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얻는 힘 : 인간력
다사카 히로시 지음, 장은주 옮김 / 북플레저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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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관계 속에 던져진다. 부모와 자식, 형제와 자매, 친구와 동료, 연인과 낯선 이. 삶의 모든 장면에는 반드시 '타인'이 존재한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은가. 인간은 수천 년간 문명을 쌓고 기술을 발전시켜 왔지만, 정작 '옆 사람과 잘 지내는 법'은 여전히 서툴기만 하다. 회사에서, 가정에서, 사회에서 관계의 문제로 상처받고, 지치고, 무너지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나는 오랫동안 이 질문을 붙잡고 살아왔다. "왜 나는 가까운 사람에게 더 쉽게 상처를 주는가?" 그리 고 어느 순간 깨달았다. 문제는 상대방이 아니었다. 문제는 언제나 나 자신이었다. 더 정확히는, 나 자신을 들여다보기를 두려워했던 나의 태도였다. 다사카 히로시의 인간력을 통해 그동안 생각못했던 인간 관계에 대한 조언을 얻을 수 있었다.


우리 사회는 완벽함을 강요한다. 실수하지 말 것, 약점을 보이지 말 것, 언제나 강하고 유능하게 보일 것. 이러한 압박 속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결점을 철저히 숨기는 법을 배운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자신의 허점을 숨기면 숨길수록 인간관계는 점점 더 얕아진다. 생각해보면 우리가 진심으로 마음을 열게 되는 사람은 대개 '완벽한 사람'이 아니다. 실수하면서도 솔직하게 인정하고, 때로는 엉뚱하고 어설프지만 그 자체를 감추지 않는 사람, 바로 그런 사람에게 우리는 마음을 연다. 약함 을 드러내는 것이 오히려 상대의 마음을 열게 하는 열쇠가 된다. 미숙함을 인정하는 것은 자기 비하가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자신에 대한 깊은 이해이며, 성장을 향한 첫 걸음이다. "나는 아직 부족하다"는 고백은 약자의 언어가 아니라, 끊임없이 나아가려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강자의 언어다. 나는 이제 더 이상 완벽한 사람이 되려 하지 않는다. 대신 솔직한 사람이 되고자 한다. 실수했을 때 먼저 손을 내밀고, 불편한 감정이 생겼을 때 먼저 말을 꺼내는 사람. 그것이 내가 꿈꾸는 관계의 시작점이다.


인간의 마음 깊은 곳에는 두 개의 목소리가 공존한다. 하나는 "내가 옳아, 내 잘못이 아니야"라고 속삭이는 목소리이고, 다른 하나는 "내가 부족했어, 더 나아지자"라고 말하는 목소리다. 전자는 자아를 보호하려는 본능에서 비롯된다. 잘못을 인정하면 체면이 깎이고, 무능해 보이고, 상처받을 것 같다는 두려움. 그래서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타인에 게 원인을 돌리며, 스스로를 정당화한다. 그러나 이 방어 기제는 결국 관계를 갉아먹는 독이 된다. 자신의 잘못을 끝까지 인정하지 않는 사람 곁에 남고 싶은 이는 없다. 반면, 잘못을 인정하고 "내가 틀렸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신뢰가 쌓인다. 신뢰는 관계의 토대이자, 그 어떤 갈등도 녹여낼 수 있는 온기다. 나는 종종 내 마음속 작은 목소리가 고개를 들 때를 느낀다. 누군가와 다툰 뒤 "어차피 저 사람도 잘못이 있어"라고 합리화하고 싶어질 때, 혹은 칭찬받아야 할 상황에서 타인이 먼저 인정받으면 묘한 불편함이 올라올 때. 그 순간, 나는 그 감정을 억누르려 하지 않는다. 대신 그저 조용히 바라본다. 아, 내 안에 지금 이런 감정이 일어나고 있구나.' 그렇게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그 감정의 힘은 신기하게 줄어든다. 감정을 다스리는 것은 감정을 없애는 것이 아니다.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 그 자체가 성숙함의 시작이다.

살아가다 보면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을 만난다. 말투가 거슬리거나, 일하는 방식이 나와 전혀 달라 답답하거나, 가치관이 충돌하여 대화 자체가 불편한 사람. 우리는 자연스럽게 그런 사람을 '문제 있는 사람', '결점이 많은 사람'으로 분류해버린다. 하지만 잠시 멈춰 생각해보자. 과연 그 기준은 무엇인가? 그 기준은 결국 '나 자신'이다. 내 방식, 내 기준, 내 가 치관. 우리는 자신을 세상의 중심에 두고 타인을 재단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지극히 편협한 시각이다. 모든 사람에게는 그만의 고유한 역사가 있고, 그 역사 속에서 형성된 독특한 성격과 방식이 있다. 그것을 결점이라 부르는 것은 타인의 삶 전체를 부정하는 것과 다름없다. 오히려 그 다름은 내가 미처 보지 못했던 세계를 열어주는 창문이 될 수 있다. 특히 조직을 이끄는 리더의 위치에 있다면, 이 관점은 더욱 중요해진다. 구성원 각자의 개성을 인정하고 그것을 강점으로 연결할 때, 조직은 비로소 살아 숨쉬는 공동체가 된다. 직원을 사랑한다는 것은 그들의 부족함을 고쳐야할 결함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그들 각자의 색깔을 인정하고 함께 나아가는 것이다.


어는 단순한 의사소통의 도구가 아니다. 말은 관계의 온도를 결정하고, 나아가 감정 자체를 만들어낸다. 우리는 흔히 감정이 먼저 생기고 그에 따라 말이 나온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인 경우가 많다. 누군가에 대한 험담을 계속하다 보면 처음에는 그저 불편했던 사람이 점점 더 싫어진다. 반대로 억지로라도 상대의 장점을 찾아 입 밖으로 내뱉다 보면, 어느새 그 사람에 대한 시선이 조금씩 달라진다. 말이 마음을 바꾸는 것이다. 이것은 심리적 트릭이 아니다. 말은 뇌의 인 식 방식을 바꾸고, 관계의 패턴을 바꾸며, 결국 현실 자체를 바꾼다. 그렇기에 어떤 말을 선택하느냐는 단순한 예의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방향을 결정하는 선택이 된다. 나는 이 사실을 알게 된 이후, 의식적으로 말을 선택하려 노력한다. 불편한 상황에서도 감사의 말을 찾고, 비판하고 싶은 순간에도 먼저 공감의 말을 꺼내려 한다. 쉽지 않다. 하지만 그 노력이 쌓 일 때, 관계는 조금씩 따뜻해진다.

인생을 돌아보면, 가장 나를 힘들게 했던 관계가 가장 많이 나를 성장시켰음을 깨닫는다. 호된 질책을 받았던 상사, 배신 감을 안겨주었던 친구, 뜻이 맞지 않아 멀어진 동료. 그 만남들은 당시에는 상처였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어느새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준 연마의 과정이었다. 물론 그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상처받은 마음으로 "그래, 그 만남에 감사해"라고 말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 억지로 용서하거나, 무리하게 화해할 필요도 없다. 다만, 그 경험 속에서 '나는 무엇을 배웠는가'를 묻는 것만으로도 그 만남의 의미는 달라진다. 불행한 사건이 성장의 계기로 재해석되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그 경험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 관계를 끊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다. 멀어진 사람에 대해 마음속으로 라도 문을 닫지 않는 것, 언제든 다시 연결될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 그것은 상대를 위한 배려이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나 자신을 위한 자유다. 관계의 문을 닫는 순간, 그 문 안에 갇히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인간관계는 결국 자기 자신과의 관계에서 비롯된다.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느냐가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을 결정한다.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은 타인도 사랑하기 어렵고, 자신에게 가혹한 사람은 타인에게도 가혹해지기 쉽다. 인간력이란 화려한 기술이 아니다. 그것은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타인의 다름을 존중하며, 말과 행동 하나하나를 의식하고, 고통 스러운 경험에서도 의미를 찾아내는 조용하고 깊은 능력이다. 특별한 재능이 아니라, 매일의 선택과 실천 속에서 만들어 지는 삶의 자세다. 나는 앞으로도 수없이 실수하고,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을 것이다. 그러나 그 모든 과정 속에서 나는 배울 것이다. 더 나은 관계를 위해, 더 나은 나 자신을 위해. 그리고 그것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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