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의 국정 노트 - DJ 친필 메모로 읽는 '성공하는 대통령'의 조건
박찬수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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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어제 헌법재판소의 최종 판결로 대통령에 대한 파면이 선고되었다. 또다시 불행했던 시절로 돌아갈 수 있었던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다시 지킬 수 있었던 사건이었다. 이런 대통령을 보내고 나니, 우리나라 대통령 중 가장 믿고 의지했었던 김대중 대통령님의 생각났다. IMF의 위기를 극복하고 우리나라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렸던 대통령님의 추억이 그립니다. 이번에 대통령님관련 책을 읽을 기회가 있었다. 박찬수님의 <김대중의 국정노트>였다. 대통령의 중요성이 다시한번 느껴졌던 오늘 다시 읽어본다. ^.^ 민주주의는 시민의 의식과 참여에 의해 유지되는 살아있는 체제임을 다시한번 생각하면서 책을 본다.

김대중 대통령의 국정 노트는 그의 업무 기록일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중요한 통찰과 비전을 담고 있다. 그는 국가 지도자로서 자신의 생각을 치밀하게 정리하고 정책 방향을 설정하는 데 있어서 철저한 준비와 고민을 기울였다. 그의 국정 노트를 통해 대통령으로서의 무게감과 국가 운영에 대한 철학을 엿볼 수 있으며, 이는 오늘날의 정치 지도자들에게도 귀감이 된다할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국정을 운영함에 있어 국민과의 소통을 중시했다. 그는 외부 인사의 의견을 들을 때 자신의 생각을 먼저 밝히지 않고 상대방의 견해를 경청한 후, 배석한 참모들의 의견을 물으며 다각도로 검토했다. 형식적인 소통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최적의 정책을 수립하려는 태도였다. 대통령은 국민의 대표로서 자신의 의견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과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반영하여 국정을 운영해야 한다는 원칙을 철저히 지켰다. 그의 국정 노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 중 하나는 정책의 연속성에 대한 인식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자신만의 성과를 강조하기보다, 이전 정권에서 이루어진 긍정적인 정책을 인정하고 이를 계승·발전시키는 데 주력했다. 그는 심지어 군사 독재 정권에서도 긍정적인 요소가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하며, 남북 관계 개선에 있어 그러한 경험이 일정 부분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이는 정파를 초월하여 국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대통령의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준다.

특히 4.8 남북정상회담과 노벨평화상 수상은 김대중 대통령의 대북 정책이 얼마나 치밀한 전략과 원칙을 바탕으로 추진되었는지를 보여준다. 그는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 정치적 이벤트가 아닌 실질적인 협력과 신뢰 구축을 목표로 삼았다. 이 과정에서 미국을 비롯한 주변 강대국들과의 관계를 조율하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도모하려는 외교적 노력을 기울였다. 이는 국가 지도자가 가져야 할 외교적 안목과 설득력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또한, 경제 정책에 있어서도 김대중 대통령의 국정 노트는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그는 집권 초기 IMF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과감한 개혁을 단행했으며, 브로드밴드(초고속 인터넷) 인프라 구축을 통해 대한민국이 IT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당시 빌 게이츠와 손정의 회장을 만나 조언을 구하고, 이를 정책으로 반영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결단력과 실행력은 현대 지도자들에게도 귀중한 교훈을 제공한다. 지도자는 변화하는 시대적 흐름을 읽고 미래를 준비하는 능력을 갖추어야 함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사회적 정책에서도 김대중 대통령은 선구적인 역할을 했다. 여성부 신설과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정은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복지국가의 기틀을 마련하는 중요한 조치였다. 그는 여성의 사회 진출이 단순한 인권 문제가 아니라 국가 발전을 위한 필수 요소라고 인식했고, 보육 정책을 강조하며 실질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이는 지도자가 사회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장기적인 비전과 실행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사례다. 국정 운영에 있어 김대중 대통령이 보여준 또 다른 중요한 요소는 정치적 포용과 협치였다. 그는 야당 지도자들과 적극적으로 대화하며 협력의 기반을 마련하려 했으며, 전직 대통령들에 대한 예우를 갖추었다. 단기적인 정치적 이득을 위해 전 정권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의 연속성과 안정을 중시해야 함을 보여주는 사례다. 그러나 현실 정치에서 협치는 결코 쉽지 않은 과제였으며, 특히 이회창 총재와의 영수 회담에서 보인 냉각된 분위기는 정치적 대립의 한계를 보여주기도 했다. 김대중 대통령의 국정 노트에는 대통령으로서의 철저한 자기 관리와 원칙에 대한 고집도 드러난다. 그는 건강 관리에 신경 쓰며 감기에 걸릴 자유조차 없다고 말할 정도로 자기 절제에 철저했다. 이는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단순한 권력의 상징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해야 하는 자리임을 상기시켜준다.

김대중 대통령의 국정 노트는 한 국가 지도자가 가져야 할 철학과 태도를 담고 있다. 그는 정책의 연속성을 인정하고, 국민과의 소통을 중시하며, 국가적 위기 속에서도 냉철한 판단력과 실행력을 발휘했다. 또한,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경제 발전을 도모하며, 정치적 협치를 위해 노력했다. 이러한 지도자의 철학과 태도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며, 대한민국의 정치와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김대중 대통령이 남긴 국정 노트는 단순한 역사적 기록이 아니라, 앞으로의 대한민국이 참고해야 할 중요한 교훈이자 지침서라 할 수 있다.

게엄과 탄핵...우리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싸우지 않는다면,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 이번 사건을 통해 우리는 다시금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깨닫고, 이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다짐해야 한다. 우리의 민주주의는 우리 손에 달려 있다. 민주주의가 지켜지지 않는 한 우리나라의 미래는 없을 것이다...김대중 대통령님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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