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시험지를 내고 교실 문을 나서는 순간, 갑자기 알아버리는 것들이 있다. 긴장이 풀리는 바로 그 찰나, "아, 거기서 틀렸구나"라는 깨달음이 불쑥 찾아온다.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이 경험을 두고 일본의 수학자 오카 기요시는 범상치 않은 이름을 붙였다. 그는 그것을 대자연의 순수 직관이라고 불렀다. 틀린 것을 알아챈 것이니 실패의 순간처럼 보이지만, 오카에게 그것은 오히려 지성이 제대로 작동하는 증거였다. 긴장과 강박이 걷히고 나서야 비로소 마음이 맑아지고, 그 맑아진 순간에 지성의 빛이 스며든다는 것이다. 뜨겁게 달구고 차갑게 식히기를 반복하는 도검 장인의 방식처럼, 인간의 지성도 그렇게 단련된다고 그는 믿었다. 끊임없이 가열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식히고 쉬고 내려놓는 과정이 있어야 비로소 날카로워진다는 것이다. 오카는 몰입을 단순한 집중력의 문제로 보지 않았다. 오랫동안 우리는 몰입을 의지의 언어로 설명해왔다. 더 오래, 더 강하게, 더 끈질기게 버티는 것. 하지만 오카가 말하는 몰입은 그보다 훨씬 섬세한 무엇이다. 그것은 정서(情緒)를 통해 이루어지는 행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