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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사회 프로젝트 - 노동과 여성·청년이 만나면 세상이 바뀐다
조돈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7월
평점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삼성전자 성과급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던 날, 뉴스를 보면서 이상한 감정을 느꼈다. 기쁘지도, 안심 이 되지도 않았다. 그저 어딘가 꽉 막힌 것 같은 찜찜함. 마치 누군가 조용히 문을 닫고 들어가는 것을 담장 밖에서 바라보 는 기분이었다. 반도체 부문은 1인당 최대 6억 원, 디바이스 부문은 600만 원. 같은 회사 울타리 안에서 벌어진 이 격차 앞에서, 잠시 멍해졌다. 그 숫자들이 나쁜 것인지 좋은 것인지 판단하기 전에, 이 숫자들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무언 가를 드러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우리 사회가 공정하다고 믿고 싶어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 다. 조돈문 교수는 이 장면을 두고 초기업노조의 극단적 집단 이기주의 '라고 잘라 말했다. 그 말이 틀리지는 않을 것이 다. 여전히 찜찜함이 가시지 않았다. 집단 이기주의를 비판하는 나 역시, 어느 순간 내 자신의 이기주의 앞에서는 눈을 감 아온 적이 있었다. 우리는 모두, 어느 정도는, 자신에게 유리한 불평등에는 눈을 감고 자신에게 불리한 불평등에만 분노하 도록 설계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왜 우리는 불평등에 분노하면서도, 세상에서 가장 불평등한 나라 중 하나인 미국을 여전히 선망하는 것일까? 왜 피라미드 형 소득분배가 싫다고 말하면서, 정작 그것을 강화하는 구조를 바꾸려는 시도에는 소극적일까? 불편한 사실이다. 이 불 편함은 책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책이 나를 너무 정확하게 건드리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지금의 불평등이 언젠가는 나아 질 거라 믿으며 견디고 있는가. 아니면 이미 그 불평등의 이데올로기를 조용히 받아들인 것인가... 사실 우리는 어릴 때부 터 불평등을 참는 법을 배운다. 점수로 줄을 세우고, 대학 이름으로 사람을 판단하고, 어떤 회사에 다니느냐로 삶의 무게 를 가늠하는 세계 속에서 자란다. 그것이 공정하다고 배우고, 그것에 맞춰 살아가며, 결국 그것을 당연하다고 느끼게 된 다. 책에서 말하는 '불평등 이데올로기의 내면화'는 거창한 학술 용어가 아니라, 우리의 일상적인 감각 자체다. 2010년대 기준 한국의 상위 10%는 국민소득의 46.4%를 가져간다. 스웨덴은 30.2%다. 이 숫자를 처음 봤을 때 나는 충격을 받았 다. 그러다 이내 그 충격이 희미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것이 문제였다. 충격을 받아야 할 숫자 앞에서 금방 무뎌지는 우리 의 감각, 그것이야말로 불평등체제가 가장 교묘하게 작동하는 방식이다.
해결방법은 어디에 있을까? 스웨덴이라는 거울 앞에서 생각해 본다. 20세기 초 미국보다 가난하고 불평등했던 나라가, 사민당과 노동조합의 협력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평등한 복지국가 중 하나로 거듭난 이야기. 렌-마이드너 모델, 연대임금 제, 황금삼각형, 낯선 단어들이지만 그 핵심은 단순하다. 성장의 과실을 독점하지 않고 나누며, 그 나눔을 통해 더 오래, 더 지속 가능하게 성장한다는 것이다. 마음이 복잡해진다. 스웨덴이 아름다운 것은 알겠다. 그런데 그 아름다움이 우리 앞에 놓였을 때, 나는 그것을 닮아가려는 의지보다 먼저 우리는 그것을 할 수 없다'는 체념을 떠올린다. 왜일까. 어쩌면 그것이 책이 말하는 '불평등 이데올로기의 승리'가 아닐까. 대안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 대안을 실현할 주체도 방법도 없다고 느끼도록 만드는 구조. 그 구조 속에서 우리는 조용히 피라미드 아래 줄을 서며 언젠가 위로 올라갈 날을 기다린 다. 사실은 스웨멘도 처음부터 스웨엔이 아니었다. 작은 개혁이 신뢰를 넣고, 그 신뢰가 더 큰 개혁의 발판이 되었다. 비개혁주의적 개혁이라는 개념이 다소 낯설고 불완전하게 들리더라도, 절박한만큼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완벽한 혁명을 기다리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불완전한 한 걸음이 낫을 것이다.
해결방법은 어디에 있을까? 스웨덴이라는 거울 앞에서 생각해 본다. 20세기 초 미국보다 가난하고 불평등했던 나라가, 사민당과 노동조합의 협력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평등한 복지국가 중 하나로 거듭난 이야기. 렌-마이드너 모델, 연대임금 제, 황금삼각형, 낯선 단어들이지만 그 핵심은 단순하다. 성장의 과실을 독점하지 않고 나누며, 그 나눔을 통해 더 오래, 더 지속 가능하게 성장한다는 것이다. 마음이 복잡해진다. 스웨덴이 아름다운 것은 알겠다. 그런데 그 아름다움이 우리 앞에 놓였을 때, 나는 그것을 닮아가려는 의지보다 먼저 우리는 그것을 할 수 없다'는 체념을 떠올린다. 왜일까. 어쩌면 그것이 책이 말하는 '불평등 이데올로기의 승리'가 아닐까. 대안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 대안을 실현할 주체도 방법도 없다고 느끼도록 만드는 구조. 그 구조 속에서 우리는 조용히 피라미드 아래 줄을 서며 언젠가 위로 올라갈 날을 기다린 다. 사실은 스웨멘도 처음부터 스웨엔이 아니었다. 작은 개혁이 신뢰를 넣고, 그 신뢰가 더 큰 개혁의 발판이 되었다. 비개혁주의적 개혁이라는 개념이 다소 낯설고 불완전하게 들리더라도, 절박한만큼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완벽한 혁명을 기다리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불완전한 한 걸음이 낫을 것이다.
AI와 코스피 9000의 시대, 겉으로는 모두가 잘사는 것처럼 보이는 이 시기에도, 누군가는 여전히 피라미드의 아래쪽에서 내일을 버티고 있다. 화려한 수치 뒤편에 숨어 있는 K자형 양극화의 이면을, 우리는 외면하기 쉽다. 왜냐하면 외면하는 것 이 더 편하기 때문이다. 평등한 세상은 한 번에 오지 않는다. 그러나 불평등에 무감각해지는 것을 거부하는 사람이 한 명 더 생길 때마다, 세상은 조금씩 다른 방향으로 기울 수 있을 것이다. 그 기울기가 충분히 쌓이면, 어쩌면 우리도 언젠가 스 웨덴을 선망하는 것이 아니라 스웨덴이 우리를 배우는 날을 맞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 날을 위해, 오늘의 찜찜함을 잊지 않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