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시간 설계의 기술 - 시간 도둑에게 빼앗긴 행복을 되찾고 시간 부자가 되는 법
캐시 홈스 지음, 신솔잎 옮김 / 청림출판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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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가장 흔한 고민은 무엇일까? 바로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밤에 잠들 때까지, 우리는 끊임없이 시계와 싸우며 살아간다. 할 일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데 시간은 마치 모래처럼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간다. 이러한 현대인의 보편적 고민에 대해 UCLA 앤더슨 경영대학원의 캐시 홈즈(Cassie Holmes) 교수가 제시하는 혁신적인 해답이 바로 '내 시간 설계의 기술(Happier Hour)'이다. 홈즈 교수는 시간과 행복의 교차점을 연구하는 학자로서, 시간만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가진 시간을 어떻게 더 풍요롭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녀의 연구는 NPR, 뉴욕타임즈, 월스트리트저널, 이코노미스트 등 주요 언론에서 주목받으며, 시간 관리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홈즈 교수가 정의하는 '시간 빈곤(Time Poverty)'은 해야 할 일이 너무 많고 그것을 처리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극심한 느낌을 의미한다. 전국 규모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거의 절반이 시간 빈곤을 경험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흥미롭게도 시간 빈곤은 특정 계층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일하는 부모들이 특히 심한 시간 빈곤을 느끼고, 엄마들이 아빠들보다 더 시간 부족을 호소하지만, 자녀가 없는 사람들이나 유급 노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도 시간 부족을 경험한다. 더 나아가 이는 미국만의 현상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로, 급박한 생활 리듬과 시간 부족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지구촌 곳곳에 존재한다. 시간 빈곤의 파급효과는 생각보다 심각하다. 연구에 따르면 시간에 쫓긴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신체적으로 더 건강하지 못하다. 운동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여 실제로 운동을 덜 하게 되고, 다른 사람을 도울 여유가 없어 친절함이 줄어든다. 또한 자신감이 떨어지고 전반적인 행복감도 감소한다. 이러한 현상은 현대 사회의 구조적 문제와도 깊이 연관되어 있다. 기술의 발달로 우리는 더 많은 일을 더 빠르게 처리할 수 있게 되었지만, 동시에 더 많은 것을 기대받게 되었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은 24시간 연결 상태를 만들어내며, 일과 개인 시간의 경계를 흐리게 했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객관적으로는 더 많은 도구와 효율성을 가지고 있음에도 주관적으로는 더 시간에 쫓기는 역설적 상황에 놓여 있다.


일반적인 직감과는 달리, 홈즈 교수의 연구는 시간 빈곤의 해결책이 '덜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밝혀냈다. 오히려 특정한 방식으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시간 풍요감(Time Affluence)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놀라운 발견을 했다. 운동은 시간 풍요감을 높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다.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낄 때 우리는 본능적으로 아침 조깅이나 헬스장 가는 것을 포기하려 한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운동에 시간을 투자하면 자기효능감(Self-Efficacy)이 향상된다. 자기효능감이란 자신이 설정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신념과 자신감을 의미한다. 운동을 통해 얻은 자기효능감은 일상의 다른 영역으로 전이된다. 운동으로 체력과 집중력이 향상되고, 스트레스가 감소하며, 전반적인 에너지 레벨이 올라간다. 이러한 변화는 같은 시간 안에 더 많은 일을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만들어, 결과적으로 시간이 충분하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급하게 살아가다 보면 다른 사람을 위해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사치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홈즈 교수의 실험 연구는 놀라운 결과를 보여준다. 다른 사람을 돕는 데 시간을 쓰는 것이 오히려 우리에게 더 많은 시간이 있다는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이 현상의 메커니즘은 심리학적으로 명확하다. 누군가를 도왔을 때 우리는 의미 있는 일을 했다는 성취감을 느낀다. 이러한 성취감은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았다는 만족감으로 이어지며, 결과적으로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했다는 인식을 만들어낸다. 시간을 주었는데 시간이 돌아오는 역설적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경외감(Awe)을 경험하는 것도 시간 인식을 극적으로 변화시킨다. 자연 속에서 산책하거나, 감동적인 음악을 듣거나, 깊은 인간적 연결을 경험할 때 우리는 경외감을 느낀다.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경외감은 우리의 관점과 시간 감각을 확장시킨다. 경외감을 느끼는 순간, 우리는 일상의 소소한 걱정들로부터 벗어나 더 큰 그림을 보게 된다. 이는 시간에 대한 인식을 근본적으로 바꾼다. 마치 높은 산 위에서 내려다보면 평소에 크게 보였던 건물들이 작게 보이는 것처럼, 경외감은 우리의 시간적 관점을 확장시켜 현재의 급박함을 상대화한다.


홈즈 교수는 자신의 개인적 경험에서 중요한 통찰을 얻었다. 고압적인 직업과 신생아로 인해 극심한 시간 빈곤을 경험했던 그녀는 처음에 명확한 해결책이 있다고 생각했다. 바로 일을 그만두는 것이었다. 그렇게 하면 가족과 보낼 시간도 늘어나고, 하고 싶은 다른 일들도 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더 많은 시간이 있으면 더 행복할 것이라는 단순한 가정이었다. 하지만 경력을 포기하기 전에, 그녀는 이러한 가정을 과학적으로 검증해보기로 했다. 동료 연구자들과 함께 사람들의 하루 중 자유 시간의 양과 행복감 사이의 관계를 조사한 결과는 예상과 전혀 달랐다. 연구 결과는 놀랍게도 거꾸로 된 U자 형태, 즉 무지개나 아치 같은 패턴을 보여줬다. 한쪽에서는 시간이 너무 적을 때 스트레스로 인한 행복감 저하가 나타났는데, 이는 이미 알려진 현상이었다. 하지만 다른 쪽에서도 행복감이 떨어지는 현상이 발견되었다. 즉, 시간이 너무 많아도 행복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 패턴을 자세히 분석한 결과, 사람들이 생산적이고자 하는 욕구와 게으름을 거부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음을 발견했다. 하루의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에 대해 보여줄 것이 없으면, 사람들은 목적의식 부족을 느끼고 불만족스러워한다. 일에서 목적을 찾는 사람으로서, 이러한 결과는 홈즈 교수에게 단순히 더 많은 시간을 갖기 위해 일을 그만두는 것이 행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했다. 이 발견은 행복의 핵심이 시간의 양이 아니라 시간의 질에 있음을 보여준다. 극단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우리가 느끼는 행복의 수준은 사용 가능한 시간의 양과 관련이 없다. 진정한 만족의 답은 시간적으로 부유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가진 시간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이다.


현대인의 또 다른 큰 문제는 산만함이다. 연구에 따르면 우리는 거의 절반의 시간 동안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다른 것에 마음을 빼앗기고 있다. 이는 즐거운 활동을 하고 있을 때조차 잠재적인 기쁨을 놓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우리를 가장 행복하게 만드는 활동들은 종종 단순하고 일상적인 경험들이다. 너무 '일상적'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런 일들이 매일 계속 일어날 것이라고 기대하고, 결과적으로 당연하게 여기게 된다. 홈즈 교수는 이 문제에 대한 실용적인 해결책을 제시한다. 미래에 특정 활동을 할 수 있는 횟수를 계산하고, 그것이 인생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산출해보라는 것이다. 이러한 계산을 통해 우리는 그 순간들이 얼마나 제한적이고 소중한지 깨닫게 된다. 홈즈 교수는 자신의 경험을 예로 든다. 7살 딸과 함께하는 커피 데이트가 전체 인생에서 35%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그녀는 이 시간을 일정에서 확보하고 보호하려는 강한 동기를 느꼈다. 더 중요한 것은 딸과 함께 따뜻한 음료를 마시고 바삭한 크루아상을 나눠 먹는 그 순간에 완전히 집중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이 30분 동안 그녀는 휴대폰을 치워두고 머릿속의 할 일 목록을 조용히 만든다. 이는 그들만의 시간이며, 그 시간의 단 한 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접근법은 단순한 일상 활동을 의미 있고 깊이 있는 경험으로 변화시킨다. 이 개념은 불교의 정념(Mindfulness) 개념과도 일맥상통한다. 현재 순간에 완전히 존재하고, 판단 없이 현재의 경험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이다. 하지만 홈즈 교수의 접근법은 더욱 구체적이고 계량적이다. 남은 기회의 수를 계산함으로써 추상적인 마음챙김을 구체적인 동기로 전환시킨다.


홈즈 교수가 제시하는 마지막 통찰은 다소 무겁지만 극도로 강력하다. 바로 인생의 끝을 염두에 두라는 것이다. 어떤 유산을 남기고 싶은가? 세상을 떠난 후 어떻게 기억되고 묘사되기를 원하는가? 겉보기에는 병적으로 보일 수 있는 이러한 사고 실험이지만, 인생의 마지막을 내다보고 살고 싶은 삶을 되돌아보는 것은 우리의 가치와 목적을 명확하게 해준다. 실제로 홈즈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시간에 대해 더 넓은 관점을 취하는 사람들, 즉 시간 단위가 아닌 연도 단위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큰 행복과 삶의 의미를 경험한다. 이는 그들이 단순히 긴급해 보이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중요한 것에 시간을 보내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은 '죽음을 기억하라(Memento Mori)'라는 고대 로마의 철학과 연결된다. 죽음의 필연성을 인식하는 것이 삶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든다는 개념이다. 현대 심리학에서도 이를 '죽음 현저성(Mortality Salience)'이라 부르며, 자신의 죽음을 의식할 때 사람들이 더 의미 있는 목표를 추구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 앞으로의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결정할 때, 후회 없이 되돌아볼 수 있는 삶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만족스러운 삶은 더 행복한 한 시간부터 시작된다. 이는 거창한 변화가 아니라 일상의 작은 선택들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소셜 미디어를 무의미하게 스크롤하는 시간을 사랑하는 사람과의 대화 시간으로 바꾸거나, TV를 보는 시간을 책 읽기나 취미 활동으로 대체하는 것 같은 작은 변화들이다. 이러한 선택들이 쌓여서 우리가 마지막에 되돌아보고 싶은 삶을 만들어간다.


홈즈 교수의 이론을 현실에서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먼저 우리의 시간 사용 패턴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일주일 동안 시간 일기를 써보는 것이 좋다. 실제로 시간을 어디에 쓰고 있는지, 어떤 활동을 할 때 가장 행복하고 의미를 느끼는지 기록하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시간 투자 포트폴리오'를 만들어보자. 금융 투자처럼 시간도 다양한 영역에 분산 투자해야 한다. 건강(운동, 수면), 관계(가족, 친구), 성장(학습, 취미), 기여(봉사, 도움)의 네 영역에 균형 있게 시간을 배분하는 것이다. 기술과의 건강한 관계 설정도 중요하다.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체크해보고, 알림 설정을 조정하여 불필요한 방해를 줄이자. 특정 시간대에는 디지털 디톡스를 실천하여 진정한 휴식과 집중의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또한 '아니오'라고 말하는 기술을 배워야 한다. 모든 요청을 수락할 필요는 없다. 우리의 가치와 목표에 부합하지 않는 활동들에 대해서는 정중하지만 명확하게 거절하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캐시 홈즈의 '해피어 아워'는 시간에 대한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제시한다. 더 많은 시간을 갖는 것이 아니라, 현재 가진 시간을 더욱 풍요롭고 의미 있게 만드는 것이 진정한 해답이라는 것이다. 현대 사회는 우리에게 더 빨리, 더 많이, 더 효율적으로 살아가라고 요구한다. 하지만 홈즈 교수의 연구는 이러한 양적 접근법의 한계를 명확히 보여준다. 시간의 양이 아닌 질에 초점을 맞출 때, 우리는 진정한 행복과 만족을 찾을 수 있다. 시간 빈곤에서 시간 풍요로의 여정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운동하기, 친절 베풀기, 경외감 느끼기, 현재에 집중하기, 그리고 인생의 큰 그림을 그려보기 같은 작은 실천들이 누적되면서 우리의 시간 경험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해피어 아워'는 시간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 변화에서 시작된다. 시간을 소모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하는 것으로, 빼앗기는 것이 아니라 선택하는 것으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러한 전환을 통해 우리는 매 순간을 더욱 의미 있고 만족스럽게 만들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은 우리 모두에게 평등하게 주어진 24시간이다. 하지만 그 시간을 어떻게 경험하고 활용하느냐는 전적으로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홈즈 교수의 통찰을 통해 우리는 시간의 노예가 아닌 시간의 주인이 될 수 있으며, 진정으로 '해피어 아워'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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