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통해 내가 발견한 것은, 슬픔이 극복하거나 이겨내야 할 대상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슬픔은 우리가 누군가를 그만큼 깊이 사랑했다는 증거이며, 사랑을 쌓는 데 걸린 시간만큼 그 사람 없이 살아가는 법을 익히는 데도 시간이 걸린다는 지극히 당연한 진리를 담고 있다. 블래츨리가 마지막에 남긴 말처럼, 나아지는 데는 시간이 걸리지만 분명히 나아진다는 것, 그리고 그 여정이 뒷걸음질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는 걸음이라는 사실을 이제는 믿을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 누군가의 슬픔 앞에 서게 된다면, 나는 서둘러 위로의 말을 찾기보다 그저 곁에 머무르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리고 언젠가 나 자신의 슬픔이 찾아올 때에도, 그것을 병으로 여기며 서둘러 지우려 하기보다 그 슬픔이 지나가는 그 나름의 길을 믿고 걸어가 보려 한다. 슬픔은 끝내야 할 숙제가 아니라, 사랑했던 마음이 새로운 모습으로 계속 살아가는 방식이라는 것을, 나는 이 책을 통해 비로소 발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