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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들리는 편의점 4 ㅣ 바다가 들리는 편의점 4
마치다 소노코 지음, 황국영 옮김 / 모모 / 2025년 7월
평점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사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책을 받자마자 바로 읽어버렸다. ^.^ 처음 '바다가 들리는 편의점'이라는 제목을 보았을 때, 나는 그저 평범한 일상물 정도로 생각했다. 하지만 첫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 나는 이미 모지항의 작은 편의점 앞에 서 있었다. 바다 냄새가 스며든 공기와 함께 들려오는 파도 소리, 그리고 그 사이로 새어나오는 따뜻한 불빛. 이곳은 단순한 편의점이 아니었다. 상처받은 이들의 마음이 치유되는 성소였고, 새로운 희망을 품게 되는 기적의 장소였다. 시바 점장이라는 인물을 처음 만났을 때의 감동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그는 화려한 언변이나 거창한 조언으로 사람들을 감동시키지 않는다. 그저 적절한 순간에 건네는 한 마디,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는 세심한 배려, 그리고 무엇보다 진심으로 누군가를 걱정하는 따뜻한 시선. 이 모든 것이 그를 특별하게 만든다. 현실에서 이런 사람을 만나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그렇기에 더욱 소중하고, 더욱 간절해진다.4권에서 만난 하우라 유리의 이야기는 내 마음 깊숙한 곳을 건드렸다. 부모의 과도한 간섭과 폭언, 일방적인 이혼 통보, 그리고 자신을 향한 끊임없는 자책. 이 모든 것이 낯설지 않았다. 우리는 모두 크고 작은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때로는 그 상처가 너무 커서 새로운 시작 자체를 두려워하게 되기도 한다. 유리가 모지항에서 해산물 요리를 음미하는 장면을 읽으며, 나는 언제부터 음식의 참맛을 잃어버렸는지 생각해보았다. 언제부터 급하게 끼니만 때우는 일이 일상이 되었고, 언제부터 혼자 앉아 여유롭게 음식을 즐기는 것조차 사치처럼 여겨지게 되었을까. 유리의 모습은 나에게 잃어버린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워주었다. 빨강 할아버지의 작은 친절이 유리의 마음을 열어젖히는 순간은 정말 아름다웠다. 사소한 관심, 진심 어린 한 마디가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유리가 낯선 사람들 앞에서 감정을 쏟아내며 울음을 터트릴 때, 나 역시 함께 울고 있었다. 그것은 유리만의 눈물이 아니었다. 상처받은 모든 이들의 눈물이었고, 새로운 시작을 갈망하는 모든 이들의 눈물이었다. "아무런 근거도 없지만, 내일도 분명 괜찮을 거야." 유리의 이 말은 내게 작은 주문이 되었다. 때로는 확실한 근거나 명확한 계획보다도 이런 순수한 믿음이 더 큰 힘을 발휘하는 법이다. 삶에 지칠 때마다 나는 이 문장을 떠올린다. 그리고 조금씩, 정말 조금씩 괜찮아지고 있다.마이토의 이야기는 어른이 된 우리의 꿈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었다. 누구나 어린 시절 한 번쯤은 히어로가 되고 싶어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우리에게 그런 꿈은 허황되다고,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말한다. 마이토처럼 우리는 조금씩 꿈을 포기하고, 비참한 현실에 안주하게 된다. 그런 마이토에게 알파커션군이라는 기회가 찾아온다. 처음에는 우스꽝스러워 보였던 알파카 탈이 점차 희망의 상징으로 변해가는 과정이 감동적이었다. 인형 탈을 쓰고 춤추며 사람들의 환호를 받는 마이토의 모습에서, 나는 꿈을 향한 순수한 열정을 다시 발견할 수 있었다. 특히 마이토가 "꿈속에 있는 듯한 기분"을 맛보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우리는 언제부터 꿈꾸는 것을 멈췄을까. 언제부터 현실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가능성을 스스로 제한하게 되었을까. 마이토의 모습은 내게 다시 꿈꿀 용기를 주었다. 비록 바보 같은 꿈일지라도, 그 꿈이 나를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라면 포기하지 말자고 다짐하게 되었다. 진정한 친구란 무엇인가? 화려한 말이나 거창한 행동으로 관계를 과시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가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는 것이 아닐까. 다카기는 마이토에게 그런 친구였다. 고독했던 다카기가 친구들 사이에서 밝게 웃는 모습을 지켜보는 마이토의 마음이 얼마나 따뜻했을지 상상해본다. "인생의 여름 방학을 즐겨 보려고"라는 다카기의 말도 인상적이었다. 때로는 정해진 길을 따라가기보다 잠시 멈춰서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 것도 필요하다. 무언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살아보고 싶다는 그의 바람이 나에게도 전해졌다. 우리는 왜 이렇게 급하게 살아가는 걸까. 때로는 여유를 갖고 인생을 즐겨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텐데.이 시리즈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음식이다. 유리가 해산물 요리를 즐기는 장면, 편의점에서 나누는 소소한 간식들, 그리고 그 음식을 함께 나누며 마음을 나누는 사람들. 음식은 단순한 끼니 해결의 수단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한다. 편의점이라는 공간의 선택도 절묘했다.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일상적이면서도 따뜻한 이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이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거창한 레스토랑이나 특별한 장소가 아닌, 우리 주변 어디에나 있는 편의점에서 이런 따뜻한 만남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희망적이다. 시바 점장이 손님들에게 건네는 음식 하나하나에도 마음이 담겨있다. 그저 상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나누는 것이다. 그런 진심이 사람들에게 전해지고, 그 공간을 찾는 이들이 치유받게 되는 것이 아닐까.이 시리즈를 읽으며 가장 크게 깨달은 것은 작은 것들의 소중함이었다. 거창한 변화나 극적인 사건이 아니라, 일상 속 작은 친절, 따뜻한 말 한마디, 진심 어린 관심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우리는 때로 큰 것만을 추구하며 작은 것들을 놓치곤 한다. 하지만 진정한 행복은 이런 작은 순간들의 축적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알파커션군이라는 캐릭터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우스꽝스러워 보였지만, 점차 사람들에게 웃음과 희망을 주는 소중한 존재가 되어간다. 작은 시작이 큰 변화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보여주는 좋은 예시였다. 빨강 할아버지의 소식통 역할도 흥미로웠다. 소소한 동네 소식을 전하는 것이 별것 아닌 것 같지만, 그것이 사람들을 이어주고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가 놓치고 사는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4권을 읽으며 가장 마음에 남은 것은 등장인물들이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희망을 품고 살아간다는 점이었다. 유리는 새로운 인생에 대한 희망을, 마이토는 꿈에 대한 희망을, 다카기는 자유로운 삶에 대한 희망을 품고 있다. 현실은 때로 우리를 절망하게 만든다. 반복되는 일상, 해결되지 않는 문제, 이루어지지 않는 꿈들. 하지만 이 시리즈의 인물들처럼 작은 희망이라도 품고 살아간다면, 언젠가는 변화가 찾아올 것이다. 그 변화가 극적이지 않더라도, 조금씩 나아지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역시 많은 감동을 주는 힐링 소설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