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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 자체로 괜찮은 날이었다
권미주 지음 / 밀리언서재 / 2025년 6월
평점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아침마다 거울 앞에 서는 일상적인 순간이 있다. 세수를 하고, 머리를 빗고, 하루를 시작할 준비를 하는 그 시간. 그런데 문득 거울 속 나를 바라보며 이런 질문을 해본 적이 있는가 생각해 본다. "지금 행복한가?"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질문을 회피한다. 너무 무겁고, 답하기 어려우며, 때로는 두렵기까지 하다. 하지만 이 질문을 피하며 살아가는 것은 마치 나침반 없이 바다를 항해하는 것과 같다. 어디로 가고 있는지, 어디에 도착하고 싶은지도 모른 채 그저 파도에 휩쓸려 떠다니는 것이다. 현대인들은 끊임없이 무언가가 되어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살아간다. 더 나은 성과, 더 높은 지위, 더 많은 인정을 받기 위해 자신을 채찍질하며 달려간다. 그런 과정에서 정작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바로 '지금 이 순간의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것 말이다. 책은 그런 우리에게 던지는 하나의 제안이다. 무엇을 성취했느냐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충분히 의미 있고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는 여정에 대한 이야기이다. 존재 자체로 괜찮은 하루를 만들어가는 방법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고 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감정을 마주한다. 기쁨, 슬픔, 분노, 두려움, 질투, 외로움... 이런 감정들을 마주할 때 우리는 어떻게 반응하는가? 대부분은 불편한 감정을 빨리 떨쳐내려 하거나, 없었던 일처럼 무시하려 한다. 하지만 감정은 우리 내면의 신호등과 같다. 빨간불이 켜졌을 때 "불편하다"며 신호등을 부숴버리는 것이 해결책이 될 수 없듯이, 감정도 마찬가지다. 그 감정이 왜 생겨났는지,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 귀 기울여야 한다. 짜증이 날 때가 있다. 사소한 일에도 화가 치밀어 오르고, 모든 것이 귀찮게 느껴진다. 이때 "내가 왜 이렇게 예민하지?"라며 자책하는 대신, "지금 내가 무엇을 필요로 하고 있나?"라고 물어보자. 어쩌면 그 짜증은 과로에 지친 몸과 마음이 보내는 휴식의 신호일 수 있다. 서운함이 밀려올 때도 있다. 누군가의 무심한 말 한마디에 마음이 상하고, 며칠 동안 그 생각에 사로잡힌다. 이때도 "내가 너무 예민한가?"라며 감정을 억누르지 말고, "지금 내가 무엇을 바라고 있나?"라고 들여다보자. 그 서운함은 인정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다는 마음의 표현일 수 있다.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것은 자기 자신과 친해지는 첫 번째 단계다. 감정은 틀린 것이 아니라 내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알려주는 소중한 정보다.
현대 사회는 완벽함을 강요한다. SNS에는 완벽한 일상들이 넘쳐나고, 모든 것이 완벽해 보이는 타인의 삶과 나를 비교하며 초라함을 느낀다. 하지만 완벽한 삶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가 보는 것은 편집된 일상의 한 조각일 뿐이다. 누구나 실수를 하고, 넘어지고, 때로는 길을 잃는다. 그것이 인간다운 것이다. 중요한 것은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실수를 했을 때 자신을 어떻게 대하느냐이다. 나 자신에게 가혹한 판사가 되어 끊임없이 비판하고 질책할 것인가, 아니면 따뜻한 친구가 되어 위로하고 격려할 것인가. 선택은 우리 각자의 몫이다. 완벽하지 않은 나를 받아들이는 것은 포기가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완벽해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날 때, 비로소 진정한 성장이 가능해진다. 실수를 통해 배우고, 부족함을 인정하며 도움을 요청하고, 때로는 실패를 통해 더 나은 길을 찾아갈 수 있다.
어린 시절부터 우리는 타인의 평가에 익숙해져 있다. 부모님의 기대, 선생님의 평가, 친구들의 시선... 이런 외부의 기준에 맞추려 애쓰다 보면 정작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게 된다. "이렇게 하면 사람들이 좋아할까?" "저렇게 말하면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나만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진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 그리고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을 필요도 없다. 중요한 것은 나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이다. 그리고 그 첫 번째는 나 자신이어야 한다. 내가 나를 사랑하고 존중할 때, 다른 사람들도 나를 그렇게 대하게 된다. 건강한 관계를 위해서는 적절한 경계 설정이 필요하다. 무조건적인 희생이나 헌신은 아름다워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나 자신을 소진시키고 관계를 해칠 수 있다.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 내 감정과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는 힘, 이것들이 진정한 성숙함이다.
우리가 도달해야 할 곳은 "존재 자체로 괜찮은" 상태이다. 무엇을 성취했느냐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충분히 의미 있고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이는 자기계발서에서 말하는 성공이나 성취와는 다른 차원의 이야기다. 외부의 인정이나 물질적 성취가 아닌, 내면의 평화와 자기 수용에서 오는 진정한 만족감을 말한다. 이런 상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완벽하지 않은 나를 사랑하고,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나다운 삶을 살아가며, 작은 행복을 발견하고 소중히 여기는 것. 그리고 지속적인 성장과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것. 이 모든 것들이 '존재 자체로 괜찮은 날'을 만들어가는 구체적인 방법들이다. 오늘 하루도 여러 일들이 있었을 것이다. 잘된 일도 있고, 아쉬운 일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통해 나는 하루를 살아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괜찮은 하루였다. 매일 저녁 잠자리에 들기 전, 거울 속 나에게 이렇게 말해보자. "오늘도 수고했어. 존재 자체로 괜찮은 하루였어." 이런 작은 인정과 격려가 쌓여서 우리는 점점 더 나 자신과 친해지고, 더 사랑스러운 존재가 되어간다. 나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지 않아도 괜찮다. 때로는 실수하고, 때로는 넘어져도 괜찮다. 왜냐하면 나는 존재 자체로 충분히 소중하고 아름다운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삶의 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