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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이 엉망진창일 때가 있습니다 - 정신과 의사가 알려주는 ‘감정적인 나’를 잘 길들이는 법
이치 지음, 송지현 옮김 / 시그마북스 / 2025년 7월
평점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시도 때도 없이 불쑥 튀어나오는 불안감 때문에 잠못 이루고, SNS를 볼 때마다 남들과 비교하며 괜히 피로해 지고, 누군가 던진 말 한마디에 와르르 무너지는 인간관계에 지쳐버리거나,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는 자존감 때문에 괴로웠던 적이 많다. 그런데 의학에서는 이렇게 마음이 조금 아프거나, 아직 진단받지는 않았지만 정신적으로 힘들어질 위험이 있는 상태를 '위험한 정신상태(ARMS)‘라고 부른다. 일본의 경우 무려 6명 중 1명이 이런 상태에 빠져 있다고 하니, 어쩌면 우리 주변의 많은 친구들도 말 못할 고민을 안고 있을지도 몰를 것 같다. 이번에 읽은 일본의 정신과 의사 유키가 쓴 <머릿속이 엉망진창일 때가 있습니다>는 이렇게 머릿속이 조금 망가진 것 같아 생활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따뜻한 처방전 같은 책이다. 복잡한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길을 잃고 지쳐버린 우리에게, '감정적인 나'를 잘 다독이고 길들이는 방법을 알려주는 친절하고 실용적인 안내서인 것 같다.우리는 매일같이 새로운 정보와 관계 속에서 살아가고 있어, 마음이 복잡해지고, 다양한 형태의 불안과 고민을 겪게 된. 책에서는 현대 인들이 일상에서 흔히 경험하는 '머릿속이 엉망진창인' 상태를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먼저, 사람이 금방 싫어진다 (양극형)이다. 이 유형은 사람이나 어떤 대상에 쉽게 빠져 들었다가도, 순식간에 흥미를 잃고 싫증을 느끼는 경우를 말한다. 처음에는 상대방의 모든 것이 좋아 보이다가도, 조금만 단점이 보이거나 기대에 못 미치면 바로 마음이 식어버린다. 인간관계에서도 이런 패턴이 반복되면, 깊은 관계를 맺기 어려워지고 결국 외로움을 느끼게 될 수 있다.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감정의 기복이 심해서, 주변 사람들도 혼란스러워할 때가 많다. 두 번째는 무언가에 너무 심하게 빠진다 (의존형)이다. 이 유형은 특정 사람, 취미, 혹은 물질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경향을 보인다. '최애로부터의 탈덕'이라는 표현처럼, 덕질에 너무 깊이 빠져들거나 특정 관계에 매달려서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의존하는 대상이 없으면 불안하고 허전함을 느끼고, 자율적인 판단이나 행동이 어려워지기도 한다. 심하면 일상 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몰입하게 되는데, 이는 결국 스스로를 갉아먹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세 번쨰는 모든 것이 다 허무해진다 (공허형)이다. 이 유형은 아무리 노력해도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고, 모든 일에 의미를 부여하지 못해서 깊은 공허함을 느낀다. 목표를 달성해도 잠시 뿐이고, 곧 다시 허무함이 밀려와서 무기력해지기 쉽다. 이는 삶의 방향성을 잃고 방황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는데, 마치 넓은 바다 한가운데 홀로 떠 있는 작은 배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네 번째는 자신감이 사라진다 (자기동일형)이다. 이 유형은 자존감이 바닥을 치고,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는 경우를 말한다. 타인의 시선이나 평가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고, 스스로를 믿지 못해서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기도 한다. SNS를 볼 때마다 남들과 비교하며 "나는 왜 저렇게 못할 까?" 하고 자책하는 피로감을 느끼기도 하고, 자신의 진짜 모습이 무엇인지 혼란스러워할 때도 많다. 마치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이 자꾸만 흐릿하게 느껴지는 것과 같다.다섯 번째 짜증이 멈추지 않는다(폭발형)이다. 사소한 일에도 쉽게 짜증이 나고, 화를 주체하지 못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감정적으로 폭발하는 유형이다. 스트레스를 제대로 해소하지 못하거나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을 몰라서, 분노가 쌓였다가 한순간에 터져 버린다. 이는 인간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결국 스스로도 죄책감이나 후회를 느끼게 만들 수 있어. 마치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품고 사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 만사가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 (자기파괴형)이다. 이 유형은 삶에 대한 의욕을 잃고, 모든 것에 무관심하며, 심지어 스스로를 해치는 행동을 하기도 한다. "될 대로 돼라"는 식으로 삶을 방치하거나, 위험한 행동에 쉽게 뛰어드는 경향을 보여. 이는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이 극에 달했을 때 나타나기도 하는데, 마치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스스로를 파괴하는 길을 선택하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다. 이처럼 현대인들은 다양한 형태로 '머릿속이 엉망진창'인 상태를 경험하고 있어. 하지만 중요한 건, 이러한 감정들이 '영원히 고장 난' 것이 아니라, 그저 '가끔 엉망이 될 뿐'이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 책은 그 엉망이 된 방을 남의 손이 아닌 '내 '가 스스로 치울 수 있다는 자신감과 구체적인 도구를 함께 쥐여 준다.이 책의 가장 독창적이고 핵심적인 접근법은 바로 우리의 내면을 '감정적인 나'와 '이성적인 나'라는 두 개의 캐릭터로 나누어 설명하는 것이다. 저자는 우울, 불안, 분노와 같은 감정들을 억지로 누르거나 없애야 할 문제적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감정적인 나'는 우리의 솔직한 마음을 대변하는 어린아이와 같다고 말한다. 이 어린아이는 때로는 토라지고, 때로는 상처받고, 때로는 떼를 쓰기도 한다. 하지만 이 아이의 감정은 너무나 순수하고 솔직한 우리의 본모습이기도 한다. 그렇기에 '이성적인 나'가 현명한 어른이 되어, 토라지고 상처받은 '감정적인 나'를 이해하고, 다독이고,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마치 어깨 위에 앉은 작고 귀여운 캐릭터들처럼, 책 속의 아기자기한 삽화들은 이 개념을 직관적으로 이해시켜 주는데, 덕분에 감정에 압도당하는 대신 한 걸음 떨어져 나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돕는다. 저자는 '이성적인 나'에게 '자신감'을 더해야 한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