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혈관력 - 인생에 건강이 짐이 되지 않게
박민수 지음 / 페이스메이커 / 2025년 5월
평점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그날은 평소와 다름없던 화요일 아침이었습니다. 직장에서의 중요한 발표를 앞두고 있었고,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마지막 리허설을 하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찾아온 어지러움과 함께 시야가 흐려졌습니다. "그저 긴장 때문이겠지"라고 생각했지만, 이내 왼쪽 팔의 감각이 무뎌지기 시작했습니다. 심장은 마구 뛰고 있었고, 머릿속에서는 경고음이 울렸습니다. 그때 문득 며칠 전 우연히 접했던 박민수 박사의 <혈관력>이 떠올랐습니다. 책에서 읽었던 '일시적 허혈발작'의 증상과 놀랍도록 일치했습니다. 혈관이 좁아져 뇌로 가는 혈류가 일시적으로 차단되는 현상이었습니다. 즉시 응급실로 향했고, 의사는 뇌졸중의 전조 증상이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 순간 깨달았습니다. 우리의 혈관은 언제나 무언가를 말하고 있었는데, 저는 그 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았던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몸은 오래전부터 신호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계단을 오를 때 느꼈던 숨가쁨, 갑자기 치솟았던 혈압 수치, 자주 찾아오던 두통... 모두 혈관이 보내는 SOS 신호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바쁜 일상 속에서 그 신호를 무시했고, 때로는 약으로 증상만 가리며 살아왔습니다. 혈관은 우리 몸에서 가장 긴 여정을 떠나는 강물과 같습니다. 그 강물이 맑고 깨끗하게 흐를 때, 우리는 비로소 생명의 충만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강물이 오염되고 흐름이 막힐 때, 생명의 땅은 메마르고 황폐해집니다. 우리의 혈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오랫동안 혈관을 피가 흐르는 길일 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혈관력>을 통해 혈관은 우리 몸의 모든 세포와 직접 대화하는 지능적인 시스템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혈관은 끊임없이 확장하고 수축하며 우리 몸의 각 부분에 필요한 산소와 영양분을 적절히 배분합니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운동을 할 때, 잠을 잘 때도 혈관은 그 상황에 맞게 가장 효율적인 방식으로 혈류를 조절합니다. 그렇게 28만 킬로미터, 지구를 일곱 바퀴 돌 수 있는 길이의 혈관이 우리 몸 안에서 조용히 생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혈관은 우리 인생의 지도와도 같습니다. 그 지도가 선명하고 막힘없을 때, 우리는 원하는 곳 어디든 자유롭게 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도의 길이 훼손되면, 우리의 여정은 제한되고 때로는 완전히 멈춰버릴 수도 있습니다. 혈관 건강은 매일의 삶의 질과 직결됩니다. 맑은 정신으로 아침을 맞이하고, 활력 넘치는 몸으로 하루를 보내며, 편안한 마음으로 밤을 맞이하는 것. 이 모든 것이 혈관의 건강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혈관은 한번 망가지면 회복되지 않는다'고 믿고 있습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콜레스테롤이 높아지고 혈압이 오르면, 그것은 돌이킬 수 없는 노화의 과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혈관력>을 읽으며 가장 놀라웠던 점은 혈관의 역노화가 가능하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혈관 내피세포는 놀라운 재생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적절한 환경과 자극이 주어지면, 손상된 혈관도 다시 건강해질 수 있습니다. 물론 마법처럼 하루아침에 일어나는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꾸준한 노력과 올바른 방법을 통해 혈관의 시계를 거꾸로 돌릴 수 있다는 사실은 큰 희망을 줍니다. 작은 변화들이 쌓여 큰 차이를 만듭니다. 하루 10분의 명상이 스트레스 호르몬을 줄이고 혈관의 염증을 감소시킵니다. 간단한 스쿼트 운동이 혈류를 개선하고 혈관 벽을 강화합니다. 저녁 7시 이후 금식이 혈관 내피세포의 자가포식 작용을 활성화하여 손상된 부분을 복구합니다. 이런 작은 습관들이 모여 혈관의 나이를 젊게 만들어갑니다. 놀라운 것은 이러한 변화가 생각보다 빨리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단 2주간의 규칙적인 운동만으로도 혈관의 확장 능력이 개선될 수 있고, 한 달간의 식이 조절로 콜레스테롤 수치가 크게 낮아질 수 있습니다. 우리의 혈관은 언제든 새로운 시작을 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100세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래 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오래 사느냐는 것입니다. 건강하게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가는 100세와 질병에 시달리며 타인의 도움에 의존하는 100세는 천지차이입니다. 저자는 바로 이 차이를 만드는 핵심이 혈관 건강이라고 말합니다. 혈관은 심장병이나 뇌졸중 같은 중대 질환만 관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인지 기능, 에너지 수준, 면역력, 심지어 피부 상태까지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칩니다. 건강한 혈관은 뇌에 충분한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해 인지 기능을 유지하고 치매의 위험을 낮춥니다. 또한 근육에 원활한 혈류를 제공해 일상생활의 활력을 높이고, 면역 세포들이 몸 구석구석을 효과적으로 순찰할 수 있게 합니다. 심지어 피부의 광채와 탄력도 미세혈관의 건강과 직결됩니다. 100세 시대의 진정한 승자는 오래 사는 사람이 아니라,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삶을 즐기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 핵심에는 혈관 건강이 있습니다.
저는 <혈관력>을 읽은 후 가장 먼저 '아침 루틴'을 바꿨습니다. 스마트폰을 확인하며 시작하던 아침을 10분간의 명상과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바꾸었습니다. 작은 변화였지만, 하루의 시작이 달라지니 스트레스 대응 방식도 달라졌고, 점심 식사 선택도 달라졌습니다. 작은 변화가 선순환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책을 통해 배운 가장 큰 교훈은 ' 미래의 나에게 주는 선물‘ 로서의 혈관 관리입니다. 오늘 먹는 한 끼의 식사, 오늘 하는 10분의 운동, 오늘 실천하는 7시 이후 금식은 10년 후, 20 년 후의 나에게 주는 가장 값진 선물입니다. 그리고 그 선물은 분명 복리로 돌아올 것입니다. 모든 여행은 첫 걸음부터 시작됩니다. 혈관 건강을 위한 여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이 순간, 작은 변화로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혈관력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가능성입니다. 단 하나의 작은 습관의 변화가 인생을 바꿀 수 있습니다. 우리의 혈관은 기다리고 있습니다. 더 건강하고, 더 행복하고, 더 의미 있는 삶을 위한 변화를. 지금 바로 시작해보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