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의 그릇 - 90세 현역 트레이더 시게루 할아버지의 일대일 부자 수업
후지모토 시게루 지음, 박선영 옮김 / 다산북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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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요즘 주식 시장은 매일 아침 뉴스를 여는 것이 두렵다. 간밤 미국 시장이 급락했다는 소식, 관세 전쟁의 파고, 금리 전망을 둘러싼 엇갈린 해석들. 숫자들은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고, 그 위에 올라탄 나는 손잡이를 꽉 쥔 채 눈을 감아버리기 일쑤다. 투자를 시작한 지 몇 년이 지났지만, 시장이 흔들릴 때마다 나의 마음도 함께 흔들린다는 사실은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한 기사를 읽었다. 1936년생, 올해로 여든일곱 살의 현역 트레이더 후지모토 시게루 씨의 이야기였다. 열아홉 살에 주식을 시작해 68년간 하루도 시장을 외면하지 않았다는 사람. 현재 자산 약 20억 엔, 매월 6억 엔을 거래하는 사람. 그런데 무엇보다 나를 사로잡은 것은 그의 자산 규모가 아니었다. 그가 살아온 방식이었다. 그의 책일 읽을 기회가 있었다. 책을 읽으며 나는 자꾸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시장이 흔들릴 때 손을 놓아버리는 나와, 68년 동안 손을 놓지 않은 사람. 그 사이에는 실력의 차이가 아닌, 무언가 더 근본적인 것이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시게루 씨의 하루는 새벽 두 시에 시작된다. 미국 시장을 점검하고, 네 시에 신문을 읽고, 여섯 시에는 일본 선물거래를 확인한다. 여덟 시에 컴퓨터 앞에 앉아 지정가 주문을 넣고, 오전 장이 열리는 아홉 시에는 이미 그날의 준비가 끝나 있다. 장이 마감된 후에는 노트에 그날의 거래를 모두 기록하고 반성한다. 노트는 수십 권에 이른다. 나의 하루와 비교하면 부끄러움이 밀려온다. 나는 시장이 오를 때는 들뜨고, 내릴 때는 불안해하며 뉴스 헤드라인만 훑는다. 적립식 펀드를 설정해두고 '장기투자'라는 말 뒤에 숨어 사실상 아무것도 들여다보지 않는다. 생각해보면 나는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투자를 '맡겨두고' 있었다. 시게루 씨는 배움을 멈추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나와 다르다. 그는 예순여섯 살에 컴퓨터를 처음 샀다. 보통 사람이라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기를 주저할 나이다. 그러나 인터넷 증권 거래가 편리하고 수수료도 싸다는 말을 듣자마자 그날 바로 전자제품 매장으로 달려갔다. 망설임이 없었다. 그 가벼운 발걸음이, 나에게는 오히려 무겁게 느껴진다. 나는 새로운 투자 방식이나 금융 상품 앞에서 얼마나 자주 '나중에'라고 중얼거렸던가. 시게루 씨에게 '나중에'라는 단어는 아마 없었을 것이다.

첵에서 가장 오래 머문 대목은 시게루 씨가 주식과의 관계를 설명한 부분이었다. 어떤 젊은 트레이더가 나이가 들수록 집중력이 떨어진다고 고민을 털어놓자, 시게루 씨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매일매일 주식을 보다 보면, 주식 쪽에서 가르쳐주게 돼.' 그리고 덧붙였다. '아직 주식과 친구 수준이야. 주식과 형제가 될 정도로 사귀어야 해.' 이 말이 한동안 머릿속을 맴돌았다. 나는 주식 시장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시장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오를 때는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내릴 때는 회피하고 싶었다. 시장을 벗 삼아 매일 대화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거리를 두고 결과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것이 내가 흔들리는 이유였는지도 모른다. 친하지 않은 상대는 조금만 이상한 낌새를 보여도 겁이 나기 마련이다. 시게루 씨는 바블 붕괴로 자산이 10억 엔에서 2억 엔으로 줄었고, 한신·아와지 대지진으로 집을 잃고 투자 의욕마저 잃었다. 그러나 결국 다시 시장으로 돌아왔다. 아무리 세상이 흔들려도 시장은 내일도 열린다는 사실이, 그에게는 포기하지 않을 이유가 되었을 것이다. '오늘로 전부 끝낼 필요는 없어. 내일도 모레도 시장은 열리니까.' 이 말에는 단순한 낙관이 아닌, 수십 년의 경험이 깔려 있다. 나는 그동안 시장의 단기적인 움직임에 너무 많은 감정을 실었다. 조금 오르면 팔고 싶고, 조금 내리면 버리고 싶었다. 그 불안의 근원은 결국 시장에 대한 이해 부족이자, 나 자신에 대한 믿음 부족이었다. 진짜 손실은 계좌 숫자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공부하지 않고 생각하지 않은 시간들에 있었다.

시게루 씨의 투자 기법은 특별히 복잡하지 않다. PER 15배 이하, PBR 1배 이하의 성장주를 고르고, RSI 지표를 참고하고, 소량으로 먼저 사보고 확인한 뒤 늘려간다. 하루에 수만 엔, 많아야 수십만 엔의 작은 이익을 차곡차곡 쌓는다. 비밀이라고 부를 만한 것이 없다. 그가 20억 엔의 자산을 쌓은 진짜 이유는 기법이 아니라 '계속했다'는 사실 자체인 것이다. 요즘의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자주 묻는다. 지금 사야 하는가, 팔아야 하는가, 기다려야 하는가. 시게루 씨라면 이렇게 답할 것 같다. 잘 모르겠으면 먼저 조금 사보라고. 사보지 않으면 그 주식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고. 한 번에 모르더라도 서너 번 거래하다 보면 그 주식을 알게 된다. 결국 투자는 지식의 축적이고, 그 지식은 경험을 통해서만 쌓인다. 책으로 배울 수 있는 것은 절반에 불과하다. 나머지 절반은 직접 부딪히고, 잃어보고, 반성하는 과정에서 온다. 시게루 씨의 노트 수십 권은 그 증거다.

흔들리는 시장 앞에서 나는 오늘부터 조금 달라지고 싶다. 적립식 투자를 '방치'가 아닌 '관찰'로 바꾸는 것부터 시작하려 한다. 보유한 종목의 결산을 한 번이라도 더 들여다보고, 오늘의 시장 움직임을 짧게라도 기록해보려 한다.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해도 좋다. 시게루 씨도 처음부터 알지는 못했을 것이다. 다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87세의 그가 오늘도 새벽 두 시에 눈을 떠 미국 시장을 확인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내가 뉴스 헤드라인에 흔들리는 것이 조금 부끄러워진다. 시장은 언제나 롤러코스터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그 위에서 손을 놓지 않는 법을 배운다. 나도 그 사람들 곁에, 조금씩 가까이 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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