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라 1
류승현 지음 / 청어람 / 2009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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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물건 하나 나왔다 싶다. 만날 똑같이 무협의 무공을 그대로 옮겨서 어설프게 용어만 바꿔놓은 것 같은 소드 마스터(솔직히 소드 마스터는 상관없는데 소드 익스퍼트 상급이나 소드 오너 중급이니 하는 소리나 좀 집어치워줬으면 좋겠다)와 별 의미도 없이 유희하는 드래곤 등의, 독자적이기는커녕 최소한의 재해석과 거기서 묻어나는 개성조차 보이지 않는 판타지에 질린 사람들이라면 필견. 이 작품은 마법이 그대로 존재하는 상태로 20세기 중반 수준까지 문명이 발달한 세계를 무대로 하고 있다. 소총을 들고 돌격하는 병사들과 다함께 모여서 파이어볼을 쏘는 마법사들이 함께 하는 전장의 분위기는 대단히 매력적이다.

또한 어딘가 파이브 스타 스토리즈가 생각나기도 하는 기사와 기병의 설정도 매력적이다. 태생적인 강함을 가진 자들과, 그렇게 태어나지 못해서 절망하고 집념으로 그것을 뛰어넘고자 하는 주인공, 그리고 그 앞에 펼쳐지는 어딘가 오싹해지는 맛이 있는 그로테스크한 이야기들.

그러한 매력적인 세계와 설정들을 막힘없이 줄줄 읽히는 필력으로 잘 버무려놓았다. 앞으로의 전개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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