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인간
유현준 지음 / 을유문화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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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지난주 알쓸별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지구별 잡학사전) 시칠리아 편을 보았다. 내용 중, 시칠리아 원형극장은 고대 건축의 정수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그 건축적 가치와 역사적 배경에 대한 유현준교수의 설명은 깊은 감명을 주었다. 시칠리아 원형극장은 기원전 3세기에 건설된 후, 로마 시대에 재건축되며 그 위용을 더욱 드높였다. 이 극장은 고대 건축 기술의 정수를 보여주는 중요한 유산이다. 원형극장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바로 음향 설계다. 언덕의 경사면을 활용하여 자연적인 음향 증폭 효과를 극대화한 점은 고대 건축가들의 뛰어난 통찰력을 보여준다. 관객석의 배치와 구조는 소리가 균일하게 전달되도록 설계되어, 오늘날에도 뛰어난 음향 시설을 자랑한다. 이러한 음향 설계는 단순히 소리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관객이 공연을 더욱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요소다. 시칠리아 원형극장은 주변 환경과의 조화를 고려하여 설계되었다. 지중해와 에트나 화산의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으로 배치된 이 극장은, 건축물 자체가 하나의 예술 작품처럼 느껴졌다. 시칠리아 원형극장은 고대 건축 기술의 정수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 정교한 석재 가공 기술과 건축물의 구조는 고대 건축가들의 뛰어난 기술력을 보여준다. 원형극장은 그리스 시대에는 연극을 위한 극장으로, 로마 시대에는 검투사 경기 등 다양한 행사를 위한 경기장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유현준 교수는 이 원형극장의 의미를 설명하면서 무대의 위치와 관객의 시선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석을 통해 그리스시대의 평등 사상에 대해 설명하는데 깊은 감명을 받았다. 이번에 그의 이러한 깊이 있는 건축학적 지식과 건축물의 의미 그리고 인류 역사에 대한 흥미로운 인문학 신간이 발간되어 읽을 기회가 있었다. 유현준님의 <공간 인간>이었다.

모닥불부터 스마트 시티까지, 공간의 발달사를 다룬 이 책은 건축 양식이 변화해 가는 흐름 속에서 공간과 사회가 영향을 주고받으며 진화해 온 모습을 보여 준다. 피라미드, 도서관, 콜로세움, 수도교, 공장 등 기존에 없던 새로운 건축물이 등장하면서 그 공간 속 사람들의 생활 양식이 달라졌고, 사회는 이전과 다른 모습을 갖게 되었다. 신전이나 성당이 만들어지고 종교 권력이 생겼고, 극장이나 경기장이 들어서고 관람 문화가 생겨났으며, 수정궁이 건축되고 소비자라는 계층이 형성됐고, 엘리베이터의 발명으로 초고층 빌딩이 밀집한 거대 도시가 만들어졌다. 새로운 건축 공간은 사회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작동하게 했고, 조직을 견고하게 다졌으며, 사회 규모를 키웠다. 그렇게 건축의 혁신은 그 사회의 혁신으로 이어져 세상을 변화시켰고, 다음 시대를 열었다.

공간의 진화와 사회의 변화인류의 역사는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의 변화와 그 공간이 인간 사회에 미친 영향을 통해서도 이해될 수 있다. 건축물은 그 시대의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맥락을 반영하는 거울과 같다. 유현준 작가는 건축과 인간의 관계를 탐구하며, 우리가 어떻게 공간을 통해 서로 연결되고, 또 분리되는지를 보여준다. 그 처음은 인류의 역사에서 모닥불에서 시작된다. 모닥불 주위에 모인 사람들은 따뜻함을 느끼며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고, 공동체 의식을 형성했다. 이 공간은 문화와 지식이 전파되는 장이 되었다. 모닥불은 인간이 처음으로 공간을 통해 소통하고, 관계를 맺는 방식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킨 상징적인 장소였다. 가장 감명 깊은 해석은 모닥불이 하나의 소실점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모닥불은 차별이 없는 평등한 소실점 역할을 했다는 것이 색다른 해석이었다. ^.^

동굴 벽화는 인류가 상상을 통해 공간을 표현한 첫 번째 사례로, 인간의 창의성과 사고의 진화를 보여준다. 이 벽화들은 당시 사람들의 삶과 신념, 그리고 그들이 경험한 세계를 기록한 것이다. 동굴이라는 공간은 그들의 상상이 현실로 구현되는 장소가 되었고, 이는 후에 문명 발전의 기초가 되었다. 동굴 벽화는 인간이 공간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공동체의 기억을 공유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괴베클리테페는 인류 역사에서 농업 혁명의 상징적인 장소로, 최초의 신전이자 건축물로 여겨진다. 이곳은 사람들이 정착 생활을 시작하고, 농업을 통해 식량을 생산하기 시작한 중요한 전환점을 나타낸다. 괴베클리테페의 건축은 종교적 목적을 넘어, 사회적 결속과 협력을 이끌어내는 공간으로 기능했다. 이는 인류가 어떻게 공간을 통해 새로운 사회 구조를 형성하고, 문명을 발전시켜 나갔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이다. 괴베클리테페의 의미로써 안과 밖의 경계를 나타내는 해석이 흥미로웠다.

지구라트는고대 메소포타미아에서 도시국가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건축물이다. 이 구조물은 종교적 목적을 넘어, 도시의 중심으로 기능하며 사회의 조직화를 촉진했다. 지구라트는 사람들에게 신과의 연결을 제공하는 동시에, 도시의 정치적, 경제적 중심지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 이러한 건축물은 도시국가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주민들 간의 결속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했다. 이와 함꼐고대 이집트의 피라미드는 당시 사회의 조직력과 경제적 힘을 상징하는 거대한 구조물이다. 피라미드를 건축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인력이 필요했고, 이는 사회가 얼마나 잘 조직되어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집트의 파라오 정부는 나일강을 따라 뻗어 있는 지역을 통치하며, 물류 시스템을 통해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했다. 이러한 대규모 프로젝트는 사회의 결속력을 강화하고 공통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게 했다. 피라미드는 그 자체로 사회의 구심점이 되었고, 사람들은 이를 통해 공동체 의식을 느꼈다.

저자는 건축과 인간의 공진화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건축과 인간의 관계를 통해 인류의 역사를 되짚어보는 기회를 제공해 주고 이다. IT 기술이 발전하는 시대에도 불구하고, 공간에서의 혁신은 여전히 중요하다. 건축가 혼자서는 이 혁신을 이룰 수 없으며, 많은 사람들이 같은 꿈을 꾸어야만가능할 것이다. 인류는 과거 수만 년 동안 그러한 힘을 발휘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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