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대로 해도 괜찮아 - 진짜 나를 찾아 자유로워지는 100가지 방법
리샤오이 지음, 이지연 옮김 / 이든서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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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수많은 규칙과 기대 속에서 자란다. 부모님의 바람, 학교의 규율, 사회의 통념. 그 모든 것들이 마치 보이지 않는 울타리처럼 우리를 둘러싸고, 어느새 우리는 그 안에서만 움직이는 법을 배운다. 나 역시 오랜 시간 동안 '이래야 한다', '저래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살아왔다. 그러다 보니 정작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 마음이 어디로 향하는지조차 모르는 순간들이 많았다. 이 책을 처음 펼쳤을 때, 제목부터 낯설었다. 하고 싶은 대로 해도 괜찮다니. 그게 정말 가능한 일일까? 우리는 항상 누군가를 배려해야 하고, 책임을 져야 하며, 적절한 선택을 내려야 한다고 배워왔다. 그런데 하고 싶은 대로 산다는 것은 그 모든 것을 내팽개치는 이기적인 행동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면서, 그것이 얼마나 큰 오해였는지 깨닫게 되었다. 자신에게 솔직한 삶을 사는 것과 무책임한 삶을 사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

책 속에서 가장 마음이 아팠던 부분은 저자가 스물네 살에 겪은 일화였다. 헤드헌터가 제안한 기회를 스스로 판단하여 포기한 이야기. 면접조차 보지 않고, 스스로에게 자격 미달이라는 낙인을 찍어버린 그 순간. 그 이야기를 읽으며 나는 내 과거를 돌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 나 역시 비슷한 경험이 있다. 대학 시절,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지원할 기회가 있었다. 주변 친구들은 모두 도전해보라고 격려했지만, 나는 영어 실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낯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할 것 같다는 두려움으로 결국 신청서조차 내지 않았다. 몇 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를 떠올리면 가슴 한편이 답답해진다. 실패했다면 그나마 교훈이라도 얻었을 텐데, 시도조차 하지 않았기에 남은 것은 오직 '만약에'라는 공허한 가정뿐이다. 책에서 헤드헌터가 했다는 말이 계속 머릿속을 맴돈다. "다른 사람이 당신을 부정하기 전에 스스로 먼저 부정하지 마세요." 우리는 종종 세상이 우리를 거부하기도 전에 스스로를 걸러낸다. 안 될 거야, 나한테는 무리야, 내가 감당할 수 없어. 이런 생각들이 얼마나 많은 가능성을 미리 차단해버리는지 이제야 알게 되었다.

저자는 능동성을 무모함과 구별한다. 생각 없이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사고하고, 경험하고, 그 결과를 돌아보며 배워나가는 태도를 말한다. 이 부분을 읽으며 내가 그동안 얼마나 수동적인 삶을 살아왔는지 깨달았다. 나는 늘 확신이 설 때까지 기다렸고, 실패하지 않을 방법을 찾으려 했으며, 안전한 선택만을 고집했다. 하지만 삶은 우리가 완벽하게 준비될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는다. 기회는 종종 우리가 준비되지 않았다고 느낄 때 찾아온다. 그리고 그 순간 우리가 움직이지 않으면, 기회는 그냥 지나가버린다. 능동적인 삶이란 결국 불완전함을 인정하면서도 한 걸음 내딛는 용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책에서는 "일단 저질러 보자"고 말한다. 이 표현이 처음에는 다소 거칠게 느껴졌지만, 곱씹을수록 진실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완벽한 계획을 세우려다가 정작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일단 시작하고 나면, 그 과정에서 배우고 조정하며 나아갈 수 있다. 실패하더라도 그것은 경험이 되고, 그 경험은 다음 선택을 더 현명하게 만든다.

책의 또 다른 중요한 메시지는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저자는 소피아 로렌의 예를 들며, 세상의 기준에 맞추려 하기보다는 자신만의 개성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야기한다. 사람들은 처음에 그녀의 외모를 비난했지만, 그녀가 성공하자 같은 특징들이 독창적인 매력으로 재해석되었다. 외모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서 비슷한 일이 일어난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선택하면 처음에는 비난과 의심의 눈초리를 받는다. 하지만 그 길에서 자신만의 성과를 이뤄내면, 사람들은 그것을 선구적이었다고, 용감했다고 재평가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타인의 평가가 아니라 내가 그 길을 걸으며 얻은 경험과 성장이다. 나는 오랫동안 '좋은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노력했다. 누군가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했고, 내 의견보다는 다수의 의견에 맞추려 했으며, 갈등을 피하기 위해 내 감정을 숨겼다. 그런데 그렇게 살다 보니 정작 나는 점점 지쳐갔고, 내가 누구인지조차 모호해졌다. 책에서 말하듯, "늘 참으면 서운함이 쌓이고, 늘 용서하면 배신을 당한다." 나다운 삶을 살기 위해서는 내 기준을 분명히 하고, 그것이 침범당했을 때는 목소리를 낼 줄 알아야 한다.

"삶은 우리가 순간을 경험하는 여정이지, 고통스럽게 시간을 버티는 과정이 아니다." 우리는 종종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한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오늘을 참고 견디며, 언젠가 올 행복을 위해 지금의 즐거움을 미룬다. 하지만 그 '언젠가'는 정말 올까? 아니면 우리는 평생 그렇게 미루기만 하다가 생의 끝자락에 이르러서야 후회하게 될까? 예쁜 스카프가 있다면 지금 두르고, 가고 싶은 곳이 있다면 지금 떠나고,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지금 고백하라는 저자의 말은 단순하지만 강력하다. 삶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짧고, 기회는 생각보다 빨리 지나간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내가 미뤄온 것들을 떠올렸다. 배우고 싶었던 악기, 가보고 싶었던 여행지, 다시 연락하고 싶었던 친구. 이 모든 것들을 나는 '나중에'라는 이름으로 계속 뒤로 미뤄왔다. 하지만 정작 그 '나중'이 언제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렇다면 지금이야말로 그 '나중'이 아닐까? 책이 전하는 핵심을 생각해 본다. 내 삶의 주인은 나 자신이라는 것. 타인의 기대나 사회의 통념이 아니라, 나 자신의 가치관과 기준에 따라 선택하고 행동하는 것. 그리고 그 선택에 대해 책임지는 것.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자유이자 성숙한 삶의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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