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 근력
짐 머피 지음, 지여울 옮김 / 윌북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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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는 흔히 리더십을 외부에서 찾는다. 더 높은 직위, 더 많은 권한, 더 뛰어난 전략. 성과 지표를 달성하고, 팀을 이끌며, 조직을 성장시키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라고 배워왔다. 그러나 오랫동안 수많은 리더들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한 가지 공통 된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오래도록 흔들리지 않고 탁월함을 유지하는 사람들은 남들보다 뛰어난 기술이나 전략을 가진 것이 아니라, 남들과는 다른 '내면의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2025년 1월, NFL 와일드카드 경기 도중 필라델피아 이 글스의 와이드리시버 AJ 브라운이 벤치에 앉아 책을 읽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되었다. 경기 중에. 그 책은 짐 머피(Jim Murphy)의 <Inner Excellence>였다. 그 한 장면은 엄청난 화제거리였다. 하나의 메시지였다. 진정한 탁월함은 경기장 밖, 즉 내면에서부터 준비된다는 것이다. 책은 이 메시지에서 출발한다. 내면 근력이란 무엇인가. 왜 그것이 현대의 리더 에게, 아니 모든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역량인가.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그것을 키워갈 수 있는가.

'근력'이라는 단어는 본래 신체적인 힘을 뜻한다. 근육이 저항을 이겨내는 힘. 그런데 우리가 삶에서 마주하는 저항은 신체 적인 것만이 아니다. 실패의 두려움, 타인의 시선, 불확실한 미래, 끊임없이 속삭이는 자기 의심의 목소리. 이 모든 심리적 저항을 이겨내는 힘, 그것이 바로 내면 근력이다. 내면 근력은 긍정적 사고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잘 될 거야'라고 되뇌는 것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내면 근력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면서도 그 현실에 압도되지 않는 능력이다. 두려움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두려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상태다. 폭풍이 사라지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폭 풍 속에서도 춤출 수 있는 능력이라고 표현해도 좋을 것이다. 짐 머피는 이를 '탁월한 수행 능력'의 핵심으로 본다. 외부 조 건이 완벽하게 갖춰졌을 때만 최선을 발휘할 수 있다면, 그것은 진정한 능력이 아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심지어 오늘 컨디션이 최악이더라도, 지금 이 순간 자신이 가진 것 안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는 것. 그것이 내면 근력이 우리에게 가져다 주는 선물이다.

내면 근력을 이야기할 때 피해갈 수 없는 주제가 있다. 바로 두려움이다. 두려움은 나쁜 것이 아니다. 두려움은 본래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 설계된 감정이다. 뜨거운 불 앞에서 움츠러드는 것, 낭떠러지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는 것. 이런 두려움은 생존을 위한 지혜다. 문제는 우리의 뇌가 물리적 위협과 심리적 위협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회의실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것, 실패할 수도 있는 도전에 뛰어드는 것, 진심을 담아 누군가에게 다가가는 것. 이런 순간에도 뇌 는 동일한 경고 신호를 보낸다. "위험하다. 멈춰라."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이 안전한 길을 선택한다. 익숙한 것, 예측 가능한 것, 실패할 가능성이 낮은 것. 이 길은 분명히 편안하다. 그러나 편안함에는 대가가 따른다. 성장의 포기, 가능성의 축소, 그리고 어느 날 문득 찾아오는 이게 전부인가'라는 공허함이다. 머피는 두려움의 본질을 '자기중심성(self-centeredness)'에서 찾는다. 이것은 이기심과는 다르다. 지나치게 자신의 실패, 자신의 평판, 자신의 고통에 집중한 나머지, 더 넓은 가능성을 보지 못하게 되는 상태다. 내가 어떻게 보일까, 틀리면 어쩌지, 감당할 수 있을까. 이 좁은 시야 속에서 두려움은 더욱 크게 자란다. 반면, 자신의 시선을 더 큰 무언가로 돌릴 때, 두려움은 조금씩 그 힘을 잃는다. 이것이 역설이다. 나 자신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을 때, 오히려 나는 더 강해진다. 내면 근력은 두려움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두려 움보다 더 강한 무언가를 내면에 키우는 것이다.

현대의 삶은 소음으로 가득 차 있다, 스마트폰 알림, 끊임없는 업무 메시지, 뉴스 피드,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 내면의 소음. 머피는 이 내면의 소음을 세 가지로 구분한다. 첫 번째는 내면의 비평가(Inner Critic)다. "네가 그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지난번에도 실패했잖아." 이 목소리는 우리가 가장 용기를 필요로 하는 순간에 가장 크게 들린다. 결정을 앞두고, 발표를 앞두고, 중요한 대화를 앞두고. 이 목소리는 과거의 실패와 상처로 만들어진 경고 시스템이지만, 그것이 현재의 우리를 정의하도록 내버려 두면 안 된다. 두 번째는 산만한 마음(Monkey Mind)이다. 원숭이가 나뭇가지에서 나뭇가지로 쉼없이 뛰어다니듯, 우리의 마음은 과거의 후회와 미래의 걱정 사이를 끊임없이 오간다. 지금 이 순간, 지금 이 대화, 지금 이 일에 완전히 집중하지 못하게 만드는 이 분산된 주의력은 리더십의 질을 떨어뜨리고, 관계의 깊이를 얕게 만들며, 판단 력을 흐린다. 세 번째는 기만하는 마음(Trickster)이다. "오늘은 너무 피곤해. 내일 하면 되잖아. 지금 상황이 적절하지 않아." 이 목소리는 교묘하게 합리적으로 들린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회피가 있다. 어렵고 불편한 것으로부터 도망치려는 충동이 이성적인 언어로 포장된 것이다. 이 세 가지 마음의 소음에 공통적으로 효과적인 처방은 알아차림(awareness)이다. 그 목소리가 들릴 때, 그것에 이름을 붙이는 것. "아, 지금 내 내면의 비평가가 말하고 있구나.""이것은 원숭이 마음의 소음이야." 이름을 붙이는 순간, 그 목소리와 나 사이에 공간이 생긴다. 나는 그 생각이 아니라, 그 생각을 바라보는 관찰자가 된다. 그리고 그 공간 속에서 비로소 선택이 가능해진다. 내면 근력은 이 공간을 만드는 능력이다. 자극과 반응 사이 의 그 찰나의 공간을 넓히는 능력. 빅터 프랭클이 아우슈비츠의 극한 상황 속에서 발견한 그 자유. 자극과 반응 사이에는 공간이 있다. 그 공간 속에 우리의 성장과 자유가 있다."

내면 근력은 한 번에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매일의 작은 선택들이 쌓여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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