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길을 묻다 - 경영의 신 마쓰시타 고노스케에게
마쓰시타 고노스케 지음, 김정환 옮김, 마쓰시타 정경숙 기획 / 지니의서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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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리더십에 대한 담론은 넘쳐난다. 수많은 경영학 이론과 리더십 모델들이 쏟아져 나오지만, 정작 진정한 리더의 모습을 찾기는 쉽지 않다. 이러한 혼란 속에서 마쓰시타 고노스케가 제시하는 리더십 철학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그가 말하는 ‘리더의 길’은 인간 본질에 대한 깊은 통찰에 기반한 삶의 철학이기 때문이다. 고노스케의 리더십 철학에서 가장 인상적인 점은 그가 성공의 조건으로 뛰어난 두뇌나 근면함보다 '운과 애교'를 꼽았다는 것이다. 이는 일반적인 성공 공식과는 완전히 다른 접근이다. 하지만 그가 말하는 운과 애교는 우연이나 타고난 매력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는 인간관계에서 상대방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능력, 그리고 겸손한 마음으로 배움의 기회를 만들어가는 태도를 의미한다. 그가 이야기 하는 리더의 길은 무엇일까…

고노스케가 강조하는 첫 번째 덕목은 '순수한 마음'이다. 그는 "누가 하는 말이든 일단은 순수한 마음으로 들으며, 좋다고 생각되면 곧바로 실행한다"고 말했다. 이는 현대 리더들이 흔히 빠지는 함정 - 자신의 기존 관념에 갇혀 새로운 아이디어를 거부하는 것 - 을 피하는 핵심적인 자세다. 순수한 마음이란 선입견과 편견을 내려놓고 사물의 본질을 바라보는 것이다. 리더는 종종 자신의 경험과 지식에 의존해 판단하려 하지만, 진정한 통찰은 오히려 백지상태의 마음에서 나온다. 고노스케는 이를 통해 다른 사람들로부터 지혜를 얻을 수 있었고,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이 그를 응원하게 되었다고 회고한다. 이는 현대 경영학에서 말하는 '학습조직'의 리더십과도 맞닿아 있다. 리더가 먼저 배우는 자세를 보일 때, 조직 전체가 학습하는 문화로 변화할 수 있다. 고노스케의 순수한 마음은 단순한 개인적 덕목을 넘어 조직 전체의 역동성을 이끌어내는 리더십의 핵심 요소인 것이다.

고노스케는 양치기의 비유를 통해 리더십의 본질을 설명한다. 양치기가 성공하려면 양의 성질과 품성을 철저히 파악해야 하듯이, 리더는 인간의 본질을 깊이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는 현대 리더십 이론에서 말하는 '인간 중심 리더십'과 일맥상통한다. 하지만 고노스케의 인간 이해는 심리학적 접근만을 이야기 하지 않는다. 그는 "우리 인간은 서로가 서로를 성장시키는 존재"라고 말한다. 이는 리더와 구성원의 관계를 일방적인 지시와 복종의 관계가 아닌, 상호 성장의 관계로 보는 관점이다. 진정한 리더는 부하를 통제하는 자가 아니라, 함께 성장하는 동반자인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현대 사회에서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지식정보사회에서는 위계적 명령보다는 협력과 공유가 더 큰 성과를 만들어낸다. 고노스케가 제시한 인간 중심의 리더십은 오늘날 더욱 절실히 요구되는 리더십 모델인 것이다.

고노스케는 "사장이라는 자리는 걱정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는 현대의 많은 리더들이 놓치고 있는 중요한 통찰이다. 리더의 역할을 권력이나 특권으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책임과 걱정의 자리로 인식하는 것이다. 걱정은 단순한 스트레스가 아니다. 그것은 조직과 구성원들에 대한 깊은 관심과 애정의 표현이다. 밤잠을 설치며 조직의 미래를 고민하고, 구성원들의 성장을 염려하는 것이 진정한 리더의 모습이다. 이러한 걱정은 결국 더 나은 의사결정과 혁신으로 이어진다. 현대 사회에서 리더의 책임은 더욱 무거워지고 있다. 이익 창출 뿐만 아니라 사회적 책임, 환경적 고려, 구성원의 복지 등 다양한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고노스케가 말하는 '걱정하는 리더'는 이러한 복합적 책임을 감당할 수 있는 리더십의 모델을 제시한다.

고노스케는 "무엇이든 열정이 기본"이라고 강조하면서, 동시에 "절박감이 없으면 열정이나 사명감은 절대로 잉태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는 현대 리더십에서 자주 언급되는 '비전'과 '미션'의 진정한 원천을 보여준다. 열정은 현실에 대한 정확한 인식에서 나오는 변화 의지다. 현재 상황에 만족하지 않고 "이대로는 안 된다"는 절박감을 가질 때, 비로소 진정한 열정이 생긴다. 이는 안주하려는 인간의 본성을 극복하고 지속적인 혁신을 추진하는 동력이 된다. 현대 기업 환경에서 변화의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리더는 끊임없이 위기의식을 갖고 혁신을 추진해야 한다. 고노스케가 말하는 절박감에서 나오는 열정은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리더십의 핵심 동력인 것이다.

고노스케의 리더십 철학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만사연수(萬事鍊修)' - 모든 일에서 배운다는 자세다. 그는 "교훈은 곳곳에 있다"며 심지어 청소를 통해서도 정치의 요점을 터득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는 리더의 학습에 대한 전혀 새로운 접근이다. 일반적으로 리더의 학습이라고 하면 고급 경영 과정이나 전문 서적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고노스케는 일상의 사소한 일에서도 깊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청소부터 접객까지, 모든 업무에는 그 일의 본질과 원리가 담겨 있다. 리더가 이러한 일들을 직접 경험하고 그 의미를 성찰할 때, 진정한 리더십 역량이 개발된다. 이는 현대의 '현장 중심 리더십'과도 연결된다. 사무실에서만 근무하는 리더와 현장을 직접 경험하는 리더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고노스케의 만사연수 철학은 리더가 어떻게 현장에서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구체적인 방법론이다.

마쓰시타 고노스케가 제시하는 리더의 길은 특정 시대나 문화에 국한되지 않는 보편적 가치를 담고 있다. 그의 철학은 기술이나 기법을 넘어 인간의 본질에 대한 깊은 이해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 사회에서 리더십의 패러다임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위계적 명령 체계에서 수평적 협력 구조로, 통제 중심에서 임파워먼트 중심으로, 단기 성과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으로 리더십의 초점이 이동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결국 인간에 대한 새로운 이해가 있다. 고노스케의 리더십 철학은 이러한 시대적 변화를 선도하는 통찰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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