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음식은 어떻게 우리 몸을 바꾸는가 - 지속가능한 건강을 위한 우리 몸과 음식의 과학
앤드루 젠킨슨 지음, 표미영 옮김 / 현암사 / 2025년 6월
평점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책의 원제목이 제미있다. <How to Eat (And Still Lose Weight)> 현대인들의 숙명이라 할 수 있는 다이어트라는 이름의 속박에서 벗어나는 것에 대한 이야기다.. 수많은 다이어트 책들이 쏟아지는 시대, 또 다른 체중 감량 가이드를 만나게 되었다. 하지만 앤드루젠킨슨 박사의 이 책은 처음부터 다른 접근을 시도한다. 그는 의지력에만 의존하는 기존 다이어트의 한계를 날카롭게 지적하며, 우리 뇌와 몸, 그리고 환경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한다. 책을 읽어가며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저자가 '무엇을 먹지 말라'고 지시하는 대신, '왜 우리가 그런 음식을 원하게 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는 점이었다. 이는 마치 증상만 치료하던 의사가 드디어 병의 원인을 찾아 나서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젠킨슨 박사는 외과의사이자 신진대사 전문가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뇌가 음식에 반응하는 방식을 과학적으로 해부한다. 특히 정크푸드가 우리 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설명은 충격적이면서도 납득이 갔다. 마치 중독성 물질처럼 작용하 는 가공식품들이 어떻게 우리의 자연스러운 포만감 신호를 교란시키는지 알게 되면서, 그동안 내가 경험했던 끝없는 식욕의 원인을 이해할 수 있었다. '크레이브 서핑(crave surfing)'이라는 개념은 특히 혁신적으로 다가왔다. 갑작스럽게 밀려오는 음식에 대한 갈망을 파도처럼 바라보고, 그것이 지나갈 때까지 기다리는 기법은 단순하지만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느꼈다. 이는 의지력으로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객관적으로 관찰하는 마음챙김의 접근법이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체중 감량을 위해 운동에 매달리지만, 저자는 에너지 균형에서 운동이 차지하는 비중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고 명확히 지적한다. 이는 운동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음식 섭취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운동으로 인한 칼로리 소모는 예상보다 적으며, 진정한 변화는 무엇을 먹고 언제 먹는지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그동안 헬스장에서 땀을 흘리며 체중계 숫자에 실망했던 많은 이들에게 위로가 될 것이다. 동시에 운동보다는 식습관 개선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명확한 방향을 제시한다.현대 사회의 식품 마케팅과 환경이 우리의 식습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은 섬뜩할 정도로 정확했다. 식품 회사들이 어떻게 우리의 본능적인 욕구를 조작하고, 중독성 있는 맛의 조합을 만들어내는지에 대한 폭로는 마치 음식 산업의 내부 고발자가 된 기분을 들게 했다. 슈퍼마켓의 진열 방식부터 패스트푸드 광고까지, 우리는 매일 수십 가지의 식품 마케팅 전략에 노출되어 있다. 이를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절반의 승리라고 저자는 말한다. 실제로 이러한 인식은 우리가 음식을 선택할 때 더 의식적이고 신중한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된다.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이론적 설명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적용 가능한 구체적인 전략들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혐오요법, 습관 형성, 정신적 재프로그래밍 등의 기법들은 각각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일상생활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특히 나쁜 음식에 대한 혐오감을 형성하는 방법은 매우 실용적이었다. 단순히 '먹지 말자'고 다짐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음식이 우리 몸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구체적으로 시각화하고 감정적으로 연결시키는 기법은 강력한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다이어트 과정에서 신진대사율을 유지하는 방법에 대한 조언은 매우 실용적이고 중요했다. 많은 사람들이 급격한 칼로리 제한으로 인해 기초대사율이 떨어지는 요요현상을 경험하는데, 저자는 이를 방지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들을 제시한다. 단백질 섭취의 중요성, 근육량 유지, 적절한 휴식 등은 모두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설명되며, 이는 단순한 체중 감량을 넘어서 건강한 몸의 기능을 유지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임을 보여준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감동적이었던 부분은 저자가 체중 감량을 숫자 게임이 아니라 전인적인 건강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는 점이었다. 정신적 재프로그래밍에 대한 장에서는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고, 음식과 건강한 관계를 맺는 방법을 다룬다. 우리가 음식을 대하는 태도, 자신의 몸을 바라보는 시각, 그리고 변화에 대한 기대감 등이 모두 성공적인 체중 관리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는 마치 몸과 마음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작동한다는 동양의 전통적인 건강관과도 일맥상통한다. 무엇보다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은 현실적인 희망이다. 완벽한 식단이나 극단적인 제한 없이도 건강한 체중을 유지할 수 있다는 메시지는 그동안 수많은 다이어트 실패를 경험한 사람들에게 새로운 출발점을 제공한다. 저자는 지속가능한 변화야말로 진정한 성공이라고 강조한다. 일시적인 체중 감량이 아니라 평생에 걸쳐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 그리고 음식과 평화로운 관계를 맺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는 것이다.책의 원제만을 보면 다이어트 가이드일 것 같지만, 저자는 우리가 음식과 맺는 관계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제공한다. 과학적 근거와 실용적 조언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으며, 무엇보다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의 몸과 마음을 더 깊이 이해하게 만든다. 책을 읽고 나면 음식을 바라보는 시각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더 이상 적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몸이 보내는 신호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법을 배우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자유로운 선택의 시작이다. 건강한 삶을 원하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모든 이들에게, 그리고 다이어트의 굴레에서 벗어나 음식과 평화로운 관계를 맺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