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19세기 제국주의 시대의 전쟁은 향료와 은을 둘러싼 것이었고, 20세기의 패권 경쟁은 영토 확장과 석유 자원을 축으로 돌아갔다. 그렇다면 21세기 세계 권력의 문법은 무엇인가? 전직 영국 외교관 아서 스넬(Arthur Snell)은 그 답을 기후변화에서 찾는다. 그의 신작 <뉴 워>는 기후위기가 환경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흥망을 좌우하는 근본적인 지정학적 변수로 작동하고 있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고전 지정학은 지리라는 물리적 조건이 국가의 운명을 결정한다고 주장해 왔다. 산맥, 강, 해협, 평원 등 이런 요소들이 국가의 방어력과 팽창 가능성을 규정한다는 것이다. 스넬의 통찰은 바로 이 지리가 지금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알프스 등반 중 낙석을 간신히 피했던 개인적 경험이 그에게 이 사실을 직관적으로 깨닫게 해주었다. 녹아내리는 빙하가 암벽을 불안정하게 만들듯, 기후변화는 수천 년 동안 고정된 것처럼 보였던 세계 권력의 지형도를 뒤흔들고 있다. 그가 '집 안의 습기'에 비유한 것처럼, 기후변화의 지정학적 효과는 눈에 잘 띄지 않지만 구조 전체를 서서히 바꾸어 놓는다. 사헬 지대의 가뭄이 쿠데타를 낳고, 과테말라의 작황 실패가 미국 국경의 정치적 위기로 이어지고, 북극 해빙(海氷)이 러시아와 중국의 전략 계산을 바꾼다. 이 모든 연결고리의 출발점에 기후변화가 있다. 스넬은 이를 '흙, 공기, 불, 물'이라는 고대 4원소의 틀로 체계화하면서, 기후지정학이라는 새로운 분석 언어를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