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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그레 탐험대 인 서울 빙그레 탐험대 1
정명섭 지음, 불키드 그림 / 킨더랜드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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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너무 익숙해서 오히려 잘 모르는 도시다.



광화문을 지나고, 경복궁 앞을 서성이며, 한양도성의 돌담을 바라보면서도 그 공간이 품고 있는 시간과 이야기를 깊이 떠올려 본 적은 많지 않았다. 더구나 누군가 “이 건물이 왜 여기 있을까?”라고 물을 때면, 아는 듯하지만 막상 설명은 쉽지 않아 답답했던 순간도 떠오른다. 이 책은 바로 그 빈틈에서 출발한다.



<빙그레 탐험대 in 서울>은 역사적 공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탐험 동화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빙그레’의 실종이라는 미스터리한 서사로 문을 열고, 다섯 아이가 서울 곳곳을 누비며 ‘빙그레 코드’를 추적해 나간다. 경복궁, 종묘, 한양도성 같은 장소가 이야기의 핵심 무대가 된다는 점에서 이 책은 독자를 자연스레 서울의 시간 속으로 끌어들인다.



이야기를 이끄는 아이들의 조합도 매력적이다. 호기심 많고 유쾌한 해지, 운동신경이 좋은 모성, 분석이 강한 종이, 조용하지만 자기 생각이 뚜렷한 지영, 그리고 풍부한 역사 지식을 가진 이나까지. 각자의 개성이 서사를 흩뜨리지 않으면서도 서로의 빈틈을 채워 주고, 모험은 ‘누가 해결하느냐’보다 ‘어떻게 함께 움직이느냐’를 보여주는 과정이 된다.



읽으며 흥미로웠던 점은, 이 책이 역사를 설명으로 밀어붙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경복궁의 현판 한 글자를 단서 삼아 조선의 제도와 역할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해치상을 발견하는 장면에서는 상징과 오늘의 의미가 부드럽게 연결된다. 지식을 주입하는 방식이 아니라, 스스로 찾아가도록 만드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아이 독자뿐 아니라 어른 독자에게도 지적 즐거움을 준다.



QR코드와 현장 가이드는 책의 경험을 한 번 더 확장시킨다. 이는 책을 덮은 이후에도 탐험이 계속된다는 느낌을 만든다. 작가의 목소리로 문화유산을 들을 수 있다는 구성은, 읽기와 체험 사이의 경계를 자연스럽게 허물어 준다. ‘책을 읽고 나서 직접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책’이란 말이 딱 맞는다.



개인적으로 이 책이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유효하다고 느꼈다. 아이에게 설명해 주기 위해 다시 읽다 보면, 정작 내가 모르고 지나쳤던 역사적 맥락들이 다시 선명해진다. 서울이라는 공간이 단순한 생활 반경을 넘어, 수백 년의 선택과 흔적이 켜켜이 쌓인 결과라는 사실도 새삼 느껴지게 된다.



<빙그레 탐험대 in 서울>은 역사에 흥미를 붙이고 싶은 아이에게 좋은 첫 문이 되어줄 것이다. 서울을 새롭게 걷고 싶은 부모, 살아 있는 역사 수업의 소재를 찾는 교사에게도 의미 있는 책이다. 재미있게 읽다 보면 어느새 역사를 이해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는 점이 이 책의 힘이다.



서울이 조금 다르게 보이기 시작한다면, 그걸로 이 책의 역할은 충분하다. 이야기를 따라 걷다 보면, 익숙한 도시가 낯설게 열리는 순간을 만나게 될 것이다.



아, 참고로 이 책은 아이들을 위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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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리터러시 - 손안의 감옥에서 자유하기
김영한 지음 / 샘솟는기쁨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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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을쯤이었던 것 같다.

‘리터러시’라는 단어를 처음 제대로 마주한 때가. 스마트폰 사용이 늘어났다는 이야기나 숏폼 콘텐츠가 문제라는 지적은 이미 익숙한 말이 되어 있었지만, 그 현상을 붙잡아 설명해 줄 언어는 충분하지 않다고 느끼던 시기였다. 문제는 분명한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막막한 상태에 가까웠다.



옥스퍼드 사전에 따르면, 리터러시(literacy)의 원뜻은 ‘읽고 쓸 수 있는 능력’이다. 한국어로는 문해력이나 독해력, 이해력 정도로 옮길 수 있겠다. 그러나 이 단어는 시간이 흐르며 의미가 확장되었다. 이제 리터러시는 글자를 해독하는 능력을 넘어, 정보를 이해하고 해석하며 맥락 속에서 판단하는 힘을 가리킨다. 무엇을 받아들이고, 무엇을 걸러낼지 분별하는 능력에 더 가까운 말이 되었다.



요즘 리터러시라는 말이 자주 쓰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디어 리터러시, 디지털 리터러시 같은 표현들은 급격히 바뀐 매체 환경 속에서 새롭게 요구되는 사고의 태도를 가리킨다. 이는 ‘얼마나 많이 아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받아들이고 반응하느냐’에 관한 질문이다. 그래서 이 단어는 유행어라기보다,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던져진 하나의 문제의식처럼 느껴진다.



그 무렵, 담임 목사님이 <스마트폰 리터러시>를 출간하셨고, 책을 선물받았다. 개인적으로 이 책은 지금 가장 시급하게 다뤄져야 할 사회적 주제를 정면에서 다룬 기록에 가까웠다. 실제로 책은 뇌과학, 심리학, 사회적 맥락을 중심으로 스마트폰 과몰입의 구조를 짚어 나간다. 이미 고민하고 있던 문제였기에 이질감은 거의 없었고, 오히려 흩어져 있던 생각들이 하나의 틀로 정리되는 느낌을 받았다.



이 책이 인상적인 이유는 스마트폰 문제를 도덕이나 개인의 의지 문제로 단순화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저자는 스마트폰 과몰입을 ‘행위 중독’의 한 형태로 설명하며, 도파민 보상회로의 작동, 감정 조절력의 약화, 관계의 단절 같은 변화들을 차분히 연결해 간다. 하루 6시간 이상의 사용을 과몰입 경계선으로 제시하는 대목에서는, 이 문제가 특정 연령대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는 사실이 분명해진다. 이미 청소년을 넘어 청년과 중장년층까지, 온라인 환경에 깊이 잠겨 있는 시대다.



책을 읽으며 자연스레 최근의 변화들이 떠올랐다. 영상 콘텐츠는 길이보다 속도를 중심으로 재편되었고, 생각할 틈 없이 결론부터 던지는 숏폼이 일상이 되었다. 그 과정에서 문해력과 집중력, 사고의 깊이가 함께 얕아지고 있다는 지적도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알고리즘을 통해 강화되는 확증편향, 분노와 혐오를 자극하는 콘텐츠의 반복 노출은 감정 소모를 키우고, 현실의 관계를 예민하게 만든다. 이 책은 이러한 현상들을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지 않고, 구조와 환경, 그리고 그 안에서 반응하는 인간의 특성을 함께 바라본다.



특히 눈길이 갔던 부분은 ‘디지털 프리존’에 대한 제안이었다. 스마트폰을 무작정 멀리하자는 처방이 아니라, 사용의 환경과 기준을 다시 세우자는 접근이다. 자칫 뻔하게 들릴 수 있는 이야기지만, 이 책은 그 안을 성급하게 건너뛰지 않는다. 예방의 핵심을 ‘금지’가 아니라 ‘이해’에 두고, 중독의 원리를 아는 일과 환경적 개입이 함께 가야 함을 차분히 풀어낸다.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언제, 어떤 기준으로 제공할 것인지, 사용 이후에는 어떤 대화와 피드백이 이어져야 하는지, 나아가 아이의 감정과 욕구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까지 세밀하게 짚는다. 그래서 이 제안은 원론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삶의 장면으로 옮겨질 수 있는 이야기처럼 다가온다.



이 책이 끝내 희망을 놓지 않는 이유는 회복 가능성을 분명히 말하기 때문이다. 도파민에 길들여진 뇌도 회복될 수 있고, 관계 역시 다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혼자서 버텨내는 방식이 아니라, 부모와 교사, 공동체가 함께 기준을 세우고 언어를 만들어 가는 길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실천적이다.



스마트폰은 사라지지 않는다. 멀리할 수도 없다. 결국 남는 질문은 하나다. 우리는 이 도구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 이 책은 그 질문 앞에서 생각할 수 있는 틀과 언어를 제공한다. 무엇을 선택해야 한다고 단정하지 않고, 스스로 돌아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준다.



스마트폰 문제로 막연한 불안을 느끼는 부모에게, 교실과 가정에서 방향을 고민하는 교사에게, 디지털 환경 속에서 자신의 사고와 감정을 지키고 싶은 청년과 어른에게 이 책을 권한다. 기술을 넘어, 다시 사람의 자리로 돌아가기 위한 첫 질문이 필요하다면, 이 책은 충분히 좋은 출발점이 되어줄 것이다.


#스마트폰리터러시 #김영한 #샘솟는기쁨

#디지털리터러시 #미디어리터러시

#디지털프리존 #자녀교육 #부모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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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쫌 아는 10대 - 정당으로 읽는 정치, 우리가 만드는 살아 있는 민주주의 사회 쫌 아는 십대 21
오준호 지음, 이혜원 그림 / 풀빛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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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보다 보면 정당들의 모습에 실망하기도 하고,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모습 앞에선 충격을 받기도 한다. 무엇보다 왜 비슷한 일이 반복되는지 명확히 이해되지 않은 채, 정치로부터 한 발 물러선 적도 있었다. 관심을 두면 생각할 것이 많아지고, 그만큼 마음도 분주해질 것 같아 거리를 둔 순간들도 있었고 말이다.



그런데 과연 정치가 우리에게 그렇게 멀기만 한 일일까. 책에 등장하듯 ‘학교 교실의 에어컨 온도, 급식의 기준, 재난 상황에서의 지원’ 같은 예시를 따라가다 보면, 이미 우리는 정치의 결과 위에서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다만 그것을 정치라고 부르지 않았을 뿐이다. 이 책은 바로 그 지점부터 시작한다. 정치는 누군가의 전유물이 아니라, 우리가 어떤 규칙 속에서 살아갈지를 함께 정하는 일이라고 말이다.



<정치 쫌 아는 10대>는 제목 그대로, 10대를 위해 쓰인 정치 입문서다. 출간된 지 이제 2주 남짓 된, 말 그대로 지금의 책이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최근의 사회적 상황와 현 정서를 곳곳에서 자연스럽게 반영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특히 정당 정치의 문제를 피하지 않고, 그 구조와 역할을 차분히 짚어 간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서평단을 신청하며 기대했던 지점도 여기에 닿아 있다. 어렵고 멀게 느껴지기 쉬운 ‘정치’를 청소년의 눈높이에서 핵심을 분명하게 짚어 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동시에 가볍지 않으면서, 정치의 기본 구조를 정리하고 싶은 어른에게도 도움이 되리라는 기대도 있었다.



책은 정치라는 큰 틀에서 출발해 ‘정당’이라는 주제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 정치란 무엇인가

- 정치 참여란 무엇인가

- 정당은 무엇인가

- 여당과 야당은 어떻게 다른가

- 정당은 왜 등장했는가

- 지금 정당은 어떤 문제를 겪고 있는가

- 그래서 청소년은 어떻게 정치 참여의 주체가 되는가


그렇게 생활의 언어로 풀어간다. 특히 생일 파티나 학교 동아리 같은 비유를 통해, 정당이라는 개념은 추상적인 설명을 벗어나 일상의 장면으로 다가오게 만든다. 덕분에 정당을 둘러싼 논쟁 역시 감정이 아니라 구조의 문제로 바라보게 한다.



읽다 보니 정치에 대한 불편함과 냉소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도 조금은 선명해졌다. 그동안의 비판 가운데에는, 충분히 알지 못한 채 쌓인 감정도 적지 않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왜 정당은 늘 다투는 것처럼 보이는지, 왜 정치에는 갈등이 사라지지 않는지. 본서는 그 이유를 역사와 제도의 흐름 속에서,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맥락을 차분히 짚어 나간다. 그러다 보니 정치에 대한 이해가 자연스럽게 개인의 사유로 이어진다.



청소년을 위한 책이지만, 정치와 정당을 몇 분 안에 설명하기 어려운 어른에게도 이 책은 충분히 열려 있다. 좌파와 우파, 여당과 야당처럼 익숙하지만 흐릿해진 개념들이 다시 정리되고, 왜 그런 구분이 생겨났는지를 되묻게 된다. 그 과정을 지나며 뉴스를 바라보는 시선에도 미세한 변화가 생긴다. 감정이 앞서기보다, 한 번 더 구조를 떠올리게 된다. 물론 그렇게 해도 답답하거나 화가 나는 지점은 여전히 남는다. 다만 그 감정의 결은 조금 달라진다.



개인적으로는 정치 이야기가 늘 부담스럽게 느껴졌던 이유를 돌아보게 되었다. 아마도 그건 정치 자체를 이해할 언어와 틀이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책은 그 틀을 조심스럽게 건넨다. 무엇을 믿으라는 게 아니라 어떻게 생각해 볼 수 있는지를 보여 준다는 점에서 인상 깊다. 그리고 그 판단은 온전히 독자의 몫으로 남겨 둔다.



정치가 어렵고 멀게 느껴지는 청소년에게, 뉴스를 볼 때마다 맥락을 놓쳐버렸던 어른에게, 자녀에게 정치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고민하는 부모에게, 비판은 하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생각해야 할지 막막했던 사람에게 이 책을 권한다.



지금 정치가 당신에게는 어떻게 다가오는가. 피할 수 없는 그 영역 앞에서, 우리는 어떤 질문을 던지고 어떤 판단을 내리고 있는가. 이 책은 바로 지금, 그 질문을 다시 시작해 보자고 조용히 손을 내민다.



#정치쫌아는10대 #오준호 #풀빛출판사

#사회쫌아는십대 #청소년정치

#청소년추천도서 #부모추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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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태신앙 다시 시작하기 - 내 신앙의 진단 키트
차성진 지음 / 규장(규장문화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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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이라는 말을 얼마나 익숙하게 써왔던가.

그러면서도 정작 ‘내가 믿는다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정면으로 붙잡아 본 기억은 많지 않다. 믿음을 점검해보는 일은 늘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도, ‘믿음의 기준’이라는 말 앞에서 순간 생각이 멈춰 버렸다. 모태신앙, 다시 시작하기. 오래 있었지만 정확히 알지 못한 자리, 오래 들었지만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말들. 이 책은 그 무심함을 조용히 흔들어 깨우는 책처럼 내게 다가왔다.



책은 먼저 믿음의 기준부터 다시 묻는다.

내가 생각해온 기준이 아니라, 하나님이 인정하시는 믿음이 무엇인지 되묻는다. 이 질문이 던져지는 순간, 어딘가 굳건하다고 여겼던 기초가 살짝 흔들리는 듯한 느낌이 든다. 믿음을 감정이나 습관처럼 여겼던 시절, 교회라는 공간의 익숙함이 곧 신앙이라고 착각했던 시절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이 책은 그런 착각의 층을 한 겹씩 벗겨내며, 믿음이 '무엇'이 아닌지 짚어가고, 결국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읽다 보면 유난히 페이지가 넘어가지 않는 부분들이 있다.

구원을 알고 있다고 해서 믿는 것은 아니라는 말, 오랜 시간을 교회 안에서 보냈다 하더라도 마음이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면 아직 출발선에 서 있을 수 있다는 말. 그 문장들 사이를 지나가다가 책을 덮고 나를 진단해 본다. 그러면서 구원을 이해하는 일이 단순한 지식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확인하게 된다. 아는 것과 믿는 것 사이에는 분명한 경계가 있었고, 나는 그 경계를 온전히 지나왔다고 쉽게 말할 수 없었다.



책의 구조 역시 흥미롭다.

잘못된 기준들을 드러내는 데서 멈추지 않고, 지금 내 상태를 어떻게 점검할 수 있을지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한다. 무관심한 상태라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무지의 자리라면 어디에서부터 배워야 하는지, 마음 깊은 곳에 불신이 자리한다면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하는지 차근히 짚어준다. 신앙의 흔들림을 추상적인 ‘위기’로만 말하지 않고, 실제로 걸어 나갈 수 있는 경로를 보여주는 방식이다. 마치 오래 방치해 둔 방을 조금씩 정리하듯, 믿음을 다시 세우는 과정을 따라가게 한다.



‘추천의 글’을 보면 이 책의 성격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유명 인사들의 찬사 대신, 중학생부터 청년, 교사, 리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성도의 짧은 고백들이 첫 장을 채우고 있다. 책의 가치를 말해주는 목소리를 화려한 권위가 아니라 실제 신앙의 자리를 고민하는 이들의 언어에서 시작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또한, QR 코드를 통해 독자의 감상을 받고, 좋은 글은 개정판에 실을 수 있다는 안내는 이 책이 하나의 완성된 선언문이라기보다, 계속 이어지는 대화로 열려 있다는 인상을 더욱 강하게 남긴다.



책을 덮고 나니 ‘다시 시작한다’는 말이 무겁게 느껴진다.

믿음을 오래 가졌다고 여기는 사람에게도, 아직 출발하지 못했다고 느끼는 사람에게도 이 책은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익숙함 아래 숨겨져 있던 빈틈을 정직하게 드러내고, 그 자리에 새로운 기초를 놓도록 조용히 등을 떠민다. 무엇보다 신앙이란 결국 한 번의 결심이 아니라, ‘겸손하게 다시 돌아오는 것’에서 언제든 새로 시작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게 한다.



믿음이 흐려진 듯 느껴지는 사람, 신앙의 중심을 다시 붙들고 싶은 사람, 오랫동안 교회 안에 있었지만 마음은 제자리에 멈춰 있다고 느끼는 이들에게 이 책을 건네고 싶다. 서둘러 읽기보다, 저자의 문장을 따라 천천히 이해하며 자신의 상태를 진단해본다면 더욱 유익할 것이다. 그렇게 걸음을 맞추다 보면, 저자가 반복해서 들려주는 한 문장이 조용히 가슴에 내려앉는다.


“기본부터 다시 시작하자.”



#모태신앙다시시작하기 #모태신앙 #차성진 #규장

#믿음점검 #구원 #회심 #기독도서추천 #믿음의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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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無 교회가 온다 - 십자가 없는 MZ교회의 등장
황인권 지음 / ikp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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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6월이었던 것 같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표지 하나로 논쟁을 불러일으켰던 책이 있었다. 제목도 파격적이었고, 표지도 강렬했다. <5無 교회가 온다>. 표지만 보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었고, 기대감을 품고 책을 펼친 이들도 있었다. 나 역시 뒤늦게야 이 책을 읽었는데, 책이 던지는 물음은 여전히 유효했다.

"교회는 왜 다음 세대를 잃어가고 있는가? "



교회가 문턱이 되고 있는 시대

저자는 10년 이상 미국과 유럽의 성장하는 교회들을 연구하며, 한 가지 흥미로운 공통점을 발견한다. 그것은 전통적인 교회 구조에서 벗어난, 이른바 “5無 교회”의 등장이다. 로고에 십자가가 없고, 새벽예배가 없으며, 정형화된 성경공부와 구역모임, 장로직이 없는 교회들. 이 다섯 가지 부재는 단순한 해체가 아니라, 복음의 본질을 보존한 채 형식과 구조를 재해석하려는 시도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런 변화는 시대적 배경과 맞물린다. MZ세대와 그 이후 세대는 전통적 권위와 구조보다, 취향과 감성, 라이프스타일을 중시한다. 교회가 여전히 20세기 방식에 머물러 있다면, 청년들에게는 문턱일 수밖에 없다. 책은 “교회가 그들이 있는 곳으로 가야 한다”고 말하며, 디자인 감각, 공간 경험, 공동체 방식 등 다양한 요소를 재구성할 필요성을 강조한다.



변화인가, 본질의 희석인가

물론 이 책은 교회의 정체성과 복음의 본질에 대한 치열한 질문을 유도한다. 하지만 동시에, 몇 가지 논쟁 지점도 분명하다. ‘5無’라는 제안은 강력하지만, 때로는 성경적 교회론과 충분히 연결되지 못한 채 표현 방식 중심으로 머물러 있다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예컨대 ‘장로직의 부재’가 단순히 구조의 문제인지, 아니면 초대교회 전통에서 비롯된 본질적 요소인지를 놓고는 충분한 신학적 논의가 더 필요해 보인다. 변화가 ‘본질을 흐리는 방향’이 되어서는 안 되고, 복음을 더 또렷하게 드러내는 통로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을 버릴 것인가보다, '왜' 버리는가

책을 읽으며 많이 떠올랐던 질문은 이것이다. “무엇을 버릴 것인가?”가 아니라, “왜 버려야 하는가?”, 그리고 “무엇으로 대체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이다. 단순히 ‘없앤다’는 방식은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다. 중요한 건, 청년과 다음 세대가 교회에 남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어떻게 그들이 교회를 경험하도록 도울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재사유다.

책의 제안은 실험적이지만, 충분히 자극적이고, 목회자와 리더들에게 문제의식을 던지기에 적절하다. 단, 이를 수용할 때는 보다 신학적으로 균형 잡힌 시선과 공동체적 분별이 함께해야 할 것이다.



교회는 멈추지 않고, 계속 물어야 한다

<5無 교회가 온다>는 새로운 트렌드를 소개하는 책이라기보다, 오히려 교회가 반복해서 던져야 할 질문을 환기해준다. 복음의 본질은 지켜내되, 그것을 전하는 방식은 시대에 맞게 새로워질 수 있는가? 다음 세대를 품기 위한 교회의 공간과 구조, 언어와 문화는 어떻게 조정되어야 하는가?

그렇기에 이 책은 명확한 정답보다는 깊은 물음을 던진다. 그런 의미에서, 변화의 길목에서 서성이는 많은 교회와 리더들이 한 번은 읽어볼 만한 책이다. 그리고 그 물음 앞에서, 우리도 다시 고민해야 한다. 지금 우리가 붙잡고 있는 것이 ‘복음’인지, 아니면 그저 익숙한 형식인지를.



#5無교회가온다 #황인권 #ikp

#교회트렌드 #다음세대교회 #청년이떠나는이유

#교회변화 #트렌드교회 #교회리더십 #복음

#5無교회 #5무교회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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