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서 인상 깊었던 비유는 아이의 언어 습득이었다. 아이는 태어나서 1년 동안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다. 단지 듣는다. 부모의 목소리, TV 소리, 일상의 소음 속에 담긴 언어를 온몸으로 흡수한다.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엄마", "맘마", "아빠"가 튀어나온다. 그 아이에게 누군가 문법을 가르쳤는가? 단어 시험을 보게 했는가? 아니다. 그저 충분히 들었을 뿐이다. 우리는 성인이 되면서 이 당연한 진실을 잊어버렸다. 아니, 어쩌면 학교 교육이 우리에게서 그 본능을 빼앗아 갔을지도 모른 다. 영어 수업 시간, 우리는 항상 해석을 요구받았다. 문장이 들리면 즉시 한국어로 바꾸어야 했고, 이해가 되지 않으면 실패한 것이었다. 이 습관은 뿌리 깊게 박혔고, 우리는 영어를 들을 때마다 무의식적으로 번역기를 돌리기 시작한다. 그 번 역기가 따라가지 못하는 속도로 원어민이 말하면, 우리의 뇌는 패닉 상태에 빠진다. 저자가 말하는 귀 뚫기의 핵심은 바로 이 번역 충동을 내려놓는 것이다. 들리는 대로, 끊기지 않게, 그냥 쭉 듣는 것. 이것이 모국어를 배울 때 우리가 했던 일이고, 이것이 언어 습득의 본질이다. 우리는 단지 그 방법을 너무 오래 쓰지 않았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