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목차를 살펴보면 배열과 포인터, 구조체, 동적 메모리 할당, 함수 포인터처럼 언뜻 낡아 보이는 개념들이 즐비하다. 그러나 이 개념들은 사실 오늘날 AI 챗봇과 딥러닝 프레임워크를 구현하는 파이썬, C++, 심지어 러스트와 같은 언어들의 근간을 이루는 원리이기도 하다. 파이썬의 리스트가 내부적으로 어떻게 메모리를 재할당하는지, 텐서 연산이 왜 그렇게 빠른지, 가비지 컬렉션이 무엇을 자동화해주는 것인지를 이해하려면 결국 그 아래 놓인 C언어적 사고방식으로 돌아가야 한다. C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단순히 하나의 프로그래밍 언어를 익히는 것이 아니라, 이후에 마주할 모든 언어를 이해하기 위한 '해독 능력'을 갖추는 일에 가깝다. 코드를 읽고 따라 치는 것만으로는 실력이 늘지 않는다. 직접 문제에 부딪히고, 어디서 막히는지 스스로 확인하고, 오류 메시지를 해석하며 다시 풀어보는 과정을 되풀이할 때에만 비로소 감각이 손에 붙는다. 이것은 AI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 학습의 본질이다. AI는 답을 빠르게 보여줄 수는 있어도, 그 답에 도달하는 사고의 과정을 대신 겪어주지는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