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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오 1 - 백경
박건 지음 / 청어람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올마스터'의 작가 박건의 신작. 어디선가 작가가 이 작품 출간을, 전작과의 유사성 때문에 망설였다고 하는 글을 본 적이 있다. 만약 사실이라면 이해할만 하다. 왜냐하면 설정이 똑같기 때문이다. 초월자들이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서 현재의 문명수준으로는 죽었다 깨어나도 만들 수 없는 가상현실 게임이라는 것을 만들고, 그 안에서 게임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많은 것을 요구한 끝에 초인들을 양성해낸다는 내용.
전작과의 차이점은 이번에는 초반부터 그런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는 점. 그리고 아무래도 전작과 꽤 깊게 연관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게 된다는 점. 단순히 자기복제라고 치부할 수 없는 것은, 이것을 이 세계관 내에서의 시리즈로 볼 수도 있다는 점이다. 오히려 전작과 깊게 연계되는 2부라면 그런 포지션을 통해서만 구현할 수 있는 내용과 재미가 있기 마련이기 때문에 기대를 하게 된다. 하지만 만약 그런 게 없이 독립된 내용으로 끌고 나간다면 자기복제라는 말을 들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번에는 백경이라는 설정이 등장하는데, 백경분의 일 확률로 등장하는 천재라는 설정이다. 만도 억도 조도 아니고 경인데 백경이다. 그런 천재가 어째서 한 행성, 한 세대에 세 명이나 존재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절대자들도 당혹감을 금치 못할 지경. 하지만 존재하기에 소설인 것. 이 설정이 주는 뉘앙스와 마찬가지로, 소위 중2병스럽지만 그래도 재미있는 그런 설정들이 다소 등장한다. 작가는 설덕후 기질을 유감없이 뽐내고 있는데 그 설정을 재미있어할 수 있냐 아니냐로 이 소설에 대한 호오가 정해지지 않을까.
이것은 게임의 형태를 하고 있지만 이미 게임을 소재로 한 진짜 판타지다. 올마스터와 마찬가지로.
1, 2권 모두 재미있게 읽었다. 3권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