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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적 성경읽기
안건상 지음 / 생명의말씀사 / 2020년 3월
평점 :
안건상, <선교적 성경읽기> (생명의말씀사, 2020)
성경을 읽다 보면 익숙한 본문은 익숙한 대로, 어려운 본문은 어려운 대로 지나갈 때가 있다. 말씀을 읽고 묵상한다고는 하지만, 그것이 결국 내 삶을 어디로 이끌어야 하는지 흐릿해질 때도 있다. 많이 안다고 해서 곧바로 바르게 읽는 것은 아니고, 오래 읽었다고 해서 저절로 삶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때로는 성경을 얼마나 읽었는가보다, 어떤 시선으로 읽고 있는가를 다시 묻게 된다.
<선교적 성경읽기>는 성경을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님의 선교라는 큰 흐름 안에서 읽도록 이끈다. 창조에서 시작해 새 창조에 이르기까지, 성경 전체를 하나의 이야기로 보게 하며, 그 이야기 안에 지금 우리의 삶도 놓이게 한다. 성경은 지금도 계속되는 하나님의 이야기이며, 우리는 그 이야기 바깥의 구경꾼이 아니라 그 안에 부름받은 사람들임을 거듭 일깨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선교는 몇몇 사람의 특별한 사역으로 좁혀지지 않는다. 선교의 주체는 하나님이시고, 성도는 각자의 자리에서 그 선교에 참여하는 사람들로 그려진다. 그러니 선교적 성경 읽기란 어떤 전문적인 해석법을 익히는 일이 아니라, 말씀을 통해 내가 속한 자리와 삶의 방향을 다시 분별하는 일에 가깝다. 읽기의 목적 역시 숨은 뜻을 찾아내는 데 머물지 않는다. 형성과 변화, 그리고 삶의 실천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저자의 강조가 책 전반에 흐른다.
그래서 성경을 읽는다는 것은 결국 하나님의 백성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배우는 일이 된다. 즉 하나님이 세상 가운데 하시는 일을 따라 나의 자리도 새롭게 보게 되고, 말씀은 삶의 방향을 다시 세우는 기준이 되는 것이다.
말씀 읽기의 책임을 목회자나 학자 뿐 아니라 성도에게도 요구하는 건 다소 반가운 지점이다. 성도는 누구나 자기 삶의 자리에서 말씀을 읽고, 그 의미를 찾고, 순종의 방식으로 응답하며 살아간다. 평범한 성도들이 삶의 현장에서 맞부딪히는 질문을 가지고 성경을 읽고 답을 찾아가는 일, 그 자체가 이미 중요하고도 진지한 읽기라는 뜻이다. 이 대목은 성경 해석을 너무 멀리 두고 있던 이들에게도 적지 않은 용기를 준다.
읽다 보면 자연히 교회에 대한 생각도 다시 하게 된다. 교회는 선교를 후원하는 기관이기 전에, 존재 자체로 하나님의 선교 안에 있는 공동체다. 그렇기에 성도의 일상도, 교회의 사역도, 세상을 향한 태도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예배와 전도만이 아니라 거룩, 환대, 중보, 제자도, 사회적 책임까지 모두 하나님의 영광과 연결된 삶의 자리로 보게 만든다. 결국 이 책은 ‘매일의 삶에서 매일의 선교를 살아낸다’는 말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생각하게 한다. 교회가 세상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서야 하는지, 그리고 성도 한 사람의 경건이 어떻게 공동체와 사회를 향한 책임으로 이어져야 하는지까지 시야를 넓혀 준다.
그래서 이 책은 성경을 부분적으로는 익숙하게 알지만, 전체의 흐름 안에서 다시 읽어 보고 싶은 사람에게 좋은 책이 되어줄 것이다. 말씀을 전하는 목회자에게도, 신학생에게도, 그리고 성경 읽기가 삶과 사역으로 어떻게 이어져야 하는지 고민하는 평신도에게도 유익하리라. 성경을 읽고 나서 결국 내 삶이 어디를 향해야 하는지를 다시 묻게 만든다는 점에서 말이다.