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으며 크게 와닿았던 것은, 법을 모르는 착한 사람이 가장 먼저 손해를 본다는 지적이었다. 처음에는 다소 냉정하게 느껴지는 말이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틀린 말이 아니었다. 우리는 흔히 갈등 상황에서 좋은 게 좋은 것이라며 넘어가거나, 억울해도 참는 것이 미덕이라고 배워왔다. 하지만 그런 태도가 오히려 상대방에게 만만하게 보이는 빌미가 되고, 결국 시간이 지나 돌이킬 수 없는 손해로 이어지는 경우를 우리는 뉴스에서 심심치 않게 접한다. 전세 보증금을 떼이고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사람들, 임금을 받지 못한 채 퇴사 후에야 뒤늦게 억울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니었다.
특히 나는 전세로 거주하고 있는 세입자이기에, 주거와 관련된 부분을 읽으면서 마음이 복잡해졌다. 요즘 뉴스를 켜면 하루가 멀다 하고 전세 사기 피해 소식이 들려온다. 그동안 나는 계약서를 쓸 때 그저 중개인이 알려주는 대로, 관행이라는 말에 기대어 서명해왔다. 계약서에 어떤 특약을 넣어야 내 보증금을 지킬 수 있는지,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 채 막연한 불안감만 안고 살아온 것이다. 이 책을 통해 계약 단계에서부터 확인해야 할 사항들과, 문제가 발생했을 때 활용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막연했던 두려움이 조금은 구체적인 대비책으로 바뀌는 기분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