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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장사 - 대박은 아니어도 폐업은 없다! 사장이 꼭 알아야 할 생존의 룰
박호영 지음 / 라온북 / 2026년 1월
평점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매출 - 비용 = 이익'이라는 공식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는 단순한 산술이다. 그런데 왜 이 간단한 공식을 알면서도 수많은 가게가 문을 닫는 걸까. 문제는 공식 자체가 아니라, 우리가 그 공식을 읽는 방향에 있었다. 저자는 이 익숙한 등식을 180도 뒤집으라고 말한다. '이익 = 매출 - 비용'으로. 좌변과 우변의 위치만 바뀐 것처럼 보이지만, 이것은 수학이 아니라 철학의 전환이다. 매출을 쫓는 것과 이익을 설계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태도다. 전자는 희망에 기대 고, 후자는 현실을 직시한다. 장사란 결국 내일도 문을 열 수 있느냐'의 문제다. 대박을 꿈꾸는 것도 좋지만, 폐업을 막는 구조를 먼저 설계하지 않으면 그 꿈은 신기루에 불과하다. 이 책은 그 냉정한 현실을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한다.
고깃집 사장의 사례.. 맛도 괜찮고, 청결도 문제없고, 위치도 나쁘지 않은데 유독 손님이 줄어드는 가게. 원인은 의외로 단순했다. 사장이 직원에게 던지는 초 단위의 잔소리, 그 긴장감이 공기를 통해 고객에게까지 전염된 것이다. 이것은 서비스 교육의 문제가 아니다. 사람이 사람을 대하는 방식의 문제다. 직원이 웃을 수 없는 공간에서 고객이 편안할 리 없다. 사장이 여유를 잃으면 가게 전체가 경직된다. 그리고 고객은 그 경직을 본능적으로 감지한다. 저자가 영상을 찍어 보여준 장면은 거울과도 같다. 우리는 종종 자신이 어떤 표정으로, 어떤 목소리로 하루를 보내는지 모른다. 바쁘다는 이유로, 힘들다는 이유로, 우리는 무심코 가게 안의 공기를 무겁게 만든다. 그리고 그 무게는 고스란히 매출로 돌아온다. 직원에게 격려 한마디를 건네는 것, 그것이 매출 전략이 될 수 있다는 사실. 이것이야말로 가장 저비용 고효율의 경영 전략이 아닐까?
'가치'라는 단어는 추상적이다. 철학책에서나 나올 법한 단어를 장사 현장에 그대로 가져오면 혼란만 가중된다. 하지만 저자는 이 모호한 개념을 한 문장으로 압축한다. "식당의 가치란, 꼭 그 식당에서 먹어야 하는 이유다! 이 정의는 명쾌하다. 같은 김치찌개를 파는 가게가 동네에 열 곳이 있다면, 고객은 왜 내 가게를 선택해야 하는가. 가격이 싸서? 양이 많아서? 그것도 이유가 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가치'라고 부르기 어렵다. 가격과 양은 곧 경쟁에 노출되고, 결국 소모전으로 이어진다. 진짜 가치는 복제할 수 없는 것에서 나온다. 사장의 인사, 단골에게 건네는 한마디, 계절마다 바뀌는 밑반찬, 손님이 불편해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조정된 음악과 조명. 이 모든 것들이 쌓여서 '좋은 경험'이라는 감정을 만든다. 그리고 그 감정이 입소문으로 번진다. 입소문은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가게 내부에서 시작된다. 직원이 행복해야 고객도 행복하고, 고객이 행복해야 그들의 입에서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이것이 진짜 마케팅이다.
손익분기점은 익숙한 개념이다. 하지만 저자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들어간다. '생존분기점'이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단순히 적자를 면하는 것이 아니라, 사장이 건강을 유지하고, 직원을 지속적으로 고용하고, 예상치 못한 변수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을 남겨두는 매출 수준. 그것이 진짜 생존의 기준이다. 많은 사장들이 적자만 아니면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상태로는 3개월, 6개월, 1년을 버티기 어렵다. 몸이 먼저 무너지고, 마음이 지치고, 결국 가게를 놓게 된다. 생존분기점은 그래서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지속 가능성의 문제다. 책이 제안하는 것은 '얼마나 벌 것인가'가 아니라 '얼마나 버틸 것인가'다. 그리고 그 버팀의 기준을 스스로 설계하라고 말한다. 남들이 정한 기준이 아니라, 내 가게, 내 상황, 내 체력에 맞는 기준을 세우는 것. 그것이 생존 장사의 출발점이다.
책이 특별한 이유는 위로하지 않기 때문이다. "열심히 하면 된다", "마음먹기에 달렸다" 같은 공허한 격려 대신, "지금 이 대로 1년 더 가면, 당신 가게는 없다"는 냉정한 경고를 던진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경고가 더 힘이 된다. 왜냐하면 그것은 무관심이 아니라 관심에서 나온 말이기 때문이다. 진짜 걱정하는 사람은 달콤한 말을 하지 않는다. 아픈 진실을 말한다. 20년 넘게 장사를 해온 사람도 이 책을 읽으며 불편함을 느꼈다고 했다. 그것은 이 책이 노하우만이 아니라, 사장 자신 을 돌아보게 만드는 거울이기 때문이다. 나는 사장인가, 아니면 가게에 묶인 직원인가. 매출을 올리려는가, 아니면 폐업을 늦추고 있는가? 이런 질문은 불편하다. 하지만 필요하다. 불편함을 견디는 사람만이 변화를 만들 수 있다. ”성공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살아남아야 한다." 화려한 성공 스토리가 아니라, 묵묵히 버티는 가게들의 이야기. 그것이 지금 시대에 더 절실한 서사다. 대박을 꿈꾸는 것은 나쁘지 않다. 하지만 그 꿈을 이루기 전에 대부분의 가게는 문을 닫는다. 생존이 먼저고, 성장은 그 다음이다. 이 순서를 바꾸면 모든 것이 무너진다. 책은 폐업률 100만 시대를 살아가는 자영 업자들에게 교과서가 될 수 있다. 단, 읽기만 해서는 의미가 없다. 실천해야 한다. 오늘 당장 내 가게의 네이버플레이스 정 보를 점검하고, 직원에게 격려 한마디를 건네고, 생존분기점을 다시 계산해보는 것. 그 작은 실천이 쌓여서 생존의 구조를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