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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피는 가족이 필요해
레이첼 웰스 지음, 장현희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5년 3월
평점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따스한 햇살이 비추는 어느 오후, 무심코 들른 서점에서 나를 발길을 멈추게 한 작은 책 한 권이 있었다. 고양이 알피, 이름만으로도 고요하고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듯한 주인공을 품고 있는 이야기라니, 그 매력적인 제목이 마음을 부드럽게 끌어당겼다. 우리는 종종 반려동물과 나누는 교감이 말을 건네거나 행동으로 표현되는 것을 넘어선다는 사실을 깨닫곤 한다. 그 존재 자체로도 우리에게 커다란 위안과 변함없는 사랑을 선사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 책 속 이야기에 더욱 깊이 공감할 준비가 된다. 이 책은 아마도 그런 우리에게 새로운 차원의 감동과 힐링을 선사할, 따뜻한 이야기로 다가올 것이다.내심 강아지가 주인공이었다면 더욱 반가웠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고양이 알피가 전해줄 소소한 행복의 단면들은 우리의 삶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듯하다.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며 느끼는 소중한 순간들이 어떻게 우리의 마음을 치유하고, 우리를 좀 더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어가는지를 담고 있을 것만 같은 기대가 든다. ‘알피는 가족이 필요해’는 제목만으로도 이미 마음 한구석에 따스한 불씨를 피워내는 느낌이다.책장을 넘기는 순간마다 알피와 함께 떠나는 치유의 여정은 마음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킬 것이다. 혼자가 아님을, 언제나 우리 곁에 있어주는 존재들이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이야기가 담겨 있기를. 그렇게 책장을 넘기는 손길에도, 미소가 번지는 순간이 찾아오기를 바란다. 책과 함께하는 여행은 늘 그렇듯, 우리를 조금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준다. 이번엔 알피와 함께 길을 떠나보자.사람이 아닌 존재에게서 삶의 본질을 배우게 될 줄은 몰랐다. 그것도 작고 조용한 고양이에게서 말이다. 우연히 펼쳐든 이야기 속, 이름 모를 거리를 유영하는 한 고양이가 내 마음을 가만히 어루만졌다. 날카로운 발톱도, 날쌘 사냥 본능도 아닌, 다만 조용히 다가와 머물 줄 아는 능력으로. 그 고양이의 이름은 알피였다. 고양이 알피는 한때 누구보다도 평화로운 시간을 보냈다. 따스한 햇살이 드리운 창가, 푹신한 의자, 그리고 사랑이 넘치는 사람의 손길. 그러나 인생은 언제나 예상치 못한 이별을 데려온다. 그 이별 앞에서 알피는 단지 살아남기 위한 발걸음을 떼기 시작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바로 그 첫걸음이, 여러 삶의 갈피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기 시작한다. 어떤 이는 상실로 얼어붙어 있었고, 누군가는 관계의 부재로 무너지고 있었다. 또 어떤 이는 타인의 시선 속에 자기를 잃은 채, 고요하게 울고 있었다. 알피는 이런 사람들의 틈새에 스며들었다. 마치 “괜찮아, 내가 여기 있어”라고 말해주는 듯한 조용한 존재감으로.책은 잃는 것에서 시작된다. 따뜻했던 공간, 함께 숨을 쉬던 이와의 이별, 익숙했던 삶의 끝자락. 어쩌면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하는 상실의 장면이다. 하지만 그 상실 앞에서 멈추지 않고, 조용히 발을 내딛는 존재가 있다. 알피는 떠났다. 삶을 선택하기 위해. 남겨진 것들을 마음에 품고, 또 다른 삶을 향해 나아간 것이다. 알피의 여정, 그것은 마음의 여정이었고, 존재의 결심이었다. 우리는 종종 잃은 것에만 머문다. 하지만 알피는 그곳에서 자신을 잃지 않기 위해 세상으로 나선다. 그것은 놀랍도록 아름다운 용기다. 알피는 사람들을 만난다. 그들은 평범한 얼굴을 하고 있지만, 마음속에는 말 못 할 그림자 하나쯤 품고 있다. 무너진 사랑, 해소되지 못한 외로움,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불안, 낯선 삶에 대한 두려움. 이들은 너무도 인간적인 상처를 안고 있다. 하지만 그 상처 앞에 말 대신 다가가는 존재가 있다. 고양이, 알피다.고양이는 말을 하지 않는다. 말 대신 눈빛으로, 꼬리의 움직임으로, 가끔은 등 뒤에 살짝 기대는 몸짓 하나로 이야기를 건넨다. 알피의 세심한 배려는 그렇게 어떤 말보다 깊이 있게 사람들의 마음에 닿는다. 문득 나는 생각했다. 사람들 사이에 흐르는 말의 바다에도 닿지 못한 마음들이, 알피라는 조용한 위로자 앞에서 왜 이렇게도 쉽게 열린 것일까. 그 답은 어쩌면 우리 모두의 바람 속에 있다. 이해받고 싶다는 갈망, 아무 말 없이 곁에 있어줄 존재를 향한 그리움, 누군가의 마음에 나란히 놓이고 싶은 조용한 소망. 알피는 이 모든 갈망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여 준다. 꼭 안아주지는 않지만, 조용히 다가와 등 근처 어딘가에 기대어 앉는 그 자세 하나로.알피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하지만 그의 다정함은, 어김없이 되돌아온다. 사람들의 마음이 바뀌고, 그들 사이에 작은 틈이 메워지고, 어딘가 조금 더 따뜻해진다. 사랑은 그렇게, 알피를 통해 순환한다. 이것은 마치 내가 사랑했던 기억들 같다. 언젠가 내가 베푼 작은 손짓이 오래 지나 돌아와 나를 감싸주던 밤. 알피의 이야기는 그 기억들을 다시금 꺼내게 했다. 사랑은 잊히지 않는다. 다정함은 흩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다만 천천히, 고요히, 되돌아오는 것이다. 알피는 고양이답게, 자유롭고 느긋하다. 하지만 그 유연함은 아무런 생각 없는 흐름이 아니다. 오히려 스스로 삶을 조율해 가는 능동적인 선택이다. 그는 머무를 곳을 고르고, 나눌 감정을 선별하고, 사랑을 건네는 순간을 신중히 선택한다. 그 섬세한 선택들이 알피를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우리는 종종, 고정된 역할과 자리에서만 존재를 인정받는다. 가족, 직장, 사회, 관계 속에서. 하지만 알피는 말한다. 삶은 그렇게 정해진 틀 속에만 머물러야 하는 게 아니라고. 네 개의 가정 사이를 오가며 사랑을 나누는 알피의 모습은, 내가 꼭 하나의 형태로만 살아야 하는 건 아니라는 위로로 다가왔다.이 책을 읽는 동안, 나도 모르게 알피가 곁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아침 햇살이 방 안에 스며들 때, 커피를 내리며 잠깐 혼자일 때, 문득 외로움이 스치듯 다가올 때, 책장을 덮고 눈을 감으면 알피가 내 무릎 위에 올라와 있는 듯한 착각. 그 존재의 체온은 상상일 뿐인데도 어쩐지 가슴이 따뜻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