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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러가 말하는, 나는 왜 자꾸 비교하는가
민유하.제이한 지음 / 리프레시 / 2025년 9월
평점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스마트폰 화면을 켜는 순간부터 우리의 하루는 비교로 시작된다. 누군가의 완벽해 보이는 아침 식사, 화려한 휴가 사진, 승진 소식이 연달아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리고 어느새 우리는 묻고 있다. "나는 왜 이렇게 평범할까?" 이것이 바로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일상적 풍경이다. 이번에 읽은 아들러의 개별심리학을 토대로 한 <나는 왜 자꾸 비교하는가>는 이러한 현대인의 심리적 딜레마를 정면으로 다룬다. 책은 "비교하지 마라"는 뻔한 조언을 던지지 않는다. 대신 비교와 열등감이라는 인간의 근본적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서, 이를 성장의 동력으로 전환시키는 구체적 방법을 제시한다.
책의 가장 핵심적인 통찰 중 하나는 "비교는 감정이 아니라 삶의 해석"이라는 관점이다. 같은 상황을 마주해도 어떤 사람은 절망에 빠지고, 다른 사람은 동기를 얻는다. 이러한 차이는 상황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상황을 바라보는 개인의 해석 방식에서 비롯된다. 예를 들어, 동기가 먼저 승진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우리는 두 가지 해석을 할 수 있다. 첫 번째는 "나는 역시 능력이 부족한 사람이야"라는 자기비하적 해석이고, 두 번째는 "나도 더 노력해서 성장해보자"는 성장 지향적 해석이다. 아들러는 이 지점에서 우리가 "상황의 노예가 아니라 선택의 주체"임을 강조한다. 이러한 관점은 SNS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타인의 화려한 일상을 보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그 순간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감정과 행동이 완전히 달라진다. 부러움을 단순한 시기심으로 치부하지 말고, 내 안의 숨겨진 욕망을 발견하는 신호로 읽어보라는 것이 아들러의 제안이다.
아들러 심리학에서 열등감은 결코 제거해야 할 부정적 감정이 아니다. 오히려 인간이 더 나은 존재가 되려는 기본적 충동, 즉 '우월성 추구'의 원동력으로 작동한다. 문제는 열등감을 다루는 방식에 있다. 건강한 열등감은 개인을 성장시키는 자극제 역할을 한다. 스스로의 부족함을 인식하고 이를 극복하려는 건설적 노력으로 이어질 때, 열등감은 삶의 발전을 이끄는 긍정적 에너지가 된다. 반면 열등감을 숨기려 하거나 과장된 우월감으로 보상하려 할 때, 그것은 자존감을 갉아먹는 파괴적 힘으로 작용한다. 현대 사회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상향 비교'의 일상화다. SNS는 과거와 달리 타인의 성공과 행복을 지속적이고 즉각적으로 노출시킨다. 친구의 해외여행, 동료의 취업 성공, 지인의 럭셔리한 소비는 순식간에 내 화면에 펼쳐지고, 우리는 본능적으로 "나는 왜 저러지 못하지?"라고 자문한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감정을 억누르거나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 감정이 무엇을 말하려는지 귀 기울이는 것이다. "왜 저 장면에 내가 흔들릴까?"라는 질문을 통해 우리는 자신의 진정한 욕망과 가치관을 발견할 수 있다.
책에서 특히 주목할 개념 중 하나는 '타존감'이다. 이는 타인의 시선과 평가에 의존하여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려는 심리적 상태를 말한다. 자존감이 내적 기준에 의한 자기 평가라면, 타존감은 외적 기준에 의한 타자 평가에 의존하는 것이다. 현대인들은 종종 이 타존감의 덫에 빠진다. '좋아요' 개수로 자신의 가치를 측정하고, 타인의 인정을 받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포장한다. 하지만 이러한 외부 지향적 삶은 결코 진정한 만족을 가져다주지 않는다. 오히려 더 큰 불안과 공허함으로 이어질 뿐이다. 아들러는 이 지점에서 "과제 분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명확히 구분하고, 타인의 평가와 반응은 그들의 과제임을 인정하는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최선을 다해 행동하는 것뿐이며, 그에 대한 평가와 반응은 타인의 몫이라는 깨달음이 필요하다.
책에서 날카롭게 지적하는 또 다른 현상은 '불행한 안도감'이다. 이는 타인의 실패나 불행을 보며 상대적으로 자신이 나아 보인다고 느끼는 감정이다. "나보다 못한 사람이 있구나"라는 생각을 통해 일시적 위안을 얻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안도감은 본질적으로 건강하지 않다. 나 자신은 변한 것이 없으면서도 타인의 불행을 기준으로 자신을 평가하는 것은 진정한 성장과는 거리가 멀다. 더욱이 이런 감정은 곧 죄책감이나 공허함으로 이어지며, 궁극적으로는 자기 삶의 중심을 잃게 만든다. 진정한 안정감은 타인과의 비교가 아니라 자기 자신의 성장과 발전에서 온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를 비교하고, 내가 세운 목표에 얼마나 가까워졌는지를 살피는 것이 건강한 자기 평가의 방식이다. 아들러 심리학의 실용적 지혜 중 하나는 '반응하기보다 이해하기'라는 태도다. 자극이 들어왔을 때 즉시 감정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그 사이에 멈춤과 해석의 공간을 두는 것이다. 이 짧은 멈춤은 때로 몇 초에 불과하지만, 우리의 삶의 질을 결정짓는 강력한 간격이 된다. SNS에서 타인의 성공 소식을 접했을 때, 즉석에서 "나는 정말 못났다"고 반응하는 대신, 잠시 멈추어 "이 감정이 내게 무엇을 말하고 있을까?"라고 물어보는 것이다. 이러한 실천을 통해 우리는 감정의 노예가 아니라 감정의 주인이 될 수 있다.
책은 또한 나이 듦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현대 사회에서 나이는 종종 쇠퇴와 뒤처짐의 상징으로 여겨지지만, 아들러적 관점에서 나이 듦은 성숙과 재설계의 기회다. 젊은 시절의 조급함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속도와 방향을 찾는 지혜의 시간인 것이다. 나이와 함께 찾아오는 것은 경험에서 우러나는 분별력과 진정으로 중요한 것에 대한 통찰이다. 타인의 시선보다 자신의 내면에 귀 기울일 수 있는 용기, 완벽하지 않아도 시작할 수 있는 담대함이 바로 성숙의 징표다. 아들러 심리학의 독특함 중 하나는 개인의 성장을 공동체적 맥락에서 바라본다는 점이다. 진정한 자기실현은 타인과의 건강한 관계 속에서 이루어진다고 본다. 이는 이기적 성공이 아니라 공동체에 기여하면서도 자신다운 삶을 사는 균형잡힌 성장을 의미한다. 비교와 경쟁에 매몰되지 않으면서도 타인과의 협력과 연대를 통해 함께 성장하는 것이다.
책이 전하는 핵심 메시지는 명확하다. 비교와 열등감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그것을 다루는 우리의 방식이다. 이 책은 비교를 없애려 하지 말고, 비교를 성장의 연료로 전환시키는 지혜를 제공한다. 아들러의 관점에서 볼 때, 우리는 모두 '미완성된 존재'이며, 바로 그 미완성 때문에 성장할 수 있다. 열등감은 이 성장 과정의 자연스러운 동반자다. 중요한 것은 그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도, 건설적 방향으로 승화시키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SNS 시대의 끝없는 비교 문화 속에서도 우리는 자신만의 기준과 속도를 찾을 수 있다. 타인의 성취가 내 실패를 의미하지 않으며, 나의 성공이 타인의 패배를 전제로 하지도 않는다. 각자가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면서도 서로를 격려하고 축복할 수 있는 성숙한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것, 이것이 아들러 심리학이 제시하는 궁극적 비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