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넥 - 변호사의 나라 미국과 엔지니어의 나라 중국은 어떻게 미래를 설계하는가
댄 왕 지음, 우진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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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번에 읽은 댄 왕의 <브레이크넥>은 출간 이후 영미권 지식인 사회를 강타했다고 한다. " 엔지니어의 나라 중국, 변호사의 나라 미국 " 이라는 이분법적 구도는 두 초강대국의 본질적 차이를 단번에 포착하는 듯 보였다. 중국은 건설하고, 미국은 규제한다. 중국은 고속철도와 태양광 패널을 세우고, 미국은 환경영향평가와 소송에 발목이 잡혀 있다. 이 대조는 너무나 선명해서 수많은 언론에서 앞다투어 인용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다른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중국의 인프라 성취는 열광적으로 다루면서, 그 이면의 인간적 비극은 건너뛰거나 가볍게 언급하는가? 저자는 이 불편한 질문과 정면으로 마주하도록 한다. 한 나라의 성취와 그 대가를 동시에 직시할 수 있는가? 효율성과 인권, 발전과 자유 사이의 긴 장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댄왕은 현대 중국을 엔지니어링 국가로, 미국을 변호사 사회로 규정한다. 2002년 중국 정치국 상무위원회 9명 전원이 엔지니어 출신이었다는 사실은 상징적이다. 총서기 후진타오는 수력공학을 전공하고 10년간 댐을 건설했으며, 그 의 동료들은 전자관 공학, 열공학을 전공하고 베이징 철강연구소, 하얼빈 공업대학을 졸업했다. 이들은 소련식 중공업 복합체를 운영할 수 있는 기술관료들이었다. 반면 미국은 한때 엔지니어링 국가였다. 조지 워싱턴은 장군이었고, 드와이트 아이젠하워는 젊은 장교 시절 비포장도로를 따라 대륙을 횡단한 경험을 바탕으로 대통령이 되어 주간고속도로 시스템을 건설했다. 19세기 미국은 운하, 철도, 고속도로를 건설하며 영토를 연결했다. 그러나 현재 미국은 규제와 소송, 인허가 절차에 갇혀 물리적 건설 역량을 상실했다. 핵 기밀 부품조차 제대로 만들 수 없고, 인프라는 노후화되었으며, 새로운 프로젝트는 법적 장애물 앞에서 무력하다. 이 대조는 설득력 있다. 엔지니어는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책을 설계하며 실행한다. 변호사는 위험을 식별하고 책임을 따지며 소송을 준비한다. 엔지니어는 " 어떻게 만들 것인가 "를 묻고, 변호사는 " 왜 안 되는가 "를 설명한다. 한 인터뷰에서 댄 왕은 이렇게 말했다. " 변호사의 문제는 거부하는 데 너무 능숙하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모든 것을 차단하는 데 뛰어나죠. 그래서 변호사 사회에서는 한 자녀 정책 같은 어리석은 아이디어는 나오지 않지만, 동시에 제대로 작동하는 인프라도 거의 없습니다." 과연 엔지니어의 중국이 변호사의 미국을 앞지를 것인가? 우리는 그 이면을 봐야 할 것이다.


1980년부터 2015년까지 시행된 중국의 한 자녀 정책은 엔지니어링 사고방식이 인간 생명에 적용될 때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보여주는 극단적 사례다. 송지안이라는 엔지니어가 설계하고 시행한 이 정책은 인구를 관리 가능한 변수로, 출산을 조정 가능한 프로세스로 취급했다. 통계는 충격적이다. 3억 2천 1백만 건의 낙태, 1억 8백만 명의 여성과 2천 6백만 명의 남성에 대한 불임 시술. 그러나 숫자 뒤에는 구체적인 폭력이 있다. 산둥성 관현의 무자녀 백일 사건은 그 극단을 보여준다. 1991년 5월 1일부터 8월 10일까지 단 한 건의 출산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당 서기 쩡자오치의 명령에 따라, 임신 단계와 관계없이 모든 여성이 강제 낙태를 당했다. 지역 주민들이 이웃을 해치기 꺼려하자, 당국은 다른 지역에서 "전문가들"을 데려왔다. 댄 왕의 묘사는 잔혹하리만치 구체적이다. "아내와 딸들이 농부들이 돼지를 거세하듯 불임 시술을 당했다. 낙태 부대가 때때로 말 그대로 여성들을 돼지우리에 가두어 트럭에 실어 날랐다는 사실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워싱턴 포스트의 마이클 바이스코프는 이렇게 썼다. '임산부들, 그중 다수는 임신 말기였는데, 묶이고 수갑이 채워지고 돼지 우리에 갇혀 트럭에 실려 시골 병원 수술대로 운반되었다.' 여성들의 신체에 가해진 피해는 엄청났다. 출산 후 삽입된 스 테인리스 IUD 링은 장기적인 신체 문제를 일으켰고, 월경 출혈을 유발했으며, 2년 후에는 교체가 필요했다. 낙태와 침습 적 난관결찰술은 종종 서둘러, 대규모로, 때로는 마취 없이 시행되었다." 여아 살해도 만연했다. 농촌 가정은 두 가지 선호 를 가졌다. 여러 자녀를 원했고, 적어도 한 명은 아들이기를 바랐다. 한 자녀 정책은 이 두 욕망을 아들 선호로 압축시켰다. 갓 태어난 여아들이 질식사하거나, 익사하거나, 독살되거나, 쓰레기 더미에 버려졌다는 보고가 정부 사무실로 쏟아졌다. 그 결과 중 하나가 해외 입양이다. 약 7만 5천 명의 중국 아기가 미국 가정에 입양되었다. 리뷰 저자의 친척 중 한 명이 바로 그런 경우다. 20여 년 전 중국에서 입양된 그녀는 이제 로봇공학 엔지니어이자 재능 있는 음악가가 되었다. 그녀의 존재는 모든 이에게 축복이지만, 그녀가 미국에 오게 된 배경에는 잔혹한 정책이 있었다.


"이 정책은 중국 여성들에게 큰 고통을 주었고 여아 살해로 이어졌다. 그러나 인구 문제 해결에는 효과적이지 않았다. 실제로 오늘날 중국 공산당은 여성들에게 아이를 낳으라고 압박하고 있다!" 마치 정책의 아이러니를 지적하는 것이 중요하지, 그 과정에서 파괴된 수억 명의 삶은 부차적으로 이야기 된다. 왜 이런 선택적 침묵이 발생하는가? 엔지니어는 좋은 것 (고속철도, 현대적 항만, 태양광 발전)만 건설하는 게 아니다. 나쁜 것(대규모 강제 통제 시스템, 감시 체제, 인권 침해 기 구)도 매우 효율적으로 설계하고 구축할 수 있다. 반대로 변호사들의 소송과 규제가 성가시긴 해도, 바로 그것이 국가가 시민의 신체를 관리 대상으로 삼는 것을 막는 방어막일 수 있다. 환경영향평가가 프로젝트를 지연시키지만, 동시에 지역 사회를 보호한다. 인허가 절차가 복잡하지만, 권력의 자의적 행사를 제한한다. 소송이 건설을 막지만, 개인의 권리를 보장한다. 저자는 이야기 한다. "브레이크넥은 중국 국가가 자국민을 현대성으로 끌어올린 이야기다. 이는 세계 대부분이 정당 하게 부러워하는 성취다. 그러나 많은 이들을 짓밟는 수단을 사용했다.이는 세계 대부분이 정당하게 경멸하는 방식이다“

댄왕 자신이 책에서 지적하듯, "엔지니어링 국가는 조감도를 위해 만들어졌다. 고속도로 인터체인지의 기하학, 끝없이 늘어선 태양광 패널, 적절한 조명 아래서는 굴뚝에서 연기를 뿜어내는 화학공장조차도 높은 곳에서 멀리 바라보면 즐거운 전율을 줄 수 있다." 이 고도에서 중국의 성취는 실로 놀랍다. 카이저 쿠오가 인용한 통계들, 세계은행에 따르면 1980년 대 초 이후 약 8억 명을 극빈에서 구출(이는 같은 기간 전 세계 빈곤 감소의 약 4분의 3), 1960년 33세였던 평균 수명이 2023년 78세로 증가(미국은 78.4세), 거의 모든 가정의 전기 접근성, 거의 보편적인 중등교육, 1인당 소득이 1970년대 말 수백 달러에서 현재 1만 3천 달러 이상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이 숫자들은 사라진 이들의 숫자와 함께 읽혀야 한다. 강제 낙태로 태어나지 못한 3억 명 이상, 여아 살해로 인한 성비 불균형, 미국으로 입양된 7만 5천 명의 아기들, 불임 시술로 평생 고통받는 수천만 여성들. 한 나라의 발전을 평가할 때, 이 모든 수치가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복잡한 정치적 지정학적 위치에서 우리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나라일 뿐 아니라, 급속한 경제 발전 을 이룬 " 엔지니어링 국가 "의 역사를 가진 나라이기도 하다. 한국의 산업화 시기에도 개발 독재 체제하에서 개인의 권리는 종종 국가 목표 앞에서 유예되었다. 1960-70년대 한국도 조감도에서는 놀라운 성공 스토리였다. 고속도로, 제철소, 조선소, 반도체 공장이 건설되었다. GDP는 급상승했고, 수출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지상에서는 수많은 노동자 들의 희생, 억압된 민주주의, 제한된 언론의 자유, 인권 침해가 있었다. 우리는 "한강의 기적"을 자랑스러워하면서도, 그 대가로 치러진 것들을 기억해야 한다는 점을 배웠다. 한국도 1960-70년대 강력한 출산 억제 정책을 펼쳤다.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 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같은 슬로건이 국가 주도로 확산되었다. 중국만큼 강제적이지는 않았지만, 사회적 압력과 경제적 인센티브를 통한 출산 통제가 이루어졌다. 그리고 지금 한국은 세계 최저 출산율로 고통 받고 있다. 인구 정책을 엔지니어링의 대상으로 삼았을 때의 장기적 결과를, 우리는 중국보다 먼저 경험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중국의 성취는 실재한다. 8억 명을 빈곤에서 구출한 것은 인류 역사상 전례 없는 성과다. 현대적 인프라, 첨단 제조업, 기 술 혁신은 부정할 수 없다. 동시에 그 대가도 실재한다. 3억 명 이상의 강제 낙태, 수천만 여성의 불임 시술, 개인의 자유에 대한 체계적 억압도 부정할 수 없다. 우리는 중국처럼 빠르게 건설할 것인가, 아니면 미국처럼 신중하게 규제할 것인가? 이것은 잘못된 이분법일 것이다. 진짜 질문은 이것이다: 어떻게 하면 엔지니어의 건설 능력과 변호사의 권리 보호를 결합 할 수 있는가? 어떻게 하면 발전의 속도를 유지하면서도 개인의 존엄을 지킬 수 있는가? 어떻게 하면 국가의 비전을 추구하면서도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경청할 수 있는가? 댄 왕은 이 질문에 쉬운 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그는 질문 자체와 정직하게 마주하도록 우리를 초대한다. 통계 뒤의 얼굴을 보도록, 성공 스토리 이면의 희생을 기억하도록.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동시에 볼 수 있는 복잡한 시선을 유지하도록 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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