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어물어 찾아낸 나의 친구 아프리카 - 한 권으로 배우는 아프리카의 모든 것
김명희 지음 / 어깨위망원경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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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아프리카. 이 단어를 들으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바나의 야생동물, 가난과 질병, 그리고 검은 피부의 사람들을 떠올릴 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 하지만 최근 접한 자료를 통해 아프리카에 대한 나의 인식이 얼마나 피상적이고 편견에 가득 차 있었는지 깨닫게 되었다. 14억 인구가 살아가는 거대한 대륙 아프리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고 다양하며, 놀랍도록 현대적인 면모를 지니고 있었다. 김명희님의 <물어물어 찾아낸 나의 친구 아프리카>를 읽으며 아프리카의 새로운 면을 찾아 볼 수 있었다.

가장 먼저 놀란 것은 '흑인'이라는 분류가 얼마나 많은 것을 가리고 있는지 였다. 우리가 흔히 '흑인'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의 피부색이 실제로는 매우 다양하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사하라 사막 이남 지역만 해도 지역마다 미묘한 피부색의 차이가 존재하며, 이를 '검다'는 한 단어로 표현하기에는 너무나 복잡하고 다채롭다는 것이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생물인류학적 관점에서 볼 때, 검은 피부를 가진 모든 사람이 같은 인종으로 분류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동남아시아의 네그리토족이나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들은 피부색은 비슷할지 몰라도 유전적으로는 아프리카계 흑인과 상당한 거리가 있다고 한다. 이는 우리가 얼마나 외형적 특징에만 의존해 사람들을 분류하고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아프리카와 한국 사이에 가발이라는 의외의 연결고리가 있다는 사실은 정말 놀라웠다. 1960-70년대 한국의 가발 산업 황금기에 시작된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져, 현재 전 세계 가발 산업의 대부분을 한국인들이 장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케냐의 사나그룹이 동아프리카 가발시장의 70%를 점유하며 케냐 8대 기업으로 성장했다는 이야기는 경제적 성공담을 넘어서 문화적 교류의 흥미로운 사례로 다가왔다. 이런 사실들을 알게 되면서, 우리가 아프리카와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다고 생각했는지 깨닫게 되었다. 실제로는 경제적, 문화적으로 이미 깊이 연결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아프리카에서 1만여 명의 현지인을 고용하는 한국 기업들, 그리고 그들이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을 생각해보면, 아프리카는 더 이상 먼 대륙이 아니라 우리의 중요한 경제 파트너임을 알 수 있다.

​아프리카 하면 떠오르는 또 다른 고정관념은 '원시적'이라는 이미지였다. 하지만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대규모 쇼핑몰 문화나 와인 산업의 발달상을 보면, 이런 생각이 얼마나 시대착오적인지 알 수 있다. 모로코, 알제리, 튀니지, 케냐, 탄자니아 등 여러 아프리카 국가들이 포도 재배와 와인 제조 기술을 발전시켜 품질 높은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는 사실은 내게 완전히 새로운 정보였다. 특히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경우,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과는 확연히 다른 발전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역사적 배경과 지리적 조건, 그리고 다양한 인종이 공존하는 독특한 사회 구조 때문일 것이다. 이 나라가 세계 최대의 백금 생산국이라는 사실도 아프리카의 자원 부국으로서의 면모를 새롭게 인식하게 해주었다.

아프리카의 국경선이 마치 자로 잰 듯 직선으로 그어져 있는 이유를 알게 되면서, 식민지 시대의 아픈 역사가 현재까지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깨달았다. 유럽 열강들이 자신들의 편의에 따라 아프리카를 분할하면서, 같은 민족이 여러 나라로 나뉘거나 서로 다른 민족이 하나의 국가로 묶이는 일들이 벌어졌다. 이는 현재까지도 아프리카 대륙 곳곳에서 일어나는 분쟁과 갈등의 근본 원인 중 하나가 되고 있다. 흥미롭게도 북한이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 동상과 기념비를 제작해주며 외화를 벌어들였다는 이야기도 처음 접했다. 독립 투쟁을 지원했던 과거의 인연이 경제적 교류로 이어진 것인데, 이는 국제 관계의 복잡함과 역사적 맥락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한다.

아프리카를 원조가 필요한 가난한 대륙으로만 생각했던 과거의 나를 반성하게 된다. 14억 인구라는 거대한 시장 규모와 풍부한 천연자원, 그리고 빠른 경제 성장률을 고려할 때, 아프리카는 분명 '기회의 땅'이자 '미래의 시장'이다. 특히 중국이 아프리카와 적극적으로 교류하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도 더 적극적인 아프리카 진출 전략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대형 쇼핑몰 문화 발달이나 골프 천국으로서의 면모 등을 보면, 이미 상당한 구매력을 가진 중산층이 형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아프리카 시장의 잠재력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라고 생각한다.

이제 나는 아프리카를 바라보는 시선이 완전히 달라졌다. 가난과 질병, 분쟁의 땅이라는 단편적 이미지에서 벗어나, 다양한 문화와 역사를 가진 역동적인 대륙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14억 인구가 만들어내는 거대한 시장과 무한한 가능성, 그리고 우리와 이미 깊숙이 연결되어 있는 경제적 파트너십을 생각하면, 아프리카는 더 이상 먼 대륙이 아니다. 물론 아프리카가 여전히 많은 도전과 과제를 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를 단순히 문제로만 보지 말고, 함께 해결해나갈 수 있는 기회로 접근한다면 어떨까? 우리의 발전 경험과 그들의 잠재력이 만나는 지점에서 새로운 가능성이 열릴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는 아프리카에 대한 더 깊이 있는 이해와 관심을 가지고, 편견 없는 시선으로 이 대륙을 바라보려 한다. 그리고 언젠가는 직접 아프리카를 방문해서 내가 새롭게 알게 된 이 대륙의 진짜 모습을 두 눈으로 확인해보고 싶다. 아프리카는 이미 우리의 친구이자 파트너이며, 함께 미래를 만들어갈 동반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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