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당들이 희었을 때 - 새로운 시대의 탄생, 르코르뷔지에가 바라본 뉴욕의 도시
르 코르뷔지에 지음, 이관석 옮김 / 동녘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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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유럽과 미국의 건축물을 서로 비교하면서 그 의미를 설명해 주는 흥미로운 신간을 읽을 기회가 있었다. 르코르뷔지의 <대성당들이 희었을 때>였다. 영어로 마천루는 Skyscaper라고 한다. 높은 구조물이 하늘을 긁어내는 듯한 이미지를 전달한다. 이 단어는 19세기 후반에 등장하였으며, 처음에는 매우 높은 건물을 가리키는 용어로 사용되었다. 특히, 1880년대와 1890년대에 미국에서 처음으 로 철강과 유리로 건축된 고층 건물들이 생겨나면서 널리 퍼지게 되었다. 미국의 마천루에 대해서 알아본다...

르코르뷔지에의 저서 <대성당들이 희었을 때>는 그의 최초의 미국 여행을 기록한 책으로, 현대 건축과 도시 계획에 대한 그의 독창적인 시각을 담고 있다. 이 책의 제목은 과거의 대성당과 현대의 마천루를 비교하는 것 이상의 깊은 의미를 지닌다. 르코르뷔지에는 흰색 대성당들과 현대 뉴욕의 마천루들 사이에서 전통과 혁신, 과거와 미래의 연결고리를 찾고자 하였다. 책의 제목인 “대성당들이 희었을 때 " 은 르코르뷔지에가 바라보는 과거와 현재의 교차점을 상징한다. 흰색 대성당들은 중세 시대의 건축적 정점으로, 당시 사람들에게 신성함과 안정성을 제공하였고, 이는 그 시대의 기술적, 문화적 성취를 나타낸다. 반면, 20세기 뉴욕의 마천루들은 기계 문명의 발전을 상징하며, 현대 도시 생활의 복잡성과 혼란을 반영한다.



<대성당들이 희었을 때>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분위기]와 [미국]. 각 부분은 르코르뷔지에의 건축적 통찰과 철학을 체계적으로 전개하며, 그의 시각에서 본 현대 도시와 건축의 의미를 구한다. 1부: [분위기] 부분에서 르코르뷔지에는 중세 유럽의 건축, 특히 대성당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는 7세기 유럽의 기술 혁신이 도시 건축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며, 대성당들이 어떻게 자부심과 용기의 상징이 되었는지를 설명한다. 이 과정에서 그는 도시들이 대성당을 높게 세우려는 노력 속에 담긴 낙관적이고 혁신적인 정신을 발견한다.이와 함께, 르코르뷔지에는 당시 프랑스 건축계에서 느끼던 제약과 억압에 대해 고발한다. 그는 아카데미 인사들이 새로운 기술과 혁신을 어떻게 차단했는지를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보여주며, 이러한 상황이 그를 미국으로 이끄는 계기가 되었음을 암시한다. [미국]에서는 뉴욕을 중심으로 한 르코르뷔지에의 미국 여행기가 펼쳐진다. 그는 마천루가 우뚝 솟은 뉴욕의 풍경을 묘사하면서, 그곳에서 목격한 기술적 진보와 혁신을 찬양한다. 특히, 그는 뉴욕의 야경을 우주 돌연변이에 비유하며, 그 강력하고 폭력적인 에너지를 감상한다. 르코르뷔지에는 뉴욕에서 발견한 여러 혁신적인 건축 요소-엘리베이터, 다리, 그리고 도시의 교통 체계-를 통해 현대 도시가 어떻게 기능적으로 설계되어 있는지를 분석한다. 그는 이러한 요소들이 프랑스의 전통적인 접근 방식과는 완전히 다른 미국식 건축의 미학을 반영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르코르뷔지에는 20세기에 이루어진 기술 혁신이 건축계에서 반드시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과거의 대성당들이 중세 기술 혁신의 산물이었듯이, 현대의 마천루 또한 그 시대의 산물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기술적 진보가 건축의 질을 향상시키고, 인간의 생활을 더욱 편리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는 확신을 드러낸다. 책을 통해 르코르뷔지에는 미국식 건축의 미학을 높이 평가한다. 그는 뉴욕의 마천루와 다리들이 기능적인 것에 그치지 않고, 아름다움과 강인함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고 언급한다. 이는 그가 전통적인 프랑스 건축과는 다른, 미국의 건축적 정체성을 발견했음을 의미한다. 르코르뷔지에는 또한 뉴욕의 도시 계획에서 발생하는 '거대한 낭비' 문제도 지적한다. 그는 도시의 확장이 자연을 상실하게 만들고, 이로 인해 거주자들이 교외로 이주하게 되는 현상을 비판한다. 이러한 현상은 결국 가족 해체와 노동 시간의 증가로 이어지며, 이는 미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로 지적된다.



르코르뷔지에는 자신의 고향인 프랑스와 비교하여 미국 사회를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그는 미국이 대담하고 혁신적이지만, 동시에 소심한 면모도 지니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는 뉴욕의 마천루들이 기대 이하로 작은 높이로 건설 되었다는 사실에서 드러난다. 그는 이러한 소심함이 미국인의 불안을 반영한다고 주장하며, 더 높은 마천루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르코르뷔지에는 현대 건축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강력한 비전을 제시한다. 그는 뉴욕의 도시 계획이 자동차 시대에 맞게 수정되어야 하며, 보행자와 자동차를 완전히 분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는 도시가 인간 중심으로 재설계되어야 한다는 그의 철학을 반영한다. 또한, 그는 미국의 대학생들과의 교류를 통해 느낀 생동감과 혁신의 에너지를 강조하며, 이러한 요소들이 현대 건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믿는다. 그는 미국의 재즈와 같은 예술적 요소들도 현대 건축의 생동감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고 언급한다.



마천루는 현대 사회에서 인간의 성취와 야망을 상징한다. 중세시대 고딕 대성당이 신에 대한 경외와 인간의 겸손을 표현했다면, 마천루는 인간의 무한한 가능성과 기술의 발전을 나타낸다. 마천루는 현대 도시에서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새로운 꿈을 추구하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중세 시대의 대성당과 같이 현대의 마천루는 인간의 꿈과 기술의 발전을 상징하는 새로운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두 시대의 건축물은 서로 다른 맥락 속에서 인간의 존재와 이상을 탐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며, 우리는 이를 통해 건축의 진화와 그 의미를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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