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걸음 물러나 바라본 삶
이유재 지음 / 미디어스트리트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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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마치 시간과의 경주를 하는 듯 매일을 보낸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을 확인하고, 지하철에서도 책을 읽거나 영상을 시청하며 '생산적인' 시간을 보내려 애쓴다. 점심시간조차 빠르게 해치우고, 퇴근 후에는 자기계발이라는 이름으로 또 다른 일정을 채워넣는다. 우리는 언제부터 이렇게 쉼 없이 달려야만 하는 존재가 되었을까? 언제부터 멈춤을 게으름으로, 여유를 무능력으로 치부하게 되었을까? 속도가 곧 성공이고, 바쁨이 곧 가치 있는 삶이라는 착각 속에서 우리는 정작 가장 중요한 것들을 놓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유재 작가는 우리에게 "한 걸음 물러나 바라보라"고 권한다. 이는 속도만을 늦추라는 의미가 아니다. 우리가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고, 현재 서 있는 자리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거리감을 갖자는 제안이다. 화가가 캔버스에서 한 걸음 물러서야 전체적인 그림을 볼 수 있듯이, 우리도 삶에서 한 걸음 뒤로 물러서야 비로소 우리 인생의 전체적인 모습을 파악할 수 있다. 너무 가까이 있으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적절한 거리에서는 선명하게 드러난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깨닫게 된다. 그토록 중요하다고 여겼던 것들이 사실은 그리 중요하지 않았을 수도 있고, 무심코 지나쳤던 순간들이 실은 가장 소중한 기억이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우리 사회는 실패를 과도하게 두려워한다. 실패하지 않기 위해 안전한 길만을 선택하고, 도전보다는 현상유지를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한 걸음 물러나 바라보면, 실패야말로 우리를 성장시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임을 알 수 있다. 실패는 우리에게 겸손함을 가르쳐준다. 자만하지 않고 끊임없이 배우려는 자세를 갖게 해준다. 또한 실패를 통해 우리는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성공했을 때는 보이지 않던 약점과 한계가 실패의 순간에는 적나라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실패의 경험이 우리를 좌절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단단하게 만든다. 넘어져 본 사람만이 일어서는 법을 알고, 아파해본 사람만이 타인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다. 실패는 우리를 더 깊이 있는 인간으로 성장시키는 소중한 자양분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 우리는 종종 인간관계를 소홀히 하게 된다. 가족, 친구, 동료들과의 만남을 번거로운 일로 여기거나, SNS의 '좋아요'로 관계를 대신하려 하기도 한다. 하지만 한 걸음 물러나 바라보면, 결국 우리 삶을 의미 있게 만드는 것은 함께하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진정한 관계는 말로만 이뤄지지 않는다. 때로는 침묵으로, 때로는 함께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서로의 마음이 닿는 순간, 그 순간이야말로 삶에서 가장 소중한 보물이다. 우리는 완벽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것이 아니다. 서로의 부족함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때로는 실망시키고 때로는 실망하면서도 계속해서 함께하는 것이 진정한 관계이다. 이러한 관계 속에서 우리는 비로소 존재의 의미를 발견하게 된다.

우리는 항상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현재를 희생하는 경향이 있다. 더 좋은 직장, 더 많은 돈, 더 큰 성공을 위해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뒤로 미룬다. 하지만 한 걸음 물러나 바라보면, 진정한 행복은 미래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여기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목표를 세우고 노력하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현재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오늘의 작은 기쁨들, 일상의 소소한 행복들을 놓치지 않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완벽하지 않은 현재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는 모두 부족하고 불완전한 존재이다. 하지만 그 불완전함이야말로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요소이기도 하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자기 수용이야말로 진정한 성장의 출발점이다.

우리가 잊고 있는 것 중 하나는 '멈춤'의 가치이다. 끊임없이 움직이고 무언가를 해야만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때로는 그냥 가만히 있는 것도 필요하다. 멈춤은 게으름이 아니다. 오히려 다음을 위한 준비 과정이다. 활을 쏘기 전에 뒤로 당기는 것처럼, 더 멀리 나아가기 위해서는 때로 멈춤이 필요하다. 그 멈춤의 시간 동안 우리는 자신을 돌아보고, 방향을 재정립하며, 내면의 힘을 축적할 수 있다. 또한 멈춤은 우리에게 여유를 선사한다. 바쁘게 달릴 때는 보이지 않던 풍경들이 멈춰 섰을 때는 선명하게 보인다. 지나치기 쉬운 일상의 작은 행복들, 주변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 자연의 아름다운 변화들을 온전히 느낄 수 있게 해준다. 결국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균형이다. 앞으로 나아가는 것과 뒤돌아보는 것, 노력하는 것과 쉬는 것, 혼자 있는 것과 함께하는 것 사이의 균형 말이다. 이러한 균형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끊임없는 성찰과 조정을 통해 서서히 만들어가는 것이다. 때로는 너무 앞만 보고 달렸다면 잠시 멈춰 서서 뒤를 돌아보고, 때로는 너무 안주했다면 다시 한 번 도전해보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완벽한 균형을 찾는 것이 아니라, 균형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과정 자체이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자신에 대해 더 잘 알게 되고,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된다.

이 모든 이야기의 핵심은 결국 '마음'이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하고 세상이 아무리 빨리 변해도,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하는 것은 여전히 마음이다. 진정한 소통은 많은 말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서로의 마음이 닿는 순간, 그 한 순간이 수많은 말보다 더 큰 의미를 갖는다. 상대방의 아픔을 함께 느끼고, 기쁨을 함께 나누며, 때로는 말 없이도 서로를 이해하는 것이다. 이러한 마음의 교감은 억지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진정성과 따뜻함, 그리고 상대방에 대한 진심 어린 관심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마음의 교감이야말로 우리 삶을 진정으로 풍요롭게 만드는 것이다. 한 걸음 물러나 바라본 삶은 더 깊고, 더 넓고, 더 따뜻하다. 속도보다는 방향을, 성과보다는 과정을, 소유보다는 존재를 중시하는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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