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곁의 아리아 - 오페라의 매력에 눈뜨게 할 열여섯 번의 선율 같은 대화
백재은.장일범 지음 / 그래도봄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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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오페라는 음악, 연기, 무대 미술, 문학이 결합된 종합 예술로, 그 매력은 대단한 것 같다. 오페라는 극적인 이야기와 감정을 음악으로 표현하며,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하는 예술 장르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오페라를 어렵고 재미없다고 생각하며, 그로 인해 이 훌륭한 예술을 경험할 기회를 놓치고 있다. 이러한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우리는 오페라의 본질과 그 대표작들을 살펴보며, 오페라가 실제로 얼마나 흥미롭고 접근 가능한 장르인지에 대해 쉽게 접근하게 해 주는 책이 필요할 것 같다. 생각해 보면, 정통 오페라와는 다르게 우리나라에서 최근 뮤지컬이 인기를 얻고 있다. 명성왕후를 비롯하여 안중근 의사를 주제로 하는 영웅 등 수준 높은 뮤지컬 공연도 인기리에 공연되고 있다. 뮤지컬이든 오페라든 이들 예술이 대중 속으로 스며들고 있다는 측면에서 우리나라의 문화 레벨이 높아지는 것 같아 기쁘다. 이번에 오페라의 매력을 한가득 쉽게 접근하게 해 주는 신간을 읽을 기회가 있었다. 백재은 장일범 공저의 <당신 곁의 아리아>였다.

책에서 이야기 하는 성악가와 음악평론가가 나눈 아리아에 대한 대화를 읽으며, 나는 오페라라는 예술 장르가 얼마나 인간의 내면을 섬세하게 포착하고 있는지 새삼 깨달았다. 이들이 선별한 아리아들은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가장 극한의 감정들을 응축해놓은 보석 같은 순간들이었다. 사랑의 설렘부터 죽음 앞의 절망까지, 각각의 아리아는 우리 삶의 한 단면을 거울처럼 비춰주고 있었다. 책에서 다룬 첫 번째 부분인 '음악 속에 피어난 사랑의 순간들'을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사랑이라는 감정이 얼마나 다양한 얼굴을 가지고 있는지였다. 라다메스가 아이다를 향해 부르는 '정결한 아이다'에서 느껴지는 것은 상대방을 우상화하는 초기 사랑의 맹목성이다. 저자들이 지적했듯이, 첫눈에 반한 사람들이 보이는 전형적인 현상이 바로 이것이다. 상대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 천사처럼 완벽한 존재로 여기는 것 말이다. 반면 로돌포의'그대의 찬 손'에서는 전혀 다른 종류의 사랑이 펼쳐진다. 우연히 만진 미미의 차가운 손에서 시작되는 이 사랑은 더욱 현실적이고 인간적이다. 푸치니의 음악이 가진 힘에 대한 백재은의 설명을 읽으며, 나는 왜 이 아리아가 사람들의 마음을 그토록 울리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마음속 묵은 감정을 끌어당겨 폭발시키는 힘"이라고 표현한 그 힘은, 결국 우리 모두가 가슴 깊이 간직하고 있지만 감히 표현하지 못했던 순수한 사랑의 감정을 대신 터뜨려주는 것이다. 카르멘의 '하바네라'는 또 다른 차원의 사랑을 보여준다. 변덕스럽고 자유로운 사랑, 그 누구에게도 얽매이지 않겠다는 당당한 선언이 담긴 이 아리아는 19세기라는 시대적 배경을 고려할 때 얼마나 파격적이었을까. 여성이 사랑의 주도권을 쥐고 남성들을 유혹하는 모습은 당시로서는 충격적이었을 것이다.

두 번째 부분인 '도전하는 영혼, 노래가 되다'에서는 인간의 의지와 도전 정신이 어떻게 음악으로 승화되는지를 볼 수 있었다. 특히 칼라프의 '공주는 잠 못 이루고'에 대한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이 아리아가 1990년 3테너 콘서트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는 사실은, 좋은 음악은 시대를 초월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을 보여준다. "Vincero!"라는 외침이 담고 있는 의미는 사랑을 얻겠다는 의지를 넘어선다. 그것은 인간이 불가능해 보이는 도전 앞에서도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파바로티, 도밍고, 카레라스 세 테너가 함께 이 외침을 터뜨렸을 때, 관객들이 느꼈을 감동이 어떠했을지 상상이 된다. 피가로의 '라르고'나 파파게노의'나는 즐거운 새 장수'에서는 일상의 소소한 기쁨과 자신감이 노래가 된다. 이들의 아리아는 거대한 사랑이나 숭고한 희생을 다루지 않는다. 대신 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 삶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유쾌하게 표현한다. 이런 아리아들이 주는 위로는 또 다른 차원의 것이다. 우리의 일상이 그 자체로도 충분히 노래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세 번째 부분인 '열정의 끝, 운명의 문턱에서'는 가장 무겁고도 깊은 감동을 주었다. 카바라도시의 '별은 빛나건만'에서 느껴지는 것은 죽음을 앞둔 인간의 마지막 의식이다. 산탄젤로성이라는 실제 장소에 대한 설명을 읽으며, 그 높은 성곽 위에서 마지막 순간을 맞이하는 카바라도시의 심정이 더욱 생생하게 다가왔다. 토스카의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는 여성이 경험할 수 있는 가장 극한의 절망을 담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해야 하는 상황에서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는, 인간이 한계 상황에서 보이는 숭고함을 보여준다. 마술피리의 복수 아리아에서는 모성애의 다른 면을 볼 수 있었다. 저자들이 지적했듯이, 딸을 납치당한 어머니의 입장에서 보면 그녀의 분노와 복수심이 충분히 이해될 만하다. 선악이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 인간의 복잡한 내면이 음악을 통해 드러나는 것이다. 피가로의 결혼의 '어디로 갔나 우리의 아름다운 날들'에서는 시간의 무게를 느낄 수 있었다. 젊은 시절의 아름다운 사랑이 세월과 함께 변해버린 현실을 받아들이는 성숙한 여성의 마음이 애절하게 그려진다. 하지만 동시에 이 아리아에는 복수가 아닌 용서를 선택하는 여성의 위대함이 담겨 있다는 저자들의 해석이 인상 깊었다. 피가로의 결혼의 '사랑의 즐거움을 아는 당신'은 사춘기 소년의 설렘을 그린 곡이지만, 그 안에는 인간이 사랑이라는 감정을 처음 경험할 때의 순수함이 담겨 있다. 모든 어른들이 한 번쯤 경험했을 그 떨림과 혼란이 음악을 통해 되살아난다. 앞으로 이 아리아들을 들을 때마다, 나는 이 책에서 나눈 깊이 있는 대화들을 기억하며 더욱 풍부한 감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 안에 잠들어 있던 다양한 감정들을 깨워주는 음악의 힘을 더욱 소중히 여기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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