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셋 유어 마인드 - 반복되는 루틴에 가려진 내 안의 잠재력과 마주하는 법
마리오 알론소 푸이그 지음, 성소희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는 매일 아침 눈을 뜨는 순간부터 수많은 정보와 자극에 노출된다. 스마트폰 알림, 쏟아지는 뉴스, 타인의 시선과 기 대, 그리고 스스로에게 부과하는 끝없는 요구들, 현대인의 마음은 전쟁터와 다를 바 없다. 마리오 알론소 푸이그(Mario Alonso Puig)는 바로 이 전쟁터 한복판에서 우리에게 멈춰 서서 자신을 돌아볼 것을 촉구한다. 신경외과 의사이자 리더 십 전문가인 저자는 과학적 근거와 철학적 통찰을 결합하여 인간의 잠재력에 대해 화두를 제시한다. 책을 처음 접했을 때, 나는 '리셋'이라는 단어가 단순히 '새 출발'을 의미하는 진부한 메타포일 것이라 짐작했다. 그러나 읽어갈수록, 푸이그 가 말하는 리셋은 표면적 변화가 아니라 사고의 구조 자체를 재편하는 근본적 전환임을 깨달았다.


푸이그는 도발적인 명제를 던진다. "내면에는 우리가 잘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이 공존한다. 우리는 자신과 타인은 물론, 세상에 끊임없이 투사하는 내적 이미지를 인식하지 못한다." 우리는 흔히 자신을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상은 어떠한가? 우리가 타인을 판단할 때, 그것이 순수하게 타인에 대한 평가인지, 아니면 자신 안에 있는 무언가의 투사 (projection)인지 구별할 수 있는가? 저자는 이 무의식적 투사야말로 우리가 스스로를 제한하고, 타인과의 관계를 왜곡하며, 세상을 편협하게 바라보게 만드는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이와 연결하여 저자는 좌뇌와 우뇌의 역할 차이를 흥미롭게 설명한다. "좌뇌는 사고와 지식의 세계를, 우뇌는 경험을 가장 중시한다. 특히 우뇌는 사물의 이름이 아닌, 그 구체적인 존재 자체에 관심을 보인다." 우리 사회는 압도적으로 좌뇌 중심적이다. 수치화, 분류, 논리적 추론, 언어적 정의에 집착하는 문화 속에서 인간은 '경험하는 존재'로서의 자신을 점점 잃어간다. 저자가 지적하듯, "사람들은 대체로 좌뇌가 더 우세하다. 특히 좌뇌는 물질주의적이고 뚜렷하게 '지적 오만'을 내보이는 문화권에서는 더욱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실제보다 더 많이 안다고 믿으며, 이를 당연하게 여긴다. 지적 오만은 현대인의 고질적 병폐다. 우리는 구글 검색 한 번으로 모든 것을 안다고 착각하고, 표면적 지식을 깊은 이해로 오인한다. 마크 트웨인의 말처럼, "망치만 갖고 있는 사람은 무엇을 보든 못으로 여긴다." 협한 인식의 틀 안에 갇힌 우리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한다. 자신이 가진 도구와 언어, 경험의 범위 안에서만 세계를 해석하며, 그 틀에 맞지 않는 것은 배제하거나 왜곡한다. 마음의 리셋이란 바 로 이 고착된 틀을 해체하고, 더 넓고 유연한 인식의 지평을 여는 작업이다.


푸이그는 변화를 위한 구체적 방법론을 제시한다. 그는 신경과학의 최신 연구를 토대로, 인간의 뇌는 고정된 기관이 아니 라 끊임없이 변화하고 적응하는 '가소적(plastic)' 구조임을 강조한다. 이른바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의 원리다. 명상, 시각화(Visualization), 긍정적 습관의 반복 등 이러한 실천들은 문자 그대로 뇌의 신경 회로를 재구성하는 과정이다. 저자는 이를 통해 오랜 시간 굳어진 부정적 사고 패턴을 끊고, 새로운 가능성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고 역설한다. 더 나아가 저자는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우리가 어떤 사람들과 함께하느냐, 어떤 정보를 접하느냐, 어떤 공간에서 생활하느냐, 이 모든 것이 마음의 상태에 심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저자가 특히 주목하는 것은 언어의 힘이다. "반대보다 지지가 낫다. 전쟁에 반대하는 것보다 평화를 추구하고, 배제에 반발하기보다 포용에 동조하자. ...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가 에너지를 움직인다. 특정 표현은 우리가 대상을 다르게 느끼게 한다."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의 "내 언어의 한계가 내 세계의 한계다"라는 명제를 떠올리게 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말은 의사소통 도구뿐만 아니라, 우리가 경험하는 현실을 구성하는 틀이다. ' 나는 못해와 아직 못 해봤어 '는 같은 사실을 서술하지만, 전혀 다른 미래를 향해 우리를 이끈다. 긍정과 가능성의 언어로 내면을 채우는 것, 이것이 바로 마음 리셋의 핵심 실천 중 하나다. 저자는 개인의 도덕성과 변화 가능성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제시한다.


푸이그는 보다 성숙하고 사회적인 차원의 통찰을 제공한다. 그는 권력과 지위를 향한 집착을 날카롭게 비판한다. "어른들은 권력과 지위를 위해 삶을 바치고, 결정과 책임의 권한을 지닌 주체가 누구인가를 보여 주는 데 끊임없이 집착한다. 이러한 행동은 자신이 미흡하거나 하찮다는 감정을 피하려는 잔꾀에 지나지 않는다." 불편하지만, 정직하다. 우리가 추구하는 많은 것들 즉, 명예, 재력, 지위 등 실상 내면의 결핍과 불안을 감추기 위한 방어 기제일 수 있다는 것이다. 진정한 자유 는 외부의 조건이 채워질 때 오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외부 조건에 더 이상 집착하지 않아도 될 만큼 내면이 단단해질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 그리고 저자는 타인을 대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이야기 한다. "자기가 받은 대우에 따라 남을 대하는 사람은 많다. 그러나 자신이 대우받고 싶은 대로 남을 대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예수의 황금률을 연상시키지만, 그 현실적 무게는 가볍지 않다. 상처받은 사람이 상처를 준다는 악순환, 불신 속에서 불신을 키우는 관계의 비극을 끊어내는 것은 단순한 도덕적 결단이 아니라, 마음의 근본적 전환을 요구하는 일이다. 바로 '리셋'이 필요한 순간이다. 저자는 변화의 여정이 결코 쉽지 않음을 솔직하게 인정한다. "그렇게 우리는 조금씩, 매 순간, 날마다 '자유의 날개'를 키워 나갈 수 있 다. (...) 그러나 막대한 노력을 기울여야 나아갈 수 있을 정도로 여정은 쉽지 않으며, 자신에게 연민도 베풀어야 한다." 자기계발서가 변화를 지나치게 쉽고 빠른 것처럼 포장한다. 하지만 푸이그는 다르다. 그는 변화가 어렵고 더디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그 과정에서 자신에게 연민을 베풀 것을 권한다. 완벽하지 않아도, 더디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한 걸음씩 나 아가는 것, 그것이 진정한 성장이다.


책은 나에게 세 가지 질문을 남겼다. 나는 지금 어떤 내적 이미지를 세상에 투사하고 있는가? / 내가 굳게 믿는 '나'라는 정의는 가능성을 여는 문인가, 아니면 나를 가두는 벽인가? / 나는 과거의 상처에 반응하며 사는가, 아니면 원하는 미래를 향해 능동적으로 살아가는가? 이 질문들에 명쾌하게 답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나 역시 그렇다. 하지만 책이 가르쳐 준 것은, 질문 자체가 이미 변화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자신에게 묻는 순간, 우리는 이미 자동화된 삶의 관성에서 한 발 비켜 서 있다. 마음을 리셋한다는 것은 과거를 지우거나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과거의 경험이 현재를 지배하지 않도록, 그 경험으로부터 지혜를 얻도 그 무게에 짓눌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자리에 새로운 가능성과 성장의 씨앗을 심는 것이다. 푸이그의 말처럼, 우리는 조금씩, 매 순간, 날마다 자유의 날개를 키워 나갈 수 있다. 그 여정이 아무리 더디고 힘 겹더라도, 자신을 믿고 연민하며 나아가는 한, 우리는 분명 우리가 꿈꾸는 자신에게 한 걸음씩 가까워질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