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제한선 - 1% 슈퍼 리치는 왜 우리 사회와 중산층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 해로운가
잉그리드 로베인스 지음, 김승진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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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달러 이상의 자산을 가진 백만장자 수에서 한국은 세계 10위에 위치하며, 상위 10%의 부유층이 국가 전체 자산의 절반을, 상위 1%의 최상위층이 약 22%를 소유하는 상황이다. 이는 부의 불균형이 심화되는 추세로, 경제적으로 상위 소수에 자산이 집중되며 그에 따른 불평등이 사회 전반에 다양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경제적 불평등이 고착화될수록 사회적 불신이 커지고, 세대 간 기회의 불균형과 소외감은 심화될 위험이 있다. 이러한 부의 불평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없을까? 이번에 이러한 부의 불평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기존의 연구와는 전혀 다른 관점에서 부의 제한선을 두자고 주장하는 흥미로운 책을 읽을 기회가 있었다. 잉그리드 로베인스의 <부의 제한선>이었다. 기존과는 전혀 다른 관점이라서 흥미를 가지고 읽어본다.


한국은 지난 한 세기 동안 농경 사회에서 산업화, 정보화를 거쳐 선진국에 진입하는 압축적인 성장을 이루어냈다. 이러한 성장 과정에서 사회는 경제적 성공을 이루기 위한 일련의 '성공 방정식'을 구축했고, 이는 개인과 가족 단위의 계층 이동성을 추구하는 데에도 영향을 주었다. 그러나 최근 경제성장의 속도가 둔화되면서, 이 '성공 방정식'은 오히려 많은 사람들에게 '독'이 되고 있으며, 저출산과 고령화로 대표되는 '피크 코리아' 시대에 사회적 열망 구조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로베인스는 ‘부의 제한선’을 제안하고 있다. 저자는 경제적 불평등과 계층 구조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는 것이다.

잉그리드 로베인스는 '부의 제한주의(limitarianism)'라는 개념을 제안하며, 극단적인 부의 집중화를 방지하고자 한다. 로베인스에 따르면, 한 사람이 가질 수 있는 부에는 윤리적 상한선이 필요하며, 이 제한선을 통해 부의 과도한 축적이 사회적 정의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녀는 극단적인 부의 집중이 윤리적 문제를 일으킨다는 관점에서 학술적 연구를 진행해왔고, 이를 바탕으로 “아무도 슈퍼 부자가 아닌 세상”을 만들자는 결론에 이르렀다. 부의 제한주의는 경제적 불평등을 심화시키지 않으면서도 공동체의 자원을 모두에게 더 공정하게 배분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하고자 한다. 한국의 경우, 역사적으로 엄격한 시장 규제와 평등주의적인 사회적 규범을 통해 불평등을 상대적으로 낮게 유지해왔다. 그러나 복지제도가 충분히 발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대가족이 보험의 역할을 담당하면서 사회안전망을 제공해 왔다. 신자유주의가 도입된 이후 재벌의 경제적 영향력이 강화되고, 대가족이 해체됨에 따라 소득과 부의 불평등이 더욱 커지게 되었다. 로베인스의 ‘부의 제한선’이라는 개념은, 이러한 경제적 구조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을 제공하며, 개인적 노력보다는 제도적 개선을 통한 불평등 완화를 모색할 수 있는 프레임을 제시한다.



잉그리드 로베인스은 극단적인 부의 불평등이 어떻게 사회적 불안, 민주주의의 위협, 그리고 환경 악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제를 초래하는지 다각도로 분석하고 있다. 로베인스는 이런 불평등이 개인과 사회에 미치는 심각한 영향을 깊이 고찰하며, 특히 윤리적 관점에서 "부의 제한주의(limitarianism)"를 통해 부의 집중을 제한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로베인스는 경제적 안정성이 보장되는 사회에서 개인들이 불필요하게 부를 쌓을 필요가 줄어들 것이라 강조한다. 복지 제도가 원활히 작동하는 국가에서는 기본적인 필요를 충족하기 위해 큰 부를 축적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의료, 주거, 교육 등 필수적인 서비스를 사회가 제공할 수 있을 때 개인의 재정적 부담이 줄어들고, 이런 사회적 안전망이 없는 환경에서 많은 이들이 재정적 스트레스를 겪게 된다. 따라서 강력한 사회보장 시스템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사회는 불평등의 심화를 방지할 수 있다. 로베인스는 불평등을 단순히 경제적 격차 이상의 문제로 다룬다. 불평등은 개인 간, 계층 간 위계와 낙인을 강화하고, 사회적 통합을 저해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로 인해 사회는 불평등이 만연한 환경에서 점차 심리적 고립과 불만이 증대될 것이다. 또, 불평등은 권력 집중을 강화하여 기득권층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책을 만들도록 유도하며, 이를 통해 사회의 구조적 불공정성이 더욱 굳어질 것이다.

극단적인 부는 불법적 혹은 비윤리적인 경로를 통해 형성되기도 한다. 로베인스는 부정하게 축적된 자산이 윤리적 정당성을 가질 수 없음을 지한니다. 이는 개인의 도덕성 문제를 넘어 사회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소득과 재산의 불평등이 확대되는 데 기여한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은 자신들의 경제적 위치를 정당화하기 어려워지고, 점차 도덕적 해이와 부패가 퍼져나갈 것이다. 로베인스는 극단적 부가 민주주의의 본질을 훼손한다고 주장한다. 극도로 부유한 개인들은 정치적 권력을 차지하며 자신들의 이익에 맞는 정책을 추진하고, 이 과정에서 정치적 공정성과 사회적 정의가 침해될 것이다. 이러한 권력 집중은 사회적 불평등을 더욱 고착화시키며, 다수의 목소리가 배제되는 정치적 불균형을 초래할 것이다. 또한, 부유층의 지속적인 부 축적 욕구는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미릴 것이다. 로베인스는 극단적 부가 기후 위기 해결에 큰 장애물이 되고 있음을 지적하며, 특히 녹색 전환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주장한다. 개인의 사치와 부의 집중이 환경 자원을 과도하게 소모하고 기후 재앙을 가속화시킨다는 점에서 부의 제한은 환경적 관점에서도 중요한 논의가 된다.

한국은 빠른 경제성장을 이루며 성공을 추구해 왔지만, 이러한 성공의 구조가 오히려 사회적 독으로 작용할 수 있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부의 제한선' 개념은 한국 사회에 필요한 디톡스, 즉 불평등 해소를 위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것 같다, 개인적 성공보다는 사회적 연대와 복지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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