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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를 위한 한입 일본어 초급 1 - 배운 문법으로 내 문장을 말하게 되는 일본어 ㅣ 왕초보를 위한 한입 일본어 1
오겡끼홈스쿨 지음 / 모티브 / 2026년 9월
평점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가을 휴가로 일본 2박 여행을 가기로 정한 건 여름이 채 끝나기도 전이었다. 비행기 표를 끊어놓고 나니 마음이 조급해졌다. 예전에 몇 번이나 일본어 공부를 시작했다가 흐지부지 끝났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히라가나를 겨우 외우고, 인사말 몇 개를 익히고 나면 어느새 책은 책장 한구석에 꽂혀 있었다. 이번에는 다를 수 있을까, 반신반의하면서 초급 교재를 펼쳤다. 교재를 펴자마자 눈에 들어온 문장이 있었다. "처음 배우는 일본어일수록, '내 말을 만드는 것'부터." 이 한 줄이 계속 마음에 남았다. 나는 늘 문법을 '외우는' 공부를 해왔다. です가 무슨 뜻인지, ます가 어떤 형태로 변하는지 표를 그려가며 암기했다. 그런데 정작 여행지에서 써먹을 문장은 하나도 만들지 못했다. 문법은 알아도 입은 떨어지지 않는, 늘 그런 식이었다.
이번 교재는 달랐다. 문법 하나를 배우면 그걸로 끝이 아니라, 그 문법을 활용해서 직접 문장을 50개씩 만들어보게 했다. 처음에는 귀찮고 막막했다. 몇 개 만들다 보면 비슷한 문장만 반복하게 되고, 단어가 떠오르지 않아 멈추기 일쑤였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문장을 만드는 과정 자체가 공부가 되었다. 아는 단어를 이리저리 조합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문법의 쓰임이 손에 익었다. 제1강 です·ですか를 배우고 나서 가장 먼저 만든 문장은 "これは かばんです"였다. 유치할 정도로 단순한 문장이었지만, 내가 직접 만든 첫 일본어 문장이라는 사실이 묘하게 뿌듯했다. 이어서 こ·そ·あ·ど를 배우면서는 여행지에서 물건을 가리키며 쓸 문장들을 상상하며 만들어봤다. "あれは なんですか", 저게 뭐예요, 라는 문장을 여러 번 소리 내어 말해보니 실제로 교토의 골목에서 낯선 간판을 보고 물어보는 내 모습이 그려졌다.
숫자와 시간을 배우는 강의에서는 조금 더 실전적인 문장을 만들어봤다. 호텔 체크인 시간을 묻거나, 기차 시간을 확인하는 상황을 떠올리며 "なんじに でますか", 몇 시에 나가요, 같은 문장을 스스로 완성했다. 예전 같으면 그냥 예문을 눈으로 읽고 넘어갔을 텐데, 내 여행 일정에 맞춰 문장을 바꿔 만들다 보니 훨씬 오래 기억에 남았다. ましょう·ませんか를 배울 때는 "いっしょに いきましょう", 같이 가요, 라는 문장을 만들면서 여행 중에 누군가에게 건넬 말을 미리 연습하는 기분이 들었다. 형용사 강의들을 지나면서는 문장이 조금씩 길어지고 다양해졌다. 맛집을 검색하며 "この ラーメンは おいしいですか"처럼 묻는 문장을 만들어보고, 숙소에 대한 감상을 "へやは ひろくて きれいです"라고 표현해보기도 했다. 처음에는 단어 하나하나를 사전처럼 찾아가며 만들었지만, 강의가 뒤로 갈수록 예전에 만든 문장의 단어를 살짝 바꿔서 새로운 문장을 만드는 요령이 생겼다. 배운 것들이 쌓이면서 서로 연결되는 느낌, 그게 이 공부법의 진짜 재미였다.
돌아보면 나는 늘 '정답'을 찾는 공부를 해왔다. 예문을 읽고, 뜻을 확인하고, 맞으면 넘어가는 식이었다. 그런데 내 문장을 만드는 공부는 정답이 하나가 아니었다. 같은 상황도 아는 단어에 따라, 그날의 기분에 따라 다르게 표현할 수 있었다. 어제는 "たのしいです"라고 썼던 문장을 오늘은 "たのしかったです"로 바꿔보면서, 이 표현이 정말 내 것이 되어가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30일 완성이라는 커리큘럼을 하루 한 강씩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절반을 넘어섰다. 여전히 헤매는 부분도 많고, 조사를 틀리는 일도 잦다. 하지만 예전처럼 중간에 손을 놓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매일 새로운 문장을 만드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문법책의 예문을 외우는 게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일본어로 바꿔보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작은 성취처럼 느껴진다.
이제 여행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완벽한 문장을 구사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숙소에서, 식당에서, 낯선 골목에서 내가 직접 만들어본 문장을 소리 내어 말해볼 수는 있을 것 같다. 통째로 외운 표현이 아니라 내 손으로, 내 생각으로 조합한 문장이기에 더 자신 있게 입 밖으로 낼 수 있을 것이다. 가을의 일본 여행이, 그동안 만들어온 나의 일본어 문장들을 실제로 시험해보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번에는, 여행이 끝난 뒤에도 이 공부를 계속 이어가고 싶다. 내 문장을 만드는 것이 이렇게 즐거운 일인지, 이제야 알게 되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