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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과학책 (10주년 기념판) - 지구 생활자들의 엉뚱한 질문에 대한 과학적 답변 ㅣ 위험한 과학책
랜들 먼로 지음, 이지연.장영재 옮김, 이명현 감수 / 시공사 / 2025년 11월
평점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어린 시절, 나는 "어리석은 질문은 없다"는 말을 믿었다. 하지만 학교에서 "선생님, 만약 달이 치즈로 만들어졌다면 어떤 맛일까요?"라고 물었을 때 돌아온 것은 웃음과 "쓸데없는 생각 말고 공부나 해"라는 핀잔이었다. 그때부터 나는 배웠다. 어떤 질문은 해도 되지만, 어떤 질문은 하면 안 된다고. 진지한 질문과 장난스러운 질문 사이에는 선이 있고, 후자는 시간 낭비라고. 랜들 먼로의 <위험한 과학책>을 처음 펼쳤을 때, 나는 그 오래된 믿음이 틀리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어리석은 질문은 정말로 없다. 다만 어리석은 답변이 있을 뿐이다. "사용 후 핵연료 저장 수조에서 수영하면 어떻게 될까?" 이 질문을 들었을 때 나는 웃음이 나왔다. 동시에 궁금했다. 정말 어떻게 될까? 이 책은 바로 그 순간, 웃음과 호기심이 공존하는 그 지점에서 시작한다. 10주년 특별판으로 다시 태어난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질문의 힘과 과학적 사고의 즐거움을 다시 발견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잃어버렸던 어린 시절의 호기심을 되찾았다.
핵연료 저장 수조 질문을 대하는 먼로의 태도는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철학을 보여준다. 그는 질문을 비웃지 않는다. 오히려 극도로 진지하게 접근한다. 물의 방사선 차폐 능력, 7센티미터당 절반으로 줄어드는 방사선량, 수조 가장자리에서의 안전성. 이 모든 계산을 거쳐 도달한 결론은 놀랍다 - 수조 가장자리에서 수영하는 것은 길거리를 걷는 것보다 방사선 노출이 적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답을 읽으며 나는 무릎을 쳤다. 내가 막연히 "위험하겠지"라고 생각했던 것이 실은 복잡한 물리학적 계산을 필요로 하는 문제였고, 그 답은 내 직관과 달랐다. 그리고 마지막 한 문장 - "총 맞아서 죽을 거야" - 은 과학적 정확성만큼이나 현실적 판단이 중요함을 상기시킨다. 이론적으로 안전하다고 해서 실제로 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것. 나는 이 균형감각에서 먼로의 지혜를 발견했다.
기관총 제트팩 질문은 내게 문제 해결의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었다. 처음에 나는 "당연히 불가능하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먼로는 다르게 접근한다. "불가능한가?"가 아니라 "어떤 조건에서 가능한가?"를 묻는다. AK-47 한 자루로는 자체 무게에 다람쥐 하나 정도밖에 못 든다. 그렇다면? 총을 더 쓰면 된다. 이 단순하지만 강력한 논리는 나에게 큰 깨달음을 주었다. 내가 일상에서 마주치는 많은 문제들도 비슷하지 않을까? "내 능력으로는 안 돼"가 아니라 "어떤 자원을 더하면 가능할까?"를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먼로가 제시한 추력중량비 개념도 인상적이었다. 새턴 5호의 이륙 시 추력중량비가 1.5라는 구체적인 수치를 접하며, 나는 과학이 얼마나 정량적인지 다시 깨달았다. 막연한 "강하다" "약하다"가 아니라 정확한 숫자로 표현되는 세계. 그 세계에서는 불가능도 조건부 가능성으로 변한다.
요다의 출력 계산 부분을 읽을 때, 나는 소리 내어 웃었다. 제다이 마스터의 신비로운 포스를 킬로와트로 환산한다는 발상 자체가 경이로웠다. 먼로는 영화 장면을 되돌려 보며 엑스윙의 상승 속도를 측정하고, F-22와 비교해 전투기 무게를 추정하며, 우키피디아에서 대고바 행성의 중력을 찾아낸다. 이 과정에서 나는 팬덤 문화의 깊이에 놀랐다. 정말로 스타워즈 세계의 모든 행성 중력까지 문서화되어 있다니. 하지만 더 놀라운 것은 먼로가 이런 디테일을 진지하게 활용한다는 점이었다. 그는 팬들의 집착을 비웃는 대신, 그것을 과학 계산의 귀중한 자료로 삼는다. 결론(요다의 파워는 시간당 2달러, 교외 주택가 한 블록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은 묘하게 실망스러우면서도 만족스러웠다. 영화 속 요다의 위엄이 깨지는 듯했지만, 동시에 현실의 물리 법칙이 얼마나 일관되게 작동하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판타지도 결국 물리학의 지배를 받는다는 것. 이 깨달음이 내게는 판타지를 덜 매력적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현실 세계를 더 경이롭게 만들었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얻은 가장 큰 배움은 완벽한 답이 없어도 괜찮다는 것이었다. 엑스윙의 정확한 무게를 모르면 비슷한 전투기와 비교해서 추정한다. 대고바의 중력을 공식 자료에서 찾을 수 없으면 팬 위키를 참조한다. 먼로는 항상 자신의 가정을 명확히 밝히고, "내 최선의 추측"이라고 말하며, 불확실성을 숨기지 않는다. 학교에서 나는 정확한 답을 찾도록 훈련받았다.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맞지 않으면 틀린 답이었다. 하지만 현실 세계에서는 완벽한 정보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먼로는 불완전한 정보로도 충분히 유용한 답을 얻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것은 단순히 과학의 방법론이 아니라 삶의 태도이기도 하다. 완벽을 기다리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것보다, 현재 가진 것으로 최선을 다하는 것이 낫다.
책의 많은 답변이 "인류 전멸" 혹은 "거대한 폭발"로 끝난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처음에는 단순히 재미를 위한 과장인가 싶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것은 자연 법칙의 엄격함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우주는 우리의 편의에 맞춰 설계되지 않았다. 극단적인 조건에서는 극단적인 결과가 나온다. 광속 야구공이나 주기율표 벽돌집 같은 시나리오의 파괴는 자연이 따르는 법칙의 위력을 보여준다. 이 재앙들이 유쾌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그것이 실제 위협이 아니라 사고 실험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안전하게 상상 속에서 세상을 폭파시킬 수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물리학을 배운다. 나는 이 점이 마음에 들었다. 위험하지 않게 위험한 것을 탐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10주년 특별판에 추가된 주석들을 읽으며, 나는 시간의 흐름을 생각했다. 먼로는 10년 전 자신의 답변을 돌아보며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어떤 계산은 더 정교해지고, 어떤 가정은 수정되며, 어떤 결론은 새로운 연구로 뒷받침된다. 이것은 과학이 정체되지 않는다는 증거다. 과학은 살아 움직이며, 계속 자기 자신을 수정하고 발전시킨다. 나 자신도 10년 전과는 다른 사람이다. 그때는 이해하지 못했을 개념들을 지금은 이해한다. 그때는 재미없다고 생각했을 질문들이 지금은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