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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르네상스의 대화
이케다 다이사쿠.루 매리노프 지음 / 중앙일보S / 2026년 7월
평점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추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점은 하나의 역설이다. 우리는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철학 상담을 찾아가는 사람들이 끝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루 매리노프 박 사가 지적한 "의미의 위기"는 단순히 개인의 심리적 문제가 아니라, 현대 문명이 근본적으로 직면한 시대적 과제를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철학은 어렵다고 한다. 그만큼 접근하기 어려운 철학을 두 석학의 대담을 통해 접근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매리노프 박사는 20세기 과학의 발전 이후 인류가 묻기를 멈추었다"고 지적한다. STEM 분야에 거대한 자본이 집중되는 반면, 인문학은 자원을 잃어가고 있다는 그의 진단은 매우 날카롭다. 스마트폰과 Al 기술로 무장한 현대인은 무 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기술적 답변은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정작 "왜 살아야 하는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라는 근본적인 질문 앞에서는 여전히 무력하다. 과학이 제공하는 효율성과 편의는 우리의 외적 조건을 개선했지만, 내적 공허함을 메워주지는 못했다. 생성형 인공지능 LLM 의 시대에 대량의 정보 접근이 진실 도달을 의미하지 않을 것이다. 오늘날의 정보하 시대를 정확히 꿰뚫고 있다. 소셜미디어와 뉴스 알고리즘은 우리를 확증편향의 소용돌이로 몰아넣 는다. 정보의 진위를 판단할 철학적 사고력 없이, 우리는 자신의 신념을 강화하는 정보만 수용하게 된다. 어떻게 보면, 민주주의 사회의 분열과 깊아 연결되어 있다. 미국의 정치적 양극화, 우리 사회의 갈등의 심화 등 이 모든 것의 근저에 는 공유된 가치관과 성찰의 능력 부재가 있다. 철학은 본래 상아탑의 학문이 아니었다. 소크라테스는 광장에서, 공자와 석가모니는 제자들과의 대화 속에서 철학했다. 철학은 모든 사람의 손 안에 있던 삶의 지혜였다. 현대 사회가 필요토 하는 것은 철학의 "대중화"가 아니라 철학의 "복원"이다. 철학 카운슬링이라는 개념이 탄생한 배경은 이를 잘 보여준다. 사람들은 여전히 철학자를 필요로 하고 있었고, 철학자들은 단지 그 요청을 듣고 응담하기만 하면 되었다.
이케다 다이사쿠와의 대담에서 강조되는 불교의 중도 개념은, 오늘날 극단화된 이분법적 사고의 대안을 제시한다. 현대는 "찬성 또는 반대","맞거나 틀리거나"라는 이진 논리에 사로잡혀 있다. 그러나 실제의 인생샤는 "즉시 결론을 낼 수 없는 것들"로 가득하다. 불확실성과 어떻게 마주할 것인가, 이것이 중도의 삶이 가르치는 진정한 지혜다. 이는 단순한 절충주의가 아니라, 상황의 복잡성을 온전히 인식하면서도 책임 있는 실천을 하는 자세이다. 마리노프 박사가 강조하는 또 다른 핵심은 대화의 힘이다. 그는 이케다 회장을 통해 "대화가 인간을 치유하고 변화시킨다"는 것을 경험했다. 이는 특히 의미심장하다. 현대인은 역설적이게도, 소통 도구는 가장 발달했으나 진정한 대화는 가장 부족한 세 대다. SNS 상의 논쟁, 뉴스 댓글에서의 적대 등이것들은 대화가 아니라 상호 간의 논박일 뿐이다. 상대를 이기거나 자신의 신념을 강화하기 위한 말이 아니라, 상대를 이해하고 함께 진리를 탐색하는 대화가 희귀해진 것이다. 불교의 "불 경보살"처럼 모든 사람을 존경하는 태도로 시작하는 대화. 거울이 되어 상대 안의 가능성을 깨우는 대화. 이것이 철학의 복원과 함께 현대가 필요로 하는 실천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기후변화, 팬데믹 등 현대의 위기들은 기술로만은 해결될 수 없다. 이 모든 문제의 뿌리에는 인간관의 부재, 공동체의식의 상실, 생명존엄성에 대한 망각이 있다. 저자들이 제시하는 철학은 거창한 이론이 아니다. 그것 너는 누구인가'를 끊임없이 묻고, 자신의 행동의 의미를 성찰하며, 타인의 내면에 담긴 무한한 가능성을 존중하는 태도다. 현대의 철학은 "사유하는 인간'을 되찾는 운동이어야 한다. 기술이 담을 준다고 믿고 "묻기를 멈춘" 사람들을 다시 철학하게 하는 것. 극단의 소용돌이에 빠진 사회에 중도의 지혜"를 회복시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고립과 분열의 시대에 상대를 존중하며 마음을 여는 대화의 문화를 복원하는 것이다.
이것이 위기 시대의 철학이 해야 할 과제이며, 동시에 " 희망의 철학"이 가져야 할 실천적 의미인 것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 안의 철학자를 깨울 때, 그것이 세상을 바꾼다. 이 말 속에 현대 철학의 모든 가능성이 웅축되어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