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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결코 특별하지 않다 - 비교와 강박을 내려놓고 삶의 중심을 되찾는 마음의 기술
전미경 지음 / 갤리온 / 2025년 5월
평점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새벽 5시, 알람이 울리기 전에 눈을 뜬다. 스마트폰을 집어 들고 인스타그램을 연다. 화면에는 완벽한 아침 루틴을 선보이는 인플루언서들의 모습이 펼쳐진다. 미니멀한 인테리어, 정성스럽게 차려진 아침식사, 요가 매트 위에서 우아한 자세를 취한 몸짓들. 나는 여전히 침대에 누워 있고, 머리는 엉망이며, 어제 벗어놓은 옷들이 바닥에 널브러져 있다. 이것이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현실이다. 끊임없이 누군가의 특별한 삶과 나의 평범한 일상을 비교하며 하루를 시작하는 것. 그리고 그 순간부터 우리는 보이지 않는 경쟁에 참여하게 된다. 더 멋진 사진을 찍어야 하고, 더 흥미로운 경험을 해야 하며, 더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에 휩싸인다. 하지만 잠시 생각해본다. 언제부터 우리는 특별해야 한다고 믿기 시작했을까? 언제부터 평범함이 부끄러운 것이 되었을까? 그리고 과연 그 특별함이라는 것이 진짜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걸까? 전미경님의 <당신은 결코 특별하지 않다>를 읽을 기회가 있었다. 외부의 불안에 휩쓸리지 않고 진정한 나 자신을 바라보고 싶다...
직장에서 나는 항상 웃는다. 상사의 불합리한 요구에도, 동료의 무책임한 행동에도, 고객의 까다로운 컴플레인에도 미소를 잃지 않는다. 집으로 돌아가는 지하철에서 창문에 비친 내 얼굴을 보면, 그제서야 그 미소가 얼마나 어색하고 부자연스러웠는지 깨닫는다. 우리는 모두 다양한 가면을 쓰고 산다. 직장에서의 나, 가족 앞에서의 나, 친구들과 함께할 때의 나, 그리고 SNS에서 보여주는 나. 각각의 상황에 맞는 완벽한 버전의 자신을 연출하느라 정작 진짜 나는 어디 있는지 모르게 된다. 특히 디지털 세상에서 우리는 더욱 정교한 자기 연출에 몰두한다. 사진을 찍을 때는 가장 좋은 각도를 찾고, 필터를 씌우고, 보정을 거쳐 완벽한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글을 쓸 때도 마찬가지다. 힘든 하루를 보냈다면 그 속에서도 감사할 점을 찾아 긍정적으로 포장하고, 실패한 경험도 성장의 기회로 재해석해서 올린다. 이런 끊임없는 자기 연출은 우리를 지치게 만든다. 진짜 감정을 억누르고, 진짜 생각을 숨기며, 진짜 모습을 감추느라 에너지가 바닥난다. 그리고 무엇보다 외로워진다. 아무도 진짜 나를 모르니까, 진짜 나를 사랑해줄 사람도 없는 것 같다.
아침 출근길에서 만난 동창이 말한다. "요즘 프리랜서로 전향해서 정말 자유롭게 살고 있어. 너도 회사 생활 그만두고 진짜 하고 싶은 일 찾아봐." 그의 말을 들으며 나는 순간 내 삶이 초라해 보인다. 매일 똑같은 시간에 일어나서, 똑같은 지하철을 타고, 똑같은 사무실에서 똑같은 일을 반복하는 내 일상이 마치 실패한 인생인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집에 돌아와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그 동창의 이야기에는 그가 말하지 않은 부분들이 있다. 불안정한 수입, 끊임없는 클라이언트 찾기,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하는 부담감. 그는 자신의 삶에서 가장 빛나는 부분만 골라서 보여준 것이다. 우리는 항상 다른 사람의 하이라이트와 나의 일상을 비교한다. 남의 성공담과 내 평범한 하루를, 남의 행복한 순간과 내 힘든 시간을 비교하며 스스로를 작게 만든다. SNS는 이런 비교를 더욱 가속화한다. 피드를 스크롤하다 보면 모든 사람이 나보다 행복하고, 성공적이며, 특별한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것은 착각이다. 모든 사람은 자신만의 고민과 아픔을 가지고 있다. 완벽해 보이는 그 사람도 새벽에 잠 못 이루는 밤이 있고, 자신감을 잃는 순간이 있으며, 외로움을 느끼는 시간이 있다. 우리가 보는 것은 그들이 선택해서 보여주는 일부분일 뿐이다.
실수를 했을 때, 우리는 그것을 숨기려고 한다. 완벽하지 못한 모습을 들키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작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매력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일까? 그들이 완벽할 때가 아니라, 인간적인 모습을 보일 때가 아닐까? 친구가 울면서 전화를 걸어와 자신의 실패담을 털어놓을 때, 우리는 그 친구가 더 가깝게 느껴진다. 평소에 강한 모습만 보이던 선배가 자신의 약한 면을 보여줄 때, 우리는 그를 더 존경하게 된다. 완벽한 모습보다는 솔직하고 진실한 모습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일본의 킨츠기 문화처럼, 우리의 상처와 결함은 숨겨야 할 것이 아니라 우리를 더 아름답게 만드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실패한 경험이 있기에 다른 사람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고, 넘어진 적이 있기에 일어서는 힘을 기를 수 있으며, 외로웠던 시간이 있기에 함께하는 순간의 소중함을 안다. 우리의 불완전함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살아있는 인간이라는 증거이며,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신호이다. 완벽한 사람은 더 이상 배울 것이 없지만, 불완전한 사람은 매일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경험할 수 있다.
우리는 모두 언젠가 죽는다. 이것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현대 사회는 이 진실을 가능한 한 멀리 밀어둔다. 죽음은 병원이나 요양원에서 조용히 처리되고, "평화롭게 떠나셨다"는 완곡한 표현으로 포장된다. 하지만 죽음을 의식하는 것은 우리를 더 겸손하게 만든다. 아무리 성공해도, 아무리 특별해져도, 결국 우리는 모두 같은 운명을 맞는다. 이 사실 앞에서 우리의 작은 자존심과 경쟁심은 얼마나 무의미한가. 죽음을 생각한다고 해서 우울해지라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한정된 시간을 의식할 때 우리는 진정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세상이 만든 불안에 나 자신을 소모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용기가 필요하다. 남들과 다르게 살 용기, 완벽하지 않은 모습을 보일 용기, 실패를 인정할 용기, 도움을 요청할 용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 자신을 믿을 용기가 필요하다. 내가 특별하지 않아도, 남들보다 뛰어나지 않아도, 완벺하지 않아도, 나는 존재 자체로 의미가 있고 가치가 있다는 것을 믿을 용기 말이다. 이것이 진정한 자유다. 타인의 기대에서 자유로워지고, 사회의 기준에서 벗어나며,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해방되는 것. 그리고 나만의 속도로, 나만의 방식으로, 나만의 삶을 살아가는 것. 이 것을 오늘부터 시작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