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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위한 대화감수성 수업
신동일 지음 / CRETA(크레타) / 2025년 4월
평점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가 요즈음에 많이 사용하고 있는 언어감수성이란 무엇인가? 언어감수성은 언어를 정확하게 사용하는 능력을 넘어, 상대방의 감정과 상황을 고려하여 말을 주고받는 능력을 의미한다.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그들의 감정을 이해하며, 언어를 통해 진정한 소통을 이루기 위한 중요한 능력이다. 언어 감수성이 현대 사회에서 특히 중요한 이유는 개인화와 디지털 소통이 주를 이루는 시대에 단절과 불통을 넘어 진정한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라 할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언어 감수성이라는 개념이 많이 회자되고 있다. 언어 감수성은 관계의 거리를 좁히는 데 필수적일 것이다. 일상 언어에서도 상대방의 기분과 상황을 고려한 말 한마디가 관계를 크게 개선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더 나은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궁극적으로는 행복한 삶에 도달할 수 있다. 우리 일상에서 사용하는 단어들은 그 안에 많은 감정을 담고 있다. 그렇기에 언어는쓰이는 상황과 사람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 이런 작은 언어적 차이가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중요한 요소임을 실감하게 된다. 이번에 관련 신간을 읽을 기회가 있었다. 신동일님의 <모두를 위한 감수성 수업>이었다.우리는 매일 수많은 대화를 나눈다. 출근길 익숙한 바리스타와의 짧은 인사부터, 회의실에서 동료들과 나누는 토론, 가족과 함께하는 저녁 식사 시간의 일상 대화까지. 하지만 우리는 얼마나 자주 이러한 대화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보는가? 대화는 인간 존재의 근원적 표현이자 관계 형성의 핵심 통로이다. 대화의 본질은 상호작용과 의미 협상에 있다. 우리가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그루트를 사랑하는 이유를 생각해보자. 그루트는"나는 그루트야"라는 단 한 문장만 반복하지만, 그 안에서 풍부한 감정과 의도를 전달한다. 그루트의 언어는 문법적으로 빈약할지 모르나, 대화적 관점에서는 충만하다. 그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대화에 참여하고, 존재감을 드러내며, 의미를 만들어낸다. 인간다운 대화에는 멈춤과 망설임, 반복과 겹침이 자연스럽게 포함된다. 완벽하게 구조화된 문장이나 논리적 일관성보다는, 서로를 향한 관심과 배려가 대화를 이끈다. 빅터의 사례처럼, 대화를 잘한다는 것은 언어적 유창함보다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말차례를 적절히 교환하며, 비언어적 신호를 활용하는 능력에 더 가깝다.현대 사회에서 대화는 점차 '맥도날드화'되고 있다. 효율성과 계량화를 중시하는 사회적 압력이 자연스러운 대화의 본질을 왜곡한다. 언어교육 현장에서 이러한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문법과 어휘를 중심으로 한 표준화된 교육과정, 정답을 찾아내는 형태의 평가는 대화의 즉흥성과 창의성을 억압한다. 온라인 교육 플랫폼이나 영어 학습 앱들은 효율성과 편의성을 내세우지만, 진정한 대화 능력 함양에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학습자는 고객처럼 취급되며,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으로 학습이 끝난다고 오해한다. 자기주도적 학습의 미명 하에, 대화의 사회적 측면은 무시된다.특히 어린이 언어교육에서 이러한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아이들이 자연스러운 대화를 배울 기회를 잃고, 참조물 중심의 인위적인 의사소통만 경험한다면, 이는 그들의 언어 발달 뿐만 아니라 정서적, 사회적 발달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대화는 인간 성장의 필수 요소이기 때문이다.참조물에 기반한 의사소통은 보이스피싱과 같은 사기 수법에 쉽게 노출될 위험이 있다. 범죄자들은 피해자가 참조물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을 이용하여 일방적인 지시와 통제를 가한다. 이처럼 참조물 기반 의사소통에만 의존할 경우, 우리는 상대방의 의도를 파악하거나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는 능력을 상실할 수 있다.대화가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대화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낯설거나 부담스러운 참조물 때문일 수 있다. 따라서 안전하고 즉흥적인 비참조적 의사소통 경험이 중요하다. 이러한 경험은 대화에 대한 긍정적 태도를 형성하고, 더 복잡한 대화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자신감을 키워준다.기존의 언어 습득 모델은 '입력-저장-출력'의 선형적 과정으로 이해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관점은 대화의 복잡성과 다차원성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 트랜스링구얼 접근법은 대화를 머릿속에 저장된 지식만으로 이루어지는 활동이 아닌, 다양한 공간적, 맥락적 자원을 활용하는 창의적 행위로 바라본다. 대화는 아상블라주나브리콜라주와 같은 예술 작업에 비유될 수 있다. 다양한 요소들을 수집하고 조합하여 새로운 의미를 창출하는 과정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대화는 단순한 재현이 아닌 수행적 행위이다. 대화는 무언가를 위해 실행될 때만 말차례가 바뀌고, 화제가 발전하며, 상호 이해가 깊어진다.대화보다, 다중언어 자원을 활용한 열린 대화가 더 풍요롭고 인간적일 수 있다. 서로에게 관대하고 협력적인 태도만 있다면, 언어적 한계를 넘어 의미 있는 소통이 가능하다. 이러한 트랜스링구얼 대화는 현대 사회의 다양성과 복잡성을 반영하며, 보다 포용적인 소통 문화를 만들어낸다.AI와 대화의 미래: 기술과 인간성의 균형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으로 대화형 AI가 일상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AI는 자연스러운 대화의 협력자가 되기에는 한계가 있다. AI 대화는 주로 키워드(참조물)에 의존하는 목적지향적이고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반면 인간의 자연스러운 대화는 비참조적이고 예측하기 어려우며, 정서적 교감만으로도 시작되고 유지될 수 있다. AI와의 상호작용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기술의 편의성과 인간 대화의 본질적 가치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한다. AI가 제공하는 효율성과 정확성을 활용하되, 인간 대화의 즉흥성, 창의성, 정서적 교류를 잃지 않는 지혜가 필요하다.대화 감수성은 타인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존중하는 윤리적 태도의 기반이 되며, 다양성과 차이가 공존하는 현대 사회에서 필수적인 역량이다. 맥도날드화된 효율성과 인위적 표준화에서 벗어나, 모든 사람이 자신의 고유한 목소리로 참여할 수 있는 대화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우리 시대의 과제이다. 대화는 인간 존재의 본질적 표현이기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