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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의 기술 - AI가 대신할 수 없는 인간의 판단력
이대진 지음 / 반니출판 / 2026년 9월
평점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책은 흥미로운 역설을 담고 있다. 데이터가 폭발적으로 증가할수록, AI가 정보 처리의 속도와 규모에서 인간을 압도할수록, 오히려 판단의 무게를 정하는 인간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다는 것이다. 우리가 이제 일상적으로 쓰고있는 생성형 AI는 정보를 요약한다. 빠르게, 그리고 매끄럽게. 하지만 요약은 편집이고, 편집은 해석을 담는다. ChatGPT가 제공하는 "한국 부동산 5% 상승 가능성"이라는 결론 뒤에는 누군가의 선택이 숨어있다. 어떤 데이터를 포함하고 어떤 데이터를 배제했는가. 최근 거래량을 가중치 있게 반영했는가, 역사적 평균을 중심으로 봤는가 등을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필립 테틀록이 발견한 '여우의 우월성'은 특히 현재의 불확실성 속에서 만은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고슴도치처럼 "AI가 모든 일자리를 대체한다"는 단언은 명확하고, 미디어 친화적이고, 인지하기 쉽다. 하지만 현실은 여우 의 영역이다. 상이한 데이터 출처를 동시에 짜맞추고, 새로운 증거가 나타날 때마다 자신의 가정을 수정하며, 단기 심리와 장기 구조를 구분하는 능력이다. 특히 생성형 AI 시대에 여우의 사고법은 자기수정의 겸손함을 의미 한다. 어제의 AI 예측이 틀렸을 때, 인간은 그 틈을 본다. “왜 이 데이터는 고려하지 못했는가. 이 모델의 한계는 무엇인가?“ 이 질문을 끝없이 던지는 능력이 바로 AI를 도구로 삼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책에 등장하는 라이브테스팅과 가정의 기록이라는 개념은 특별히 이 시대의 과제를 이야기 한다. AI는 과거 데이터로 학습하고, 통계적 패턴을 찾아낸다. 그리고 정말 정확할 때가 있다. 그러나 그 정확함이 모두 모델의 우월 성 때문일까? 마찬가지로 우리가 A의 조언을 따라 좋은 결과를 얻었을 때, 그것이 정말로 AI의 판단력이 탁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우연의 소수첨 판정이었을까? 반도체 회사 입사 후 성과급을 받는 칙원의 사례처럼, 많은 성공은 운과 선택이 얽혀있다. AI 시대의 책임있는 분석가는 이를 기록한다. 어떤 변수를 통제했는지, AI가 어떤 이유로 결론에 도달했는지 문서화하고 검증한다. 그리고 그 다음 상황이 올때, 이게 전에 봤던 패턴인지 정확히 판별할 수 있는 기억과 맥락을 축적한다.
수에즈 운하 좌초 사건에서 평생 바다를 본 어머니의 직관이 복잡한 수치 모델을 이겼다는 사례는 흥미로운 사례다. AI의 무능함을 말하는 게 아니라, 인간이 축적한 문화적•역사적 맥락의 가치를 말하는 것이다. 생성형 AI는 패턴을 본다. 하지만 “왜 사람들은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행동했는가“ 라는 문화적 무게감. “ 이전의 이런 위기는 어떻게 풀렸는가“ 라는 역사적 기억. “지금 이 신호의 음성 톤은 진심인가“ 라는 직관적 영역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이제 그 직관은 신비로운 천재의 임무가 아니라, 책임 있는 분석의 도구가 되었다. 자신의 판단에 자본과 평판을 거는 분석가가 AI와 협력할 때, 비로소 "더 빠른 정답"이 아닌 "더 나은 판단"이 탄생한다.
LLM 생성형 AI는 우리의 예측 기술을 폐기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을 심화시킨다. A가 데이터를 정렬하고 정렬하고 또 정렬할 때, 인간은 "이 정렬이 맞는가"를 묻는다. AI가 결론을 제시할 때, 인간은 "누구의 이익이 이 결론 안에 숨어있는가"를 묻는다. 그것이 바로 AI 시대의 예측이 요구하는, 판단력의 재발견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