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적자 1
임준욱 지음 / 청어람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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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재미있었다. 한국 현대를 배경으로 한 무협이자 한국판 테이큰이라고 할 수 있는 내용이다. 초반의 깨지기 전의 일상을 꽤 길게 그려내기 전에 그 부분은 나른한 감이 있지만 거길 벗어나서 복수행으로 들어가면 순식간에 빨려들어갔다. 1권 중반 이후, 그리고 2권까지는 정말로 훌륭하다. 특히 현대 무협, 그리고 유대계와 관련된 음모이론에 초능력까지 여러 성인 극화물 등에서 찾아볼 수 있는 설정을 잘 버무리면서 중후함과 깊이를 더해서 굉장히 멋들어진 이야기로 꾸며놓았다. 특히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나 도시정벌 등의 성인 극화물을 좋아하는 아저씨들이라면 환장할 수준 아닐까. 이런 계통의 이야기는 이전에는 꽤 많았다가, 지금은 쓰는 사람이 이원호 정도밖에 남지 않은 것으로 안다. 극화물 만화에 관심이 별로 없다면 10대, 20대 독자에게는 굉장히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올 것 같다.

내 경우 재미있게 보았지만 배경 부분에서 신선함은 느끼지 못했다. 무게와 깊이가 있을지언정, 500년 전의 강호인이 환생했다거나 중국의 비밀조직들이 무공을 사용한다거나 유대계의 거두가 세계를 암암리에 지배하며 초능력 부대를 양성해놓고 있다거나 하는 것은 딱히 신선할 수는 없는 소재다. 하지만 나 자신도 굉장히 재미있어하는 소재인 것만은 분명하다.

아쉬운 것은 역시 3권이다. 개인적으로 이야기가 너무 많이 확장되었다고 느꼈다. 지극히 개인적인 복수행으로 시작되었던 이야기에 너무 많은 것을 끌어들였다. 게다가 복수행에 감정이입할 수 있는 종착점이 너무 일찍 왔다. 명천과의 이야기도, 세이건 가와의 이야기도 솔직히 말하자면 사족이다. 3권은 읽으면 읽을수록 집중력이 떨어지더니, 나중에 서문완연의 정체가 실은 서문연강이었다는 말이 나올 때는 너무 지리멸렬한 느낌에 실소가 나오고 말았다. 이것은 정말 용두사미다. 좀 더 이야기를 타이트하게 줄이고 이번에는 그것으로 끝내는 것이 좋았을 것이다. 환생자 이야기는 처음부터 빼버리고 다른 배경을 만들었어도 좋았을 듯 싶다.

그래도 무척 즐거운 만족감을 주는 작품이었고, 후속작이 나온다면 역시 구매할 것이다. 임준욱 선생의 다음 작품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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