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지는 스위치를 켜라 - 매끈한 피부부터 요요 없는 다이어트까지
이케타니 도시로 지음, 나지윤 옮김 / 향기책방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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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어느 날 아침, 거울 앞에 섰다가 깜짝 놀란 적이 있다.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괜찮았던 것 같은데, 오늘 보니 눈가의 주름이 깊어 보이고 얼굴선이 무너진 것 같았다. '내가 이렇게 늙었나?' 싶어 한참을 들여다봤지만, 거울은 냉정했다. 마치 하룻밤 사이에 세월이 몰려온 듯한 그 당황스러움. 이케타니 도시로의 〈젊어지는 스위치를 켜라>는 바로 그 순간의 불안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책이다. 다만, 그가 제시하는 답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그 흔한 해법들, 비싼 화장품, 극단적인 다이어트, 살인적인 운동과는 완전히 다른 곳을 향하고 있다. 저자는 심혈관 전문의답게 노화의 본질을 '혈관'이라는 키워드로 관통한다. 우리 몸속 37조 개의 세포는 혈관을 통해 숨 쉬고, 먹고, 배출한다. 그런데 이 혈관이 늙으면 어떻게 될까? 피부는 영양을 공급받지 못해 푸석해지고, 내장은 제 기능을 잃어가며, 근육과 뼈는 힘을 잃는다. 결국 외모의 노화는 피부 표면 의 문제가 아니라, 몸속 깊은 곳에서 시작된 혈관의 쇠퇴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고스트 혈관'이라는 섬뜩한 이름으로 부른다. 혈액이 흐르지 않아 유령처럼 사라져가는 혈관. 20대에 비해 60대가 되면 모세혈관의 40%만 남는다는 통계는, 단순히 숫자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것은 곧 우리 몸이 서서히 말라가고 있다는 증거다.

책을 읽으면서 인상 깊었던 점은 '무리하지 않는다'는 원칙이었다. 우리는 늘 건강과 아름다움을 위해 무언가를 '참아야" 한다고 배워왔다. 탄수화물을 끊고, 단백질만 먹고, 새벽같이 일어나 달리기를 하고, 헬스장에서 땀 범벅이 되어야 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저자는 단호하게 말한다. 엄격한 식사 제한도, 과격한 운동도 필요 없다"고. 대신 그가 권하는 것은 '콩과 채소를 먼저 먹기, '식후 30분에 좀비 체조 5분 하기, 기상 직후 커튼 열고 햇빛 쬐기' 같은 지극히 소박한 습관들이다. 처음엔 이게 과연 효과가 있을까 싶었다. 너무 쉬워서 오히려 믿음이 가지 않았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우리가 작 심삼일로 끝내는 다이어트와 운동의 대부분은 '너무 어렵기 때문'이었다. 지속할 수 없는 강도의 노력은 결국 실패로 이어 지고, 그 실패는 자책감을 낳는다. 저자는 그 악순환을 끊기 위해 '쉬운 것의 힘'을 강조한다. 특히 '좀비 체조'라는 이름의 운동법은 유쾌하면서도 과학적이다. 팔다리를 흔들고 상체의 힘을 빼고 제자리에서 가볍게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혈류가 개선되고, 혈당이 조절되며, 일산화질소라는 혈관 회춘 물질이 분비된다니. 이 운동의 핵심은 '과하지 않음'에 있다. 숨이 찰 정도로 뛰거나, 근육이 찢어질 듯한 고통을 감내할 필요가 없다. 그저 몸을 깨우고, 혈관에 신호를 보내고, 세포를 움직 이게 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이는 건강이라는 것이 거창한 목표나 비장한 각오가 아니라, 일상 속 작은 선택의 축적임을 일깨운다.

책을 읽으며 50대에 접어든 나의 몸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여기저기 아프기 시작하면서 젊었을 때를 생각하면 속상할 때 도 많지만, 덜 아프기 위해 좀 더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하루하루 삶의 방식을 규칙적이고 올바르게 교정하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주름이 늘고 머리가 희어지는 것만이 아니라, 몸이 보내는 신호들과 타협하며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다.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83.7세지만, 건강수명은 72.5세에 불과하다는 통계는 충격적이다. 우리는 인생 의 마지막 11년을 질병과 장애 속에서 보낼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진짜 추구해야 할 것은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 ' 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 열쇠는 혈관에 있다. 저자가 제시하는 식사법 역시 현실적이다. '미니 당질 제한'이라는 표현이 재미있다. 완전히 탄수화물을 끊으라는 게 아니라, 조금만 줄이라는 것. 대신 공과 채소를 먼저 먹어 혈당의 급격한 상승을 막고, 오메가3가 풍부한 생선을 자주 먹으라고 조언한다. 트랜스 지방이 가득한 빵이나 케이크, 오래된 튀김이나 과자 같은 과산화 지질 식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도 한다. 이 모든 것이 혈관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한 선택이다. 혈관이 맑고 유연하면, 영양이 온몸에 잘 퍼지고, 노폐물이 잘 배출되며, 세포가 젊게 유지된다. 반대로 혈관이 막히고 딱딱해지면, 아무리 비싼 영양제를 먹어도 소용없다. 배달이 안 되는 택배처럼, 영양이 세포까지 도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책은 삶의 태도에 관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무리하지 않는 식사, 과하지 않은 운동, 충분한 휴식"이라는 지극히 평범한 원칙을 의학적 근거로 뒷받침한다. 이는 현대인이 잊고 살아가는 진리이기도 하다. 우리는 늘 '더 빨리, 더 많이, 더 강하 게를 추구하도록 훈련받아왔다. 하지만 몸은 그런 식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몸은 규칙적인 리듬과 적당한 자극, 충분한 회복을 원한다. 아침에 일어나 햇빛을 쬐는 것, 식사 후 가볍게 몸을 움직이는 것, 밤에는 충분히 자는 것. 이 단순한 루틴 이 쌓여 혈관을 게 만들고, 결국 우리를 젊게 만든다. 저자는 또한 '자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는 구부정한 자세를 'ET 자세'라고 부르는데, 이는 외모뿐 아니라 정신 건강과 신체 건강까지 반영하는 지표라고 말한다. 등을 곧게 펴고 똑바 로 서는 것만으로도 10세, 어쩌면 20세까지 젊어 보일 수 있다는 주장은 과장처럼 들리지만, 실제로 자세가 주는 인상은 엄청나다. 허리를 펴고 턱을 당기고 어깨를 펴면, 단지 외형만 달라지는 게 아니다. 내부 장기의 위치가 바로잡히고, 호흡 이 깊어지며, 혈류가 개선된다. 자세는 단순히 보이는 모습이 아니라, 몸 전체의 기능과 연결되어 있다. 혈관 나이를 되돌 린다는 것은 결국 생활 방식 전체를 재설계하는 일이다. 하지만 이 책이 제시하는 방법들은 하나같이 부담 없고, 돈이 들 지 않으며,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다.


책을 읽으면서 '나이 듦'에 대한 태도가 조금 바뀌었다. 예전에는 노화를 피할 수 없는 숙명처럼 여겼다. 시간이 지나면 당연히 늙는 것이고, 그저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저자는 노화가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 '관리'의 문제라고 말한다. 물론 시간을 멈출 수는 없다. 하지만 그 시간이 몸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는 있다. 혈관을 젊게 유지하면, 피부도 젊어지고, 장기도 젊어지며, 마음도 젊어진다. 이는 단순히 외모를 위한 것이 아니라, 삶의 질을 위한 것이다. 또한 저자가 강조하는 '꾸준함'의 힘도 인상적이다. 하루 이틀 잘 먹고 운동한다고 해서 혈관이 갑자기 젊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매일 조금씩, 꾸준히 실천하면 몸은 반드시 응답한다. 이는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 적용되는 진리이기도 하다. 거창한 결심보다 작은 습관이, 일시적인 열정보다 지속적인 실천이 더 큰 변화를 만든다. 저자는 이를 '젊어지는 스위치'라고 표현했지만, 사실 그 스위치는 항상 우리 손 안에 있었다. 다만 우리가 그것을 누를 용기와 인내를 갖지 못했을 뿐이다. 책이 전하 는 메시지는 명료하다. 젊어지고 싶다면 외모에 집착하지 말고 혈관을 챙기라. 비싼 화장품이나 성형수술로 겉을 가꾸는 대신, 혈관을 살리는 습관을 들여라. 그러면 피부는 저절로 맑아지고, 몸은 저절로 가벼워지며, 마음은 저절로 밝아진다. 이는 마치 나무를 키우는 일과 같다. 줄기와 잎만 가꿀 게 아니라, 뿌리에 물을 주어야 한다. 혈관은 우리 몸의 뿌리다. 그 뿌리가 튼튼하면, 온몸이 푸르게 자란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포기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다. 어떤 습관을 선택하느냐에 따 라 우리는 더 빨리 늙을 수도, 더 천천히 늙을 수도 있다. 그리고 그 선택의 출발점은 바로 오늘, 이 순간이다. 혈관이라는 이름의 시계추를 거꾸로 돌릴 수 있는 건, 지금 이 순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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