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너도 피터 레이놀즈 시리즈 2
앨리슨 맥기 지음, 김경연 옮김, 피터 레이놀즈 그림 / 문학동네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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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엄마에게 바치는 헌시(獻詩)

주말 아침에 고대하던 책을 받았다.

택배로 오는 책은 모두 자기 것이라 생각하는 아들 녀석의 1차 검열이 끝나고

아들의 재차 검열을 우려해 우선 후다닥 읽어가는데

순간...목구멍이 뻐근해짐을 느꼈다.

이 세상 누군가의 딸로 태어나 지금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라면

누구나 느꼈을 감동이랄까...

의미없이 후다닥 읽어버리면 채 5분도 걸리지 않을 책이지만

밀려오는 회한과 벅차오르는 감동과 뭔가 알듯말듯한 슬픔과 미리 닥친 허전함...

이런 복잡한 감정들로 잠시 멍해있었다.


글을 쓴 앨리슨 맥기가 “나의 뼛속으로부터 우러난 글”이라고 했던가...

엄마라는 이름으로 써내려간 시가 피터 레이놀즈의 천진난만한 그림과

환상조합을 이룬 너무나 가슴 따뜻한 책이다.




‘어느 날 네 손가락을 세어 보던 날 그만 손가락 하나하나에 입맞추고 말았단다.’

세상에 나와 이제 20개월을 넘긴 내 아들...

하루 중 단1분도 사랑스럽지 않은 순간이 없고 어디 한군데 미운 모습이 없는 아이!!

부모에게 자식은 그런 존재인걸 조금씩 알아가는 중이다. 새삼 사랑한다며 꼭 안아주었다.

 

‘이따금 난 지켜본단다. 네가 잠자는 모습을 꿈을 꾸는 모습을 그리고 나도 꿈을 꾼단다’

아이가 잠든 모습을 지키는 마음은 끝나지 않을 행복의 느낌이다.

유독 칭얼대는 날에는 얼굴에 불안이 없는지 신경써서 살피게 되고...

아이가 좀더 자라게 되면 마음에 불안이 없는지 살피게 되는 게 부모 마음이다.




‘언젠가는 슬픔에 겨워 고개를 떨구고 앉아 있는 날도 있을거야’

아빠가 일찍 돌아가신 탓에 힘들 때면 그리워만 했던 나를 생각하며

늦은 결혼 늦은 출산 탓에 내 아들의 절망의 순간에 옆자리를 지켜줄 시간이

내게 충분할지...미리 슬퍼지는 대목이었다.

 

이렇게...한줄 한줄 내 아들의 엄마로 읽기 시작했다가

어느새 난 우리엄마의 딸로 책장을 덮었다.

 

‘언젠가 너도’...

유아서라지만 이 책의 진정한 주인은 세상 모든 엄마이다.


아들 녀석이 아직은 너무 어린 탓에

이 책의 여백으로 흐르는 넓고 깊은 마음을 읽어내지는 못하지만

언젠가 그 의미를 깨닫게 될 때 엄마를 어떤 모습으로 기억해 줄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동시에 무한한 책임감과 언제까지나 함께 하지못할 게 너무나도 뻔한 아들의 먼 미래가

자신감 넘치고 당당하고 감성이 풍부하고 사랑이 넘치는 모습이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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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11-10-05 0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읽는 어머니를 둔 님의 아드님은 무척 행복한 아이라고 생각됩니다. 제가 책을 좋아하게된 것도 순전히 다 부모님 덕이거든요. 넉넉하지 않았던 살림에도 책은 무조건 사주셨던...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