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계급의 숨은 상처
리차드 세넷.조너선 코브 지음, 김병순 옮김 / 문예출판사 / 2025년 4월
평점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대학 시절, 사회과학을 공부하면서 사회의 복잡한 구조와 그 안에서 개인이 겪는 다양한 경험에 대해 깊이 고민할 기회를 가졌다. 특히, 사회 계급의 개념은 저에게 큰 인상을 남겼다. 계급은 경제적 지위나 직업에 국한되지 않고, 개인의 정체성, 사회적 관계, 그리고 삶의 기회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배웠다. 이러한 이해는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을 넓혀주었고, 인간 존재의 복잡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기초가 되었다. 그런데 최근에 "계급의 숨은 상처"라는 고전적인 책을 접하게 되었다. 이 책은 제가 대학 시절에 배운 이론과 개념들을 더욱 심화시켜 줄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그 내용을 통해 다시 한 번 사회 계급의 복잡성과 그로 인한 개인의 고통을 탐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반가움은 과거의 학습을 되새기는 것에 그치지 않고, 현재 사회에서 여전히 유효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했다.
'The Hidden Injuries of Class'는 Richard Sennett과 Jonathan Cobb가 공동 저술한 책으로, 1972년에 처음 출간되었다. 이 책은 미국 사회에서의 계급과 노동자의 정체성, 그리고 그들이 겪는 심리적 상처에 대해 깊이 있는 분석을 제공한다. 저자들은 노동자들이 사회적 계급 구조 속에서 어떻게 자신을 인식하고, 그로 인해 어떤 심리적 고통을 겪는지를 심도있게 이야기 한다. 출간된 지 오래된 책이지만, 인간의 존엄성과 정체성에 대한 깊은 성찰을 제공하는 것 같다.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이 주제는, 우리 모두가 직면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저자인 Richard Sennett는 미국의 사회학자이자 작가로, 사회적 관계와 도시 생활에 대한 연구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여러 권의 저서를 집필하였으며, 현대 사회의 복잡한 문제를 탐구하는 데 주력해왔다. Sennett은 특히 노동과 사회적 정체성, 그리고 인간의 상호작용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연구는 실제 사회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실질적인 문제 해결을 지향한다. Jonathan Cobb는 사회학자이자 연구자로, Sennett와 함께 'The Hidden Injuries of Class'를 집필하였다. 그는 노동자 계급의 경험과 그들이 직면한 사회적 불평등에 대한 연구를 통해, 사회 구조의 복잡성을 드러내는 데 기여하였다. 두 저자는 아일랜드와 이탈리아계 이민자 후손인 백인 노동계급 가족 100가구를 심층 인터뷰하며 그들의 계급 의식을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진실에 직면하게 되었다.
저자들은 계급이 경제적 지위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사회적 관계와 개인의 정체성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노동자들은 자신의 계급적 위치를 통해 사회에서의 역할을 인식하고, 그로 인해 자아 정체성이 형성된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자율, 자립, 독립', '기회균등', '공평'이라는 개념이 이상적으로 적용되지 않는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이러한 이상은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실제 계급 사회에서는 그 실현이 어렵다는 점이 문제다. 노동자들은 자신의 계급적 위치로 인해 열등감이나 무력감을 느끼며, 이는 그들의 정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저자들은 이러한 심리적 상처가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탐구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한다. 육체노동을 하며 사회적으로 '더 낮은 계급적 위치'에 처해 있는 이들은 스스로를 낮은 존재로 인식하게 된다. 그들은 자신을 둘러싼 환경의 부족함과 경험의 협소성 때문에 자신들이 너무 단순하고 무식하다고 과소평가하는 데 익숙해지는 것이다.
이러한 갈등에 대응하는 방법으로, 그들은 '자기에게 주어진 운명을 마지못해 받아들이며' 체념하게 된다. 자신이 열심히 일하고 있음에도 사회적으로 낮게 평가받는 데에서 수치심과 자책감을 느끼며, 스스로를 믿지 못하는 의심을 치유하기 위해 신분 상승을 추구한다. 그러나 열심히 노력하여 계급 상승을 이루더라도 원래 계급과의 단절로 인한 소외감과 정체성 혼란을 경험하게 된다. 새로운 계층에 속하게 되더라도 완전히 소속되지 못한 채 이방인처럼 상처를 받기도 한다. 책은 현대 사회에서의 불평등 문제를 다루며, 노동자들이 겪는 차별과 배제의 경험을 분석한다. 저자들은 이러한 불평등이 개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하며, 사회 구조의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계급은 단지 경제적 구분이 아니라, 인간의 감정과 삶을 깊이 파고드는 구조적인 문제다. 이러한 문제는 반 세기 전 미국의 육체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나타났지만, 오늘날의 대한민국에도 여지없이 적용될 것이다.
계급이 사라진 사회라고 하지만, 교육과 자본으로 인해 계급은 더 견고해지고, 사람들이 느끼는 자격지심과 결핍은 삶에 대한 포기나 사회적 분노로 나타나는 것 같다.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들은 계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사회적 지지 시스템을 강화하고, 노동자들이 자신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양한 계급의 사람들이 서로의 경험을 이해하고 연대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이를 통해 사회적 불평등을 극복하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The Hidden Injuries of Class'는 노동자 계급의 경험과 그들이 겪는 심리적 상처를 깊이 있게 탐구한 중요한 저작인 것 같다. 책은 현대 사회에서 여전히 유효한 주제를 다루며, 사회적 불평등과 계급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다. 노동자들이 겪는 고통을 이해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중요한 의미를 지닐 것이다. 우리는 늘 '인간은 모두 존엄하고 소중한 존재'라고 말하지만, 내밀히 들어가면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 책은 바로 그 부분에 대한 연구로, 노동계급 하층민에게 인간의 얼굴을 되찾아 준 노동 사회학의 고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