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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가 좋아하는 날씨는? ㅣ 웅진 지식그림책 15
메리언 데인 바우어 지음, 홍연미 옮김, 데니스 도노휴 그림 / 웅진주니어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지식그림책이라는 주제로 출간된 그림책이지만 멋진 자연동화라고 하는 게 더 제격인 책이다. 동물과 날씨를 주제로 지식을 얻기 위함 보다는 예쁜 콜라주 그림과 시적인 글을 읽다보면 자연스레 동물들의 생태를 알 수 있게 되는 재미있는 책이다. 본문에서 좀 부족하다 싶은 지식들은 본문 뒤에 ‘날씨와 동물의 생활’이라고 따로 묶어두어서 아주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다. 지식그림책이라 해서 가르치려는 자세로 사실들을 나열하는 책들은 재미가 없어서 그 절반도 머릿속에 남아있지 않는다. 동물들이 좋아하는 날씨 이야기를 하면서 동물들의 습성을 자연스레 기억하게 될 것이다. 좀 더 체계적이고 깊이 있는 지식그림책을 접하기 전의 유아들에게 적당한 책이다.
밖에서 놀다가 후두둑 쏟아지는 비를 피해 집으로 들어와서 아쉬운 마음이 가득한듯한 소년의 모습이 보인다. 떨어지는 빗방울을 내다보고 있는데 밖에서 한바탕 놀다 들어온 발은 이미 더러워져 바닥에 발자국이 걸음마다 찍혀있다. 그렇게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상상의 나래를 펴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축축하고 연못물이 찰랑찰랑 거리는 환경을 좋아하는 개구리는 비가 오는 날씨를 좋아하고, 개구리처럼 작은 동물을 잡아먹는 족제비는 먹이를 잡기 위해 위장이 필요할 테니 안개가 자욱한 날씨를 좋아한다. 고양이는 햇살이 따사로운 날씨를, 파리는 음식이 상할 정도로 푹푹 찌는 한여름 날씨를, 매는 회오리바람이 부는 날씨를, 기러기는 서리가 내리기 시작하는 날씨를, 북극곰은 흰 눈이 펄펄 내리는 날씨를... 이렇게 동물들의 생태와 관련된 날씨들을 예로 들어서 자연스럽게 동물들의 습성을 익히게 한다. 5세 이전의 유아들에게 이 책은 10가지 동물들에 대한 10권의 자연관찰 책보다 아마 더 오래도록 기억할 것 같다.
작가 소개글을 보니 그림작가인 도로시 도노휴는 입체감을 살린 종이 콜라주 기법이 특기라고 한다. 족제비의 털이나 아기 울새나 새둥지에 표현된 콜라주는 역시 특기라 할 만큼 사실적이고 입체감이 느껴진다. 글은 너무 예뻐서 동시라고 해도 될 것 같다. 잠깐 옮겨보자면...
그럼, 나는 어떤 날씨를 좋아할까?
내가 좋아하는 날씨는 이 모든 날씨야.
해님이 질 땐 붉은 햇살을 내 방으로 초대하고,
안개가 자욱할 땐 살글살금 까치발로 걸어야지.
힘센 바람으론 하루를 맑게 씻어 낼 테야.
비 갠 뒤 축축한 흙바닥에 철벅철벅 콩콩 발자국을 찍고,
나뭇잎은 훨훨 날려 집으로 보내 줘야지.
햇볕 아래서도, 눈 속에서도, 나는 신나게 뛰어놀 거야.
우르릉 쾅, 천둥 번개가 치면 어떡할까?
엄마 품에 안겨 후드득 떨어지는 빗방울을 하나 둘 세어 봐야지!
그러다 해님이 서쪽 하늘로 뉘엿뉘엿 넘어가면 달콤한 꿈나라로 여행 갈 거야.
‘아이빛 지식그림책’ 시리즈가 계속 출간되고 있는데 몇 권 골라서 읽어보니 수준의 편차가 큰 편이다. 4세 전후의 유아들에게 적합한 책부터 초등학교 저학년 수준의 책들까지 다양하게 나오고 있으니 아이의 연령대에 맞는 책을 골라서 읽는다면 아주 유용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