 밀린다. 예술가와 기존 주민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장기적 지원책, 공공과 민간과 지역 사회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런 요소들이 종종 선언적 구호에 그친다.

핵심은 관점의 전환이다. 도시를 통계와 수치로만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사람과 이야기, 관계와 경험의 공간으로 바라보는 것. 성장과 개발의 대상이 아니라, 삶과 문화가 축적되는 장소로 이해하는 것. '얼마나 키웠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매력적인 가'를 묻는 것이다. 이런 전환은 정책 담당자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이 사는 도시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참여하며, 어떻게 함께 만들어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매력 있는 도시는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애정과 참여, 상상력과 실험이 누적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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