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도주 함부로 팔지 마라 - 살 때, 버틸 때, 팔 때를 알아채는 시장의 결정적 신호
한지영 지음 / 다산북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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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주식을 하다 보면 오르는 종목 앞에서 두 가지 질문이 따라붙는다. 지금 오르는 주식을 뒤늦게 사도 괜찮을까, 그리고 이미 갖고 있다면 언제까지 들고 있어야 할까. 나는 오랫동안 이 질문에 '내 매수가'를 기준으로 답해왔다. 조금 수익이 나면 더 떨어지기 전에 팔고 싶었고, 손실이 나면 본전이 올 때까지 기다리고 싶었다. <주도주 함부로 팔지 마라> 4장 -주도주는 언제 무너지는가를 읽으며 깨달은 것은, 판단의 기준이 내 매수가가 아니라 그 종목이 주도주가 된 이유가 아직 살아 있는가에 있어야 한다는 점이었다. 책에 따르면 과거 강세장의 마지막에는 금리 인상, 금융위기, 무역갈등, 팬데믹 같은 외부 변수가 있었다. 그런데 이런 충격은 지수보다 먼저 주도주에서 신호를 보낸다. 지수는 사상 최고치 부근인데 어떤 종목은 시장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고 뒤처지기 시작한다. 강세장이 끝나기 전에 주도주가 먼저 끝나는 셈이다. 이 과정은 '주가 = EPS × PER'이라는 식으로 설명된다. 주도주가 정점에서 무너질 때 가장 먼저 빠지는 것은 이익(EPS)이 아니라 멀티플(PER)이다. 이익은 멀쩡한데 왜 멀티플이 먼저 빠질까? 멀티플은 미래의 지속 가능성을 미리 가격에 반영한 숫자이기 때문이다. 시장 평균보다 비정상적으로 높은 멀티플은 시간이 갈수록 평균 쪽으로 끌려 내려오는데, 이를 평균회귀라 한다. 시장은 성장률 자체보다 성장의 가속도에 반응하기도 한다. 작년에 30% 늘었던 이익이 올해 20% 늘면 여전히 좋은 성적인데도 시장은 '가속도의 둔화'를 읽는다. 실제 이익이 줄기 전에 기대가 먼저 낮아지고, 높은 주가를 지탱해 줄 다음 숫자가 사라지는 것이다. 수급과 금리도 변수다. 한쪽으로 쏠린 포지션은 오를 때는 상승을 키우지만 내릴 때는 반대 방향으로 작동한다. 작은 악재에도 마진콜, 손실 제한, 리밸런싱, 환매가 동시에 나오면 기업 분석만으로는 낙폭을 설명하기 어렵다. 금리는 멀티플의 분모를 바꾼다. 이익이 먼 미래에 몰린 고멀티플 성장주는 장기채권처럼 듀레이션이 길어서 같은 금리 변화에도 더 크게 흔들린다. 그래서 주도주의 붕괴는 주가가 떨어졌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책은 시장 전체의 환경을 보는 '시장 계기판'과 보유 종목 자체가 지위를 잃었는지 보는 '주도주 계기판'을 구분한다. 시장이 흔들려도 내 종목의 이익과 상대수익률이 살아 있을 수 있고, 반대로 지수는 멀쩡한데 내 주도주만 먼저 끝날 수도 있다. 나는 여기에 악재에 대한 주가의 반응도 덧붙여 보고 싶다. 예전에는 웬만한 악재에도 버티던 주가가 같은 정도의 악재에 크게 밀린다면, 반대로 좋은 뉴스에도 더는 반응하지 않는다면 시장의 관심이 다른 곳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새로운 산업이나 종목이 시장의 중심으로 떠오르는 것도 기존 주도주의 위치를 점검할 이유가 된다. 중요한 것은 신호 하나가 아니라 여러 신호가 같은 방향을 가리키는지 확인하는 일이다. 이 기준으로 내 과거를 돌아보면 먼저 '팔았던' 경험이 떠오른다. 나는 코로나 이전부터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비자, QQQ, 메타, 존슨앤존슨처럼 익숙한 미국 기업을 조금씩 모았고, 한동안 제자리에 멈춘 것 같아 1년 전에 정리했다. 솔직히 말하면 그때 나를 움직인 것은 EPS 성장의 둔화나 수급 변화가 아니라 '주가가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다'는 체감이었다.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이 판단은 절반은 이해되고 절반은 아쉽다. 오래 오른 종목의 주가가 멈추는 것은 기대가 이미 충분히 반영됐다는 신호일 수 있다. 하지만 주가가 쉬는 것과 주도주의 지위가 무너지는 것은 다르다. 이익이 계속 늘면서 멀티플만 조정받는 구간이었을 수도 있는데, 나는 그 둘을 구분하지 않았다. 그때의 매도가 옳았는지는 이후의 주가가 아니라 그때 내가 가진 이유로 평가해야 하는데, 그 이유가 '지루함'에 가까웠다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 지금 내가 '팔지 않고 갖고 있는' 것은 코스피지수를 추종하는 ETF와 로봇 ETF다. 여러 번 시행착오를 겪고 나니 개별 종목을 고르는 일이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는 것을 인정하게 됐다. 기업 실적, 산업 전망, 지금 주가에 담긴 기대치까지 계속 점검해야 하는데 나에게는 그럴 시간도 역량도 부족하다. 코스피 ETF에는 시장을 이끄는 종목들이 자연스럽게 담기고, 주도주의 얼굴이 바뀌면 지수 안의 비중도 함께 바뀐다. 한 종목의 주도주 사이클이 끝나는 위험을 혼자 떠안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내가 이 ETF를 팔지 않는 첫 번째 이유다. 내가 팔았던 이유와 팔지 않은 이유는 같은 질문에서 나온다. 이 종목이 시장의 중심에 섰던 이유가 지금도 유지되고 있는가. 과거의 나는 이 질문 대신 유튜브의 목소리와 내 매수가, 주가의 움직임에 답을 맡겼다. 최근 지인에게 자극받아 개별 종목에 다시 관심이 생겼는데, 이번에는 '어떻게 살까'보다 '왜 오르고 있는가'를 먼저 묻고 싶다. 좋은 종목을 많이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너무 일찍 팔지 않되, 주도주였다는 과거에 매달리지도 않는 것. 주도주를 함부로 팔지 말라는 말은 팔지 말라는 뜻이 아니라, 이유 없이 팔지 말라는 뜻이라고 나는 이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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